내설악의 이른 아침
산행 구간
미시령~황철봉~마등령~신선대~대청봉~한계령
산행 일자
2016년 05월 28일~29일 [토.일]
산행 형식
개인차량 / 대피소 1박 / 1박2일
산행 인원
13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24km [첫째날:15km/둘째날:9.5km]
산행 시간
03시 50분 ~ 19시 20분 [15시간 30분]
09시 00분 ~ 14시 30분 [05시간 30분]
구간 기록
첫째날 [약 15km - 15시간 30분]
03시 50분 : 미시령 출발 (~1.7km)
04시 40분 : 울산바위 갈림길 도착 (~1.3km)
05시 50분 : 황철북봉 도착 (~1.3km)
06시 30분 : 황철봉 도착 [휴식]
06시 50분 : 황철봉 출발 (~1.1km)
07시 30분 : 저항령 도착 [휴식]
07시 50분 : 저항령 출발 (~0.6km)
08시 20분 : 걸레봉 도착 (~1.5km)
09시 10분 : 공터 도착 [아침식사]
10시 30분 : 공터 출발 (~1.0km)
11시 50분 : 마등봉 도착 (~0.5km)
12시 10분 : 마등령 도착 (~2.2km)
14시 20분 : 1275봉 도착 [휴식]
14시 50분 : 1275봉 출발 (~2.0km)
16시 40분 : 신선대 도착 [휴식]
17시 20분 : 신선대 출발 (~0.9km)
18시 00분 : 희운각 대피소 도착 [휴식]
18시 10분 : 희운각 대피소 출발 (~1.4km)
19시 00분 : 소청 3거리 도착 (~0.4km)
19시 20분 : 소청 대피소 도착 [산행종료]
둘째날 [약 9.5km - 5시간 30분]
09시 00분 : 소청 대피소 출발 (~1.0km)
09시 40분 : 중청 대피소 도착 (~0.6km)
10시 00분 : 대청봉 도착 (~0.6km)
10시 30분 : 중청 대피소 출발 (~1.0km)
11시 00분 : 끝청 도착 (~4.0km)
13시 00분 : 한계령 3거리 도착 (~2.3km)
14시 30분 : 한계령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소청 대피소 1박 산행
중청 대피소에서 대청봉 왕복(트랭글 미지참)
자세한 산행 정보는 북진 기록 참조
첫째 날 기록은 미시령~소청 대피소 구간
둘째 날 기록은 소청 대피소~한계령 구간
대피소 1박 산행이라 여유 있게 진행함
◈ 산행 사진 ◈
지난주 설악산 구간에 이어 이번 주 역시 설악산 구간에 다녀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스케쥴이 그렇게 잡혀서ㅎ 지난주는 비박산행으로 북진... 이번 주는 대피소 예약이 돼서 산악회를 통해 남진으로 갑니다. 원래는 북진으로 진행하는 산악회인데 이번 구간은 미시령 단속으로 남진으로 변경해서 갔네요. 그래서 지난주에는 북진으로 먼저 다녀오게 됐구요. 북진은 가을 단풍이 물들 무렵 가고자 계획했던 곳인데... 본의 아니게 두 번 모두 봄에 방문하게 됐네요. 그래서 산행기를 올리는 것이 우습게 됐네요ㅎ 암튼 지난주와 이번 주는 산행 성격이 다르고... 분위기도 다를 테니ㅎ
미시령(彌矢嶺/고도826m) : 설악산과 금강산의 경계지점이기도 한 미시령은 '대관령' '진부령' '한계령'등... 강원지역의 태백산맥을 넘는 주요 고개로서... 조선시대에는 연수령(延壽嶺) 혹은 미시파령(彌時坡嶺)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자의 음이 바뀌어서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지만... 옛 한자음에 의하면 '넘어가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개'라는 뜻이 아닐까 하네요ㅎ 고개의 흔적은 고려 때 처음으로 길을 냈다고 하고... 이후 길이 너무 험준해 폐쇄되었다가 조선 '성종'때 다시 길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1950년대에 군사도로 용도로 길이 넓혀졌다가 1960년대에 도로가 포장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길이 워낙 험하고 경사도가 있어서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는 도로가 자주 차단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0년에 '한계령'을 넘어가는 도로가 개통되면서 이용객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7년에는 미시령 터널이 개통되면서 지금은 '미시령 옛길'이 돼버렸네요. 