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남진 NO-05 덕유산

서봉과 남덕유산의 설경



산행 구간

   황점마을~삿갓재~남덕유산~서봉~할미봉~육십령

산행 일자

   2016년 02월 27일 [토요일]

산행 형식

   40인승 / 금요무박

산행 인원

   33명 / 인천 조은산악회

산행 거리

   약 16km [접속구간 3.6km]

산행 시간

   05시 30분 ~ 13시 30분 [8시간 00분]

구간 기록

   05시 30분 : 황점마을 출발 (~3.6km 접속구간)

   07시 00분 : 삿갓재 대피소 도착 (~0.8km)

   07시 30분 : 삿갓봉 도착 (~2.1km)

   08시 20분 : 월성재 도착 (~1.4km)

   09시 00분 : 남덕유산 도착 (~1.2km)

   09시 50분 : 서봉 도착 (~2.1km)

   11시 30분 : 삼자봉 도착 (~1.8km)

   12시 20분 : 할미봉 도착 (~2.5km)

   13시 30분 : 육십령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구간 거리 기록은 트랭글 GPS 기록

   할미봉 전후 암릉(밧줄) 구간 주의

   GPS 실 거리와 이정표 거리가 차이가 있음













◈ 산행 사진 ◈


이번 겨울 유난히도 눈(상고대)을 만날 기회가 적었습니다. 제가 산에 갈 시간이 없어서 그랬지만... 그나마 갔었던 1월 '소백산'과 지난주 '태백산'에는 제대로 눈 구경도 못하고... 가는 겨울 이렇게 보내기 싫어서 억지로 시간을 내서 갔던 백두대간 '남덕유산' 구간입니다. 산행일 전날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가게 됩니다. 그런데 장수 시내에서 새벽에 식사를 할 때 보니 비가 살짝 내린 듯한... 고도가 높은 산에는 눈이 내렸겠지만... 그 양이 적다 보니 이번에도 실패인가 보다...ㅜㅜ 이런저런 생각 중에 버스는 들머리인 '황점마을'로 항합니다



이번 구간은 접속구간인 황점마을에서 시작합니다. 황점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세 번 모두 새벽에 산행을 해서 이곳의 계곡을 자세히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산행이 싫어서 요즘은 무박을 피하게 됩니다. 산행시간이나 거리 때문에 무박으로 가더라도 이왕이면 날이 샐 무렵쯤 가는 걸 선호하기도 하죠. 하지만 백두대간 종주 특성상 어쩔 수 없기도 합니다. 산악회 버스가 황점에 도착... 산행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예상대로 도로는 말라있고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 같진 않습니다


황점마을 출발 후 첫 이정표







산행을 하다 보니 눈이 적당히 쌓여있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네요. 삿갓재 대피소에 도착쯤엔 제법 쌓여 있습니다. 하지만 바람 때문인지 건조한 날씨 탓인지 아직 상고대는 없습니다











삿갓재 대피소 이정표 (GPS상 거리는 3.6km)








삿갓재 대피소 도착 후 취사장에서 잠시 쉬어 갑니다. 배낭의 카메라를 꺼내고 차 한잔 하면서 생각에 빠집니다. 사실 이번 산행은 황점마을에서 출발해 '남덕유산' '서봉' '육십령'을 지나 '영취산' '무령고개' (약 28km) 까지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육십령까지만 산행을 하기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오전 9시경 하늘이 맑아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혼자 여유 있게 산행 후 남덕유산에서 파란 하늘의 상고대를 카메라로 찍기 위해서였는데 예상보다 적은 눈으로 어떻게 할지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삿갓재 대피소의 고도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닌데도 상고대의 흔적도 찾을 수 없으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희망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백두대간길 산행을 시작합니다










상고대의 흔적도 없었는데 대피소 출발 후 '삿갓봉'을 향하는 길에 조금씩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런 소박한(?) 모습에도 제 맘이 열리는 것을 느끼니 눈이 많이 그리웠나 보네요ㅋ