고개 정상에 속초시와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어서 관광을 목적으로 한 이용객만 있을 뿐 도로의 기능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도로를 새롭게 정비를 했던데... 알고 보니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시령 정상에 자리했던 '미시령 휴게소' 건물도 폐허 상태로 한동안 방치했다가 철거하고 그 자리에 '백두대간 생태 홍보 기념관'을 새로 짓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위쪽으로 '백두대간 동물이동 통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백두대간 마지막 고개인 최북단 '진부령'부터 최남단 지리산 '성삼재'까지의 백두대간 마루금에 도로가 연결되어 절단된 곳이 아직 50여 곳이 남았다고 하는데 그곳들도 곧 '동물이동 통로'가 만들어질 계획이라고 합니다. 요즘 지리산 '정령치'고개의 이동통로가 공사 중입니다. 백두대간을 하는 산객에게는 '북설악 신선봉' 방면이나 '외설악 황철봉' 방면으로 가기 위해 최소 두 번을 들려야 하는 곳이라 익숙한 지명이기도 합니다. 물론 양쪽 모두 비법정 탐방로라서 걱정이 앞서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동물이동 통로' 만들어주면서 사람 이동통로도 만들어주면 좋으련만...ㅎ
이른 새벽 설악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고 미시령 옛 휴게소에 도착합니다. 인원은 꽤 되었는데 다행히 승합차 두대가 있어서 경비도 절약하고 기동성도 좋아졌습니다. 주차를 하고 산행 준비를 하는 동안 버스 한 대가 정차하더니 등산객들을 내려주네요. 산악회에서 단체로 백두대간 산행을 왔나 봅니다. 이른 새벽 선두에 서서 숲 길을 헤치며 걸을 때 거미줄로 고생을 한 적이 있던 터라 단단히 각오? 를 하고 왔는데... 다른 산악회에서 그 일처리를 대신해주고 갑니다. 어찌나 고맙던지ㅋ 암튼 혹시나 모를 단속에 미시령 정상석 사진은 다음으로 연기하고 서둘러 출발합니다. 미시령 표시석 옆으로 긴 철장을 넘어서고... 숲으로 올라 산행이 시작됩니다. 비탐방 구간인 미시령에서 마등봉까지의 구간 중 가장 험한 곳이 아무래도 황철봉 너덜길입니다. 이 곳을 어두운 새벽에 오르다가 사고도 많이 나는 곳이라 일부러 시간을 늦춰서 미시령에서 출발했습니다. 미시령에서 '황철북봉' 너덜길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지난주에 하산하면서 시간을 체크하고 왔기에 대략 그 시간에 맞춰서 너덜길에 도착했습니다. 너덜길 도착할 즈음 여명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짙은 해무로 일출은 보이질 않네요. 그래도 여명이 그 기대를 대신해줍니다
혹시나 모를 일출에 대비해 서둘러 올라가고...
1차 너덜바위를 통과할 즈음... 해무를 벗어난 태양은 다시 구름 속으로ㅎ 그래도 하늘의 구름으로 인해 풍경이 예사롭지가 않네요
올라서다 잠시 뒤를 돌아보면... 내년에 마지막 구간으로 가게 될 북설악 '신선봉'이 보입니다. 저는 지난해 백두대간 비박산행 남진을 시작할 때 첫 번째로 방문했던 곳입니다. 그 당시에 잊지 못할 풍경이 보였던 좋은 추억이 있는 곳이네요. 마지막으로 갈 때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기대가 됩니다
2차 너덜 구간을 다시 힘겹게 오릅니다. 너덜길을 어두운 시간에 통과할 때 알바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정확한 등로가 없어서 발이 닿는 데로 올라가다 보니 내가 어디로 가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ㅎ 저도 예전에 이 곳을 처음 왔을 때 고생했던 적이 있습니다. 결국은 너덜길을 빠져나가는 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어두운 상황에서는 그게 보이지가 않다 보니... 그래서 엉뚱한 곳으로 가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중간에 설치되어있는 '방향 유도등'이 있다는 걸 알고 따라가면 그나마 덜 헤맬 수도...ㅎ 아니면 날이 환해진 후에 통과하는 게 제일 좋겠죠. 암튼 결과적으로 보면 북봉을 올라가는 너덜길의 출구는 1차 2차 모두 직진 방향입니다. 숲으로 들어설 때 산악회 리본이 달려있으니 잘 확인하시구요
해가 언제쯤 보일래나... 자꾸 뒤돌아 보게 만드네요
드디어 구름 사이로 빠져나오려는 듯...