삿갓봉으로 향하며 고도가 높아질수록 상고대는 더욱 짙어집니다










지금 걷고 있는 능선에는 온통 구름 속이지만 그에 반해 운치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하네요. 상고대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까요









지금 불어대는 바람은 북동풍인데 이 바위들에는 사방에서 바람이 몰아쳤나 봅니다. 그 모습이 희한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해서 한참을 쳐다보게 되네요










삿갓봉에서 '월성재'까지는 조망이 없는 평범한(?) 숲 길입니다. 하늘은 닫혀있고 조금은 부족한 상고대들도 제 눈에는 이제 시시해 보이니 이런 희귀한 모습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슴이 뚫려있다는 기분... 이런 모습일까요. 그래도 이 나무는 꿋꿋이 살아가네요








천천히 걷다 보니 어느새 월성재(치) 4거리에 도착합니다. 이곳에서 오늘 출발지인 황점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반대편으로는 현재 비탐방으로 묶여있는 양악마을(장수)로 내려가는 길도 있습니다. 이 곳은 저도 안 가본 곳이라 어떤 곳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월성재(치) 4거리 이정표








그리고 계속 걷다 보면 남덕유산 아래 3거리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서봉으로 바로 가는 길도 있습니다


남덕유산 아래 3거리 이정표








남덕유산 300미터를 남긴 이곳부터는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그만큼 상고대의 깊이도 더해 갑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하늘이 열릴 기미는 안 보이네요ㅜㅜ


























겨울 산행을 하면서 상고대는 수도 없이 봐왔지만 매번 그리운 이유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저 겨울엔 눈 보러 산을 가는 재미이니 그런 걸까요










남덕유산 정상 밑 3거리 공터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앉아 다시 생각에 빠집니다. 이곳에서 기다릴 것인지... 그냥 포기하고 산행을 할 것인지...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약 80m... 올라가 봐야 아무것도 안 보일 테고 남덕유산만 여섯 번째 방문이니 사진 생각은 없고... 그렇게 20여 분간을 기다리니 산행팀 후미가 도착합니다. 이러다가 이것저것 다 놓치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짜증이ㅋ











커피 한잔에 하늘만 바라보다 포기하고 일어서서 '서봉'으로 향합니다. 이곳의 가파른 내리막길은 돌계단 입니다만 이곳부터는 눈이 제법 쌓여서 썰매 좀 타 주고ㅋ 주위에 가로막는 능선이 없는 남덕유산에서 서봉을 가는 능선에 접어드니 적설량이 많고 상고대가 제대로 보입니다. 그럴수록 파란 하늘이 그립기만 하네요. 처음 삿갓재에선 상고대라도 보여달라 애원하더니 이젠 파란 하늘까지 보여달라 투정 부립니다. 사람의 욕심이 다 그렇죠ㅎㅎ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작년 겨울부터 유난히 우리나라에 편서풍이 자주 불어댑니다. 그러다 보니 영동지방이 아닌 서해안 지방에 눈이 많이 내리고 자주 내립니다. 사실 오늘 기대했던 건 오늘 눈도 편서풍에 의해서 내리는 눈이라서 향적봉 보다는 남덕유 쪽에 눈이 더 많이 내리지 않을까 기대를 했는데 예상대로 이쪽에 오니 그 영향이 있긴 한가 봅니다







서봉의 핫라인(?) 계단을 올라서니 잠시 후 덕유산 최고의 비박 장소 서봉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서면 바로 앞 동쪽의 남덕유산... 동북쪽의 덕유산 주능선과 저 멀리 '향적봉'... 그리고 남쪽의 '백운산'과 '영취산'... 살짝 가려진 듯한 '지리산'이 보이는 곳입니다. 사방으로 조망이 되는 곳이라 비박지 중엔 7성급입니다. 더군다나 헬기장까지 있으니... 그런데 바람이 광풍이라...ㅋ 예전에는 최근거리인 '영각사 탐방소'에서 멀다 보니 단속이 없었는데 요즘은 주말마다 단속을 한다고 하네요. 암튼 이곳은 비박꾼들의 로망인 곳입니다. 물론 그만큼 힘든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거리인 '영각사 탐방소'에서는 국공 직원이 있기에 박배낭 메면 바로 티나죠ㅋ 그래서 대부분 '육십령'에서 올라옵니다. '경남 교육원'에서 올라오거나 황점에서 바로 월성재로 치고 올라오면 되지만... 그쪽은 볼 게 없으니까 대부분 육십령에서 시작을 하죠. 그런데 그 라인이 쪼금 힘듭니다. 눈이 워낙 많이 내리는 곳이기도 하고 등산로가 그리 잘 되어있는 편이 아니라 겨울엔 제대로 걸리면 죽다 살아납니다ㅋㅋ 저도 12년 겨울 '육구종주' 두 번째 할 때 제대로 걸렸는데... 육십령에서 서봉까지 약 7km 정도 거리를 11시간 러셀하면서 갔었습니다ㅜㅜ 무박 육구종주 였는데 결국은 '구천동'까지 23시간이 걸렸다는ㅋㅋ 암튼 겨울엔 좋을 때도 있고 고통스러울 때도 있고 그런 곳이 육십령~서봉 라인입니다. 그리고 서봉 정상에서 좌측 육십령 방향이 아닌 직진(비탐방)으로 가면 '어전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가는 길에 헬기장이 또 있구요ㅋ) 오늘은 그 어느 곳도 보이질 않네요. 예전에는 헬기장에 보기 흉칙한 빨간 글씨의 정상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반으로 쪼개져 있더니 이제 흔적조차 없어졌네요. 왜 새로 세우지를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곳에서 또 한참을 서성이다 발걸음을 옮깁니다. 생각보다 춥지 않고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기다려보고자 했지만 배가 허전해지기 시작하네요. 오늘은 도시락 없이 육십령 휴게소에서 점식을 매식할 생각이어서 행동식만 조금 준비해온 터라 기다리기엔 몸을 데울 재료가 없었습니다


서봉 정상 표지판








이렇게 내려가니 오늘의 마지막 보루였던 서봉 밑 암릉지대에서 바라보는 서봉과 남덕유산 능선의 설경도 못 보게 되었습니다. 이곳 서봉 정상은 반대편과 다르게 암릉으로 이뤄진 바위산이라서 눈이 왔을 때는 그 풍광이 제법 멋있습니다. 해가 중천에 떠 있을 시간에는 정말 화려하기까지 합니다. 무등산 서석대의 반짝이는 상고대가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서봉과 남덕유산의 바위에 핀 상고대는 그 이상입니다. 물론 설악산에 비하면 소박하지만요...ㅋ








이것저것 다 놓치고 이제 마음을 비우고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이곳부터는 산죽(조릿대)으로 뒤덮인 능선입니다. 그나마 이 분위기가 제 마음을 조금 편하게 해주네요









이제 천천히 걷습니다. 지금 빠른 걸음으로 영취산까지 가봐야 의미도 없을 것이고... 이번 겨울 첫눈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눈꽃 산행인데 충분히 즐기면서 가고 싶어 졌습니다. 사실 오늘 대간 산행을 중탈할 계획을 미리 잡은 건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걷고 싶어서였고... 두 번째는 다음 구간을 자르기가 애매해서 그랬습니다. 남진으로 하는 대간은 캄캄한 어둠 속이 아닌 해가 떠있을 시간에 비박으로 여유 있게 걷고 싶었고... 그 비박 장소 중에 한 곳이 바로 '백운산'이었습니다. 그러려면 다음에 육십령에서 시작해야 첫째 날 산행거리(약 14km)가 적당해지기 때문입니다. 암튼 체념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딱히 조망도 없고 볼거리가 없는 길이었지만 그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혼자 걷는 걸로 만족하며 산행을 이어갑니다. 좌우 조망이 막힌 내리막 산죽길이 이어지다가  삼자봉(교육원 갈림길)을 지나 할미봉 암릉 조망터에 올라서니 이제야 하늘이 열리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이번엔 미세먼지가 시야를 가립니다. 참 가지가지합니다ㅎ