빛이 강해지면서 대기에 머무른 수증기가 빛에 반사되어 몽롱한 분위기도 연출해 줍니다
팀원들은 열심히 올라가고...ㅎ
가는 팀원을 붙잡고 사진 한 장...
다른 팀원도 붙잡고 한 장...
이번엔 둘이...ㅎ
구름에 갇힌 태양의 빛을 받고 있는 산의 모습과 하늘이 인상적이었던 한 장면... 그렇게 그 풍경에 잠겨 잠시 머물다가...
오늘의 첫 봉우리 '황철 북봉' 도착
그리고는 바로 앞 전망대 바위에 올라 앞으로 걸어야 할 백두대간 마루금을 바라봅니다. 정면의 '마등봉' 뒤로 '1275봉'이 보이네요
사진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요... 태양의 빛에 골에서 증발하는 수증기가 반사되어 능선을 감싸고 있는 듯한 그림 같은 모습이 보이네요. 하늘의 구름도 한몫 거들어주고 있구요. 조금 빨랐다면... 아니면 조금 늦었다면 사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장면을 운 좋게 잡아낸 것 같습니다
지척의 '황철봉'도 바라보고... 다시 출발... 숲 속을 거닐다 보면 '황철봉'을 만납니다
다시 숲 속을 거닐다가 너덜 내리막 길이 시작되는 곳에 서서 '저항령'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야 할 바로 앞의 '걸레봉'과... 저 멀리 서북능선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제 시선을 잡아두는 이 풍경은 오래 간직될 장면일 듯하네요
좌측 '저항령 계곡'에서 올라오는 수증기는 더더욱 빛을 내보이고...
우측 '수렴동 계곡'의 수증기는 시야를 흐릿하게 만드네요
시시때때로 변하는 하늘의 구름은 제 발걸음을 자주 잡아둡니다. 과학이란 존재가 없던 옛 시절에는 이런 모습을 보고 용이 하늘로 승천한다는 표현을 썼을지도 모르겠네요
잠시 너덜길을 내려서면 이내 '저항령'에 도착합니다. 저항령에 대한 주변 얘기는 '백두대간 북진' 기록 참고하시고...ㅎ
저항령에서 잠시 휴식 후 다시 출발... 바로 너덜길이 시작되고... 잠시 뒤돌아보면 조금 전 내려온 황철봉의 너덜길 상단이 보이네요
그리고 다시 두 곳에 걸쳐 너덜길을 올라가면 '걸레봉(저항봉)'에 오르게 됩니다
뒤롤 돌아볼 때마다 바뀌는 하늘의 풍경에 정신이 나가고...ㅎ
힘들게 올라오는 산우도 한번 봐주고...
오늘의 세 번째 봉우리 '걸레봉' 도착... 혹은 이 곳을 '저항봉'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 전에는 높이로 부르던 봉우리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걸레봉이라 부르기 시작되었고... 그 이름이 이상해서 최근 들어 저항봉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걸레봉이라 명칭을 지은 건 아마도 저항령에서 올라서는 너덜길이 G랄 맞아서 그랬겠죠ㅎㅎ 암튼 이 너덜길을 올라서면 정면에 암릉이 막고 있는데... 이 암릉을 넘어가야 등로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곳부터 '마등봉'까지는 조망 없는 능선의 사면으로 등로가 되어있습니다. 아마도 설악산 구간 중에 가장 볼 거 없고 난잡한 등로라고 봐도 되겠네요. 아무래도 비탐방 구간이니 등로가 좋을리는 없겠죠. 그래도 오늘은 하늘이 예뻐서 충분히 보상받을만한...ㅎ
걸레봉을 지나 능선에 접어든 뒤 잠시 후에 나오는 조망터에 올라서서 서북능선을 바라보고...