 



제가 덕유산에서 본 풍경 중에 가장 아름다운 능선 3곳을 뽑으라면... '중봉에서 바라본 덕유평전' '무룡산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할미봉에서 바라본 서봉과 남덕유산'입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미세먼지 탓에 시야가 좋지 않고 광각렌즈(25mm)로 촬영한 거라 조금 멀게 느껴지지만 이곳에서의 풍경은 하루를 놀다가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 멋진 뷰포인트 같습니다. 오늘은 정상 부근만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그런지 만년설의 설산 느낌이 드네요









다시 뒤를 돌아보면 눈앞에 암봉이 하나 서있습니다. 이곳이 '할미봉'입니다. 사진은 역광이라 흐릿하지만 그럭저럭 볼만 합니다ㅋ 보기에도 위험해 보이는데... 좌측으로 돌아갑니다.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에서 가장 험한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등로 정비가 필요한 구간인데... 왜 놔두는지 모르겠네요. 겨울에는 주의해야 할 구간입니다







할미봉 정상에 올라 남은 커피 한잔 마시면서 한동안 쉬어갑니다. 이제는 내리막길만 남아서 산행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네요. 덕유산 전체로 따지면 이번이 열 번째 방문입니다만 서봉에서 육십령 쪽으로 내려온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간 북진 한 번과 '육구종주' 세 번 모두 북쪽 방향으로 갔으니 오늘의 모습이 조금은 달라 보이긴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간을 한 번만 한다고 하면 덕유산만큼은 북진으로 하는 걸 권하고 싶네요. 조망이 좋거나 봐야 할 풍경이 있는 곳이라면... 뒤돌아 보는 풍경은 놓치는 것이 많지만 가야 할 길을 보면서 가게 되면 안 보이던 곳도 보이게 되거든요. 물론 힘들면 땅만 보게 됩니다만...ㅋ 산에서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인다는 건 힘든 여정이 먼저 계산될 수도 있지만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마음이 편해지니까요. 인생이 그런 게 아닐까요. 물론 직진만이 아닌 안 보이는 쪽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ㅋ






시간도 많으니 이곳저곳 바라봅니다. 남쪽으로는 바로 앞 '구시봉'도 잘 안 보일 정도로 시야가 좋지 못했는데 북쪽으로는 그나마 조금 시야가 좋아 보입니다. 희한하네요ㅎ 비록 오늘 원했던 건 다 계획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마지막에 이런 풍경이라도 보고 가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네요




궂은 날씨 탓에 사진도 많이 못 찍어서 대간길 자료로 보기에는 많이 부족하네요. 뭐 그렇게 산을 다녔어도 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니 적을 글도 별로 없구요...^^;; 덕유산은 워낙 유명한 곳이고 꼭 백두대간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가봤을 구간이니 폭설이 내리거나 하지 않는 이상 크게 알바할 구간도 없습니다. 즐거운 대간길 되시길 바랍니다~^^



블로그 개설하고 첫 후기였네요. 처음 산을 접하고 블로그를 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뒀었는데 그 당시 산행 사진이나 자료들이 다 날라가서 자료가 많지는 않습니다.  최근까지 활동하는 산악회에서 카페에 후기 형식으로 사진을 게시하다가 백두대간을 시작하고 또 혼자 다니면서 산행 정보를 따로 관리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블로그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후기(자료)말고 이전의 게시물들은 그동안(예전에) 찍었던 사진들과 자료만 올렸습니다. 이제 와서 사진에 맞춰서 후기를 올린다는 것도 우습기도 하고요ㅎ  검색왕이라는 네이버 블로그도 아니고 키워드 검색이 늦게 되는 티스토리 블로그에... 이제 한 달 되었는데 방문객이 많아서 놀랍기도 하고ㅋ 암튼 대부분 유입경로를 보면 백두대간이나 백대명산... 그리고 트랭글 관련이 많은데 그쪽으로 많은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END ▣



태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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