정면에 보이는 '마등봉'을 바라봅니다. 마지막 너덜길이죠... 그런데 저곳은 너덜이라기보다는 자갈길에 가깝습니다ㅎ
다시 뒤돌아 걸레봉의 암릉 능선을 바라보고... 그나저나 오늘 제눈엔 하늘의 구름밖에 안보입니다ㅎ
걸레봉에서 약 2km 정도 가면 작은 공터가 나오고...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 마등봉 마지막 오름길인 자갈길 중턱에서 종일 따라다니던 울산바위를 바라보고ㅎ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을 바라봅니다. 우측 가장 높은 봉우리가 황철북봉이고... 좌측으로 능선따라 오게 되면 암릉으로 이뤄진 그 숲 안에 황철봉이 있습니다
백두대간 '마등봉' 도착
마등봉 정상석
이제 설악의 중심 '공룡능선'이 보이네요. 맨 우측부터 '나한봉' '큰새봉' 그리고 정면에 날카로운 봉우리가 '1275봉'입니다.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곳이 '신선대'의 세 봉우리 중 '신선3봉' '신선2봉' '신선1봉'이 차례로 보이고 있구요. 그리고 정면 맨뒤 왼쪽으로 뾰족 솟은 '화채봉'과 '화채능선'이 보이고 그 능선을 따라 연결된 정면의 봉우리가 설악산의 '대청봉'과 '중청봉'입니다. 그리고 그 우측 라인으로 백두대간이자 서북능선이 시작되는 것이죠. 우리가 내일 걸어가야 할 길이기도 하구요
마등봉에서 잠시 조망을 즐긴 뒤 이제 '마등령'으로 내려섭니다. 정오가 다 된 시간이라 혹시나 모를 단속을 걱정하며... 마등령에 도착... 다행히 아무도 없고ㅎ 일단 비법정 구역은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이제 맘 편히 설악의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대간길을 즐기기만 하면 되겠네요ㅎ
설악산 공룡능선이 시작되는 마등령에서 나한봉을 오르는 너덜길에 잠시 서서 외설악을 바라봅니다. 중앙 능선이 마등봉에서 비선대로 내려서는 능선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봉우리가 '세존봉'이구요. 우측에 보이는 곳은 화채능선의 끝자락 '집선봉'입니다. 그리고 그 너머로 케이블카가 설치되어있는 '권금성'이 있습니다. 중앙에 멀리 보이는 곳은 가을에 아름다운 '달마봉'이구요. 설악산 공룡능선을 찾을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등로가 '비선대~마등령'입니다. 약 3km의 이 구간이 죽음의 깔딱이라 불리는 곳이죠ㅎ 올라올 때는 심장을 아작내고... 내려갈 때는 무릎을 아작내는...ㅎㅎ 참 힘든 곳입니다. 등력이 좋으면 한계령이나 오색에서 출발해서 반대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리는 조금 더 길지만 서북능선이나 대청봉을 지나니 웬만한 풍경은 다 보게 되죠
큰새봉을 향하는 길에 뒤를 돌아 나한봉을 바라보고... 하늘은 여전히 이쁘네요ㅎ
지척의 큰새봉을 바라보며 사진도 담아보고...
설악(우)골 안부에 도착해서 포토타임을 가져봅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죠ㅎ
큰새봉을 지나 작은 안부에서 1275봉을 바라보고...
시간이 있었다면 좌측의 암봉에 올라가 커피 한잔 하고 갔을 텐데... 기다리는 팀원들이 있어서 오늘은 그 여유가 없습니다
1275봉에 오르는 오르막에 잠시 숨을 들이키고 뒤를 돌아보며 이런 하늘 아래서의 산행을 허락한 누군가에게 감사도 드려봅니다
그러나 이렇게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며 오르막을 오를 때는 입에서 거친 외마디가...ㅋ
1275봉 안부에 올라서서 몇 명의 팀원은 1275봉 정상에 올라가고 몇 명은 그늘 아래 잠시 휴식... 그래도 지난주에 비하면 바람이 조금 불어대서 몸의 열기는 금방 빠져나가네요. 시원하게 얼려온 커피 한잔과 함께 잠시 휴식 후 다시 산행을 시작하고... 긴 경사면을 내려서서 다시 걸어갑니다
이내 외설악의 풍경과 함께 '범봉'을 머리로 둔 '천화대 릿지길'이 나타납니다. 암벽을 하는 클라이머에겐 아주 유명한 장소입니다. 릿지를 즐기는 비탐방 전문 산객들에게도 유명한 장소이구요ㅎ 범봉 아래 '희야봉'에 올라서면 또 다른 외설악의 풍경이 펼쳐지니 그 모습도 한번 눈에 담아 갈 만한 곳입니다. 하지만 오르는 등로는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사진상 범봉 우측의 '잦은바위골'이나 좌측의 '설악(좌)골'로 올라서야 하는데... 이 곳이 사태 지역이라 길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서요. 저도 처음엔 선배따라 한번... 지난 늦가을에 혼자 다시 한번 가봤는데 혼자 가다 죽어도 모를ㅎ
지난주에 하루 신세 졌던 '노인봉'도 한번 바라봐주고...
그림 같은 구름이 펼쳐진 '대청봉'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다시 신행을 이어가다가 신선대 오르기 전 등로를 벗어나 좌측 암릉에 올라가 또다시 풍경에 빠져들고
지난주에도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주는 더 좋은 날씨인 것 같습니다
지난밤 짧은 인연을 가졌던 노인봉은 반갑게 미소를 짓고... 여전히 우뚝 솟아있는 범봉은 다시 찾아오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ㅎ
심한 오르막을 10여 분간 올라 '신선대' 도착... 신선대에 올라선 이 봉우리가 '신선봉'입니다. 이 곳에 연결된 봉우리가 세 곳이 있는데 요즘은 모두 신선봉이라 부른다고 하네요. 그러니 이 봉우리는 '신선 3봉'이 되겠습니다. 밑에서 보면 그냥 암릉 같지만 이 곳에 올라서면 작은 공터가 있습니다. 혼자 잘 만한....ㅎ
산행 방향은 다르지만 지난주나 이번주나 신선대에 올라선 시간이 비슷합니다. 그러니 해의 방향도 역광으로 비치네요
오늘로써 10번째 신선대... 언제나 기대한 만큼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신선대에서 기나긴 휴식 후 이제 '희운각 대피소'로 하산... 머리 좀 감고... 세수도 하고... 휴식 후... 오늘의 마지막 오름길인 '소청봉'을 향해 올라갑니다. 참 많이 힘들었네요ㅎ 그리고 겨우 일몰 시간에 맞춰 '소청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소청대피소 숙박을 잡았던 것인데... 다행히도 만족할 만큼의 풍경을 보고... 오늘 산행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함께 고생한 팀원들과 즐거운 저녁식사를 갖고... 몸이 피곤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새벽에 잠시 눈을 떠 밖을 나와보니 정말 눈부실 정도의 별이 보이네요. 예전 같으면 카메라를 들고 나와 별 사진을 찍었을 텐데... 지금은 귀찮을 정도로 몸이 피곤한 상태라ㅎ 눈으로만 담고 다시 취침... 사실 사진 찍는다고 나왔다가 잠이 깨서 다시 잠에 못 들까 봐 그게 걱정이었네요. 내일 산행은 거리가 짧아서 다행이라지만... 하산 후 서울까지 또 운전을 해서 가야 하기에... 암튼 소청의 밤하늘을 그렇게 보낸 게 아쉬웠는지 다음날 후회가 막심....ㅎ 언제 그런 소청의 밤하늘을 보게 될지 모르는데... 개인적으로 여섯 번째 방문이었던 소청대피소는 또다시 긴 여운을 남기게 만들어놓습니다
둘째 날... 일찍 일어나 산행을 준비합니다. 계획은 7시에 기상해서 '중청 대피소'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배가 고픈 팀원들이 있어서 여기서 식사를 하고 출발을 합니다
저도 한 번밖에 못 봤던 소청에서의 운해를 보고자 했던 기대감은 조금 있었는데... 오늘은 아닌가 보네요. 처음 왔을 때 봤던 공룡을 감싸고 있는 운해가 제 머릿속에 아직 남아있어서 올 때마다 기대를 하곤 하는데... 이번에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오늘 하늘은 구름이 잔뜩 감싸고 있네요. 그런데도 시야는 너무 깨끗해서 신기한 풍경이 보입니다. 근래 산을 다니면서 이런 하늘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보통 이 시간(9시경)이면 기온이 올라 골에 갇혀있던 물안개(수증기)들이 증발을 시작할 시간이라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한데 구름 때문인지 아직 기온이 낮아 골에 잠겨있는 물안개로 인해 몽환적인 풍경이 보이네요. 예전의 화가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그림을 그렸을까요... 수묵화의 한 장면 같은 모습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네요
국립공원의 대피소 중 가장자리가 좋다고 생각되는 소청대피소... 2013년 봄에 재개장을 하고 그해 여름에 처음으로 왔었네요. 노을 지는 저녁과 이른 아침의 운해... 그리고 맑은 하늘 아래 별까지... 운이 좋으면 한 번에 그 모든 풍경을 다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그 모습들을 첫 방문 때 모두 봤으니 기억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네요. 그리고 또 다른 곳이 있다면 지리산의 '벽소령 대피소'입니다. 그 조용한 작은 대피소의 저녁은 산에 있다는 게 행복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곳이죠. 곧 다시 찾아 나서야 할 텐데... 언제쯤 시간이 될런지 모르겠네요
출발 전... 어제 걸었던 공룡능선을 바라보고...
어제 지나왔던 황철봉을 바라보고...
지난가을에 걸었던 용아장성을 바라보고... 저 멀리 백두대간 '향로봉'능선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전체를 다시 한번 바라보고...
오늘 걸어야 할 서북능선도 바라봅니다
소청대피소를 출발해 소청봉에 잠시 올라서서 가야 할 대청봉을 바라보고...
부드러운 듯 거친 매력을 품고 있는 화채능선을 바라보다가...
이내 다시 내설악을 바라보며 잠시 감상에 빠집니다
갈 길이 아직 멀기에 시간에 쫓겨 이 풍경을 그냥 지나치는 게 아쉽지만...
이런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게 허락해준 하늘에 감사하며...
오늘 함께 한 팀원들과 이런 풍경을 볼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나에게 어떤 신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풍경인지라...
설악산을 구석구석 그렇게 다녔어도.. 이런 날이 많지 않았기에... 더 제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소청봉에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중청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에 오릅니다
남쪽 하늘을 보며 산을 가늠해보고... 아직 미지의 답사지인 백두대간 마루금도 바라봅니다. 올 가을에나 방문하게 될 남설악의 '점봉산'(우측)과 남쪽으로 뻗어있는 마루금을 따라가다 보면 '갈전곡봉'이 나올 테고... '응복산'을 지나 저 멀리 구름 속에 우뚝 솟아있는 '오대산'을 지나가게 되겠네요. 그러나 '두로봉'은 안 보이는 듯하고...ㅎ 제가 국립공원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가본 백대명산인 '방태산' 주능선도 바라봅니다. 첫 만남부터 강렬했던 곳이었는데... 그 이후로도 참 좋은 추억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매년 한 번씩은 가게 되는 곳. 올해는 언제 가게 될지...
점봉산을 감싸고 있는 설악산의 '만물상' '흘림골' 암릉들도 보이고... 멀리 남설악 '가리봉'과 '주걱봉'도 보이네요
한적한 대청봉 정상에 서서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이제 하산... 팀원들 인증사진 찍어주느라 비어있는 대청봉 정상석 사진은 못 찍어왔네요...ㅎ
'천불동 계곡'을 협곡이라 불리게 만든 화채능선과 외설악의 거친 암릉들을 바라보며 하산...
이제 다시 중청으로 내려가 백두대간 마루금이자 설악산 서북능선으로 산행을 이어갑니다. 편안한 숲 길을 걷다 보면 곧 '끝청'이 나오고... 잠시 조망을 즐깁니다
아직 남쪽 하늘은 구름에 덮여있지만 머리 위 하늘은 구름들이 천천히 걷히기 시작하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하네요
그리고는 이내 하늘이 완전히 열리기 시작합니다. '한계령 3거리' 도착 10여 분전 남설악이 보이는 좌측 암릉에 잠시 올라 또다시 풍경을 감상하고 갑니다
오전과는 다른 어제와 같은 하늘이 보이고... 가야 할 시간인데도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네요
그렇게 한참을 암릉에 앉아서 산우와 이런저런 얘기들...
다시 일어나 어제 걸어온 길과 하늘을 바라보고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 사이 변해버린 하늘... 순식간에 구름이 사라졌네요ㅎ
한계령 3거리에서 한계령으로 내려선 후... 한참을 걸어 내려옵니다. 그러다 다음에 가게 될 '점봉산'을 바라보고... 가을에 트레킹으로 가게 될 흘림골의 만물상도 바라보고...
하산이 거의 끝나 갈 무렵 마지막 바위에 올라 뒤를 한번 돌아보고...
백두대간 '한계령' '위령비'를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하산 완료
한계령(寒溪嶺) 위령비(慰靈碑)
위령비(慰靈碑) : 1960년대 '김재규'가 군단장으로 있던 1102 야전 공병단에서 공사를 해 1971년도에 완공을 했는데... 그 기간 동안 희생된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비(碑)
한계령(오색령) 정상석 (지난사진)
'오색령(五色嶺)'의 지명은 주전골 안에 있는 옛 '성국사(城國寺)'터에 다섯 가지 색의 꽃이 피었다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성국사를 '오색석사(五色石寺)'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오색약수도 이 절의 승려가 발견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오색리'라는 마을 지명도 그로 인해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 위에 있는 고개라서 '오색령'이라고 불리었겠죠. 몇 년 전까지 '옛 오색령'이라고 표시되어 있던 작은 정상석이 있었지만 '백두대간 오색령'으로 새로 바뀌었습니다. 오색령은 '한계령(寒溪嶺)'이라는 지명과 함께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에게는 한계령이 더 익숙한 지명입니다. 그러나 옛 문헌에는 '오색령'으로 표기되던 곳이었고... 1960년대에 정부에서 행정지명으로 '한계령'으로 바꿨다고 하네요. 한계령의 지명은 옛 지도에 나와있는 '한계산(안산)'에서 따온 지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한계령의 위치가 지금의 위치가 아니라는 점이 옛 문헌을 조사한 학자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계령은 일제의 잔재로 알려진 지명이고... 옛 문헌에는 '오색령'으로 표기된 곳이 많았고 그 이전에는 '소솔령(所率嶺)'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하네요. 어쨌든 강원도 '인제'와 '양양'의 경계에 있어 예전부터 인제의 '한계령'이냐 양양의 '오색령"이냐 를 두고 서로 싸우는 지역입니다ㅎ 그런데 재밌는 것이 몇 년 전부터 산림청에서 '백두대간 정상석'을 주 요지에 하나씩 세우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을 홍보하기 위함이죠. 그래서 대부분 4~5m가 넘는 높이의 백두대간 정상 표시석을 보면 아래나 윗부분에 백두대간 마크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 세워진 '백두대간 오색령'의 정상 표시석은 양양시에서 세운 것이라 산림청과는 관계가 없나 봅니다. 아마도 산림청에서 '백두대간 한계령'이라는 표시석을 만들어 세울까 봐 미리 선수 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여기 한계령의 도로는 '김재규'가 1970년대 사단장 시절 때 군인을 동원해서 확장하고 포장한 도로입니다. 그 전에는 차가 다닐 수 없는 산 길이었나 봅니다. 암튼 도로 개통 이후로 강원도를 넘나드는 고개인 '미시령 옛길'과 '진부령 길'을 이용했던 사람들이 이 곳으로 많이 오면서 관광지로서의 모습도 갖추게 되었다고 하네요. 곧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면 설악산 탐방로가 다 막혀버린 미시령 옛길만큼은 아니겠지만 한계령도 이제 등산객이 아니면 자주 드나들지 않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그래서 양양시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오색~끝청' 케이블카 설치가 절실한가 봅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은 북진과 남진 모두 마무리가 되었네요. 2주 연속 같은 계절의 풍경을 보게 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2주 연속 맑은 하늘 아래 산행을 즐겼다는 건 고마워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정규 탐방로는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이니 또 다른 계절에 시간이 된다면 가면 될 것이고... 황철봉 구간은 굳이 다시 갈 일이 있을까 하네요. 아... 훗 날 울산바위 '서봉'구간에 사진 촬영하러 갈 수는 있겠네요ㅎ 그러면 또 지나칠 수도ㅎ 하산을 한 뒤로도 마음 한켠에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남았는데... 아주 좋았던 하늘 아래 산행이 그리운 것인지... 이 날 산행했던 사람들과의 분위기가 그리운 것인지... 아니면 설악이 그리운 것인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 백두대간 남진 구간은 어느 곳이 될지... 제 마음이 어느 곳을 향할지... 저도 궁금하네요. 북진이 마무리되는 내년 봄까지 남진도 완주해야 하는 상황이라 당분간은 대간 산행에만 집중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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