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북진 NO-32 북설악

백두대간 진부령 정상석



산행 구간

   미시령~상봉~신선봉~대간령~마산봉~진부령

산행 일자

   2017년 05월 21일 [일요일]

산행 형식

   40인승 (2대) / 토요무박

산행 인원

   62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16km

산행 시간

   04시 00분 ~ 15시 30분 [11시간 30분]

구간 기록

   04시 00분 : 진부령 출발 (~1.3km)

   05시 00분 : 화암사 갈림길(샘터) 도착 (~1.0km)

   06시 10분 : 상봉 도착 (~0.8km)

   07시 10분 : 화암재 도착 (~0.5km)

   08시 00분 : 신선봉 도착 (~2.2km)

   09시 30분 : 헬기장 도착 (~0.9km)

   10시 00분 : 대간령 도착 [식사]

   10시 30분 : 대간령 출발 (~0.9km)

   11시 00분 : 암봉 도착 (~1.5km)

   12시 10분 : 병풍바위 도착 (~0.9km)

   12시 40분 : 마산봉 도착 (~2.0km)

   14시 00분 : 알프스리조트 도착 (~0.7km)

   14시 20분 : 흘리 분교 도착 (~3.2km)

   15시 30분 : 진부령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미시령~대간령(큰새이령) 구간 비법정 탐방로

   미시령 단속 초소 있음(주의)

   화암사 갈림길(샘터) CCTV 설치중

   상봉~화암재 구간 암릉(밧줄)구간 주의

   알프스 리조트 이후 등로 주의

   쉬는 시간도 많았고... 산행도 천천히 진행

   고도(높이)는 트랭클 GPS 기준이라 오차가 있음

   산악회에서 진행한 백두대간 종주 마지막 구간











◈ 산행 사진 ◈


"마지막"


요즘 와서 참 많이 사용했던 단어네요. 마지막이라는 그날이 과연 올까... 지난 36개월간 그런 생각으로 한 구간... 한 구간... 걸어오고... 드디어 오늘 마지막 구간을 걷게 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올 겨울에 백두대간 종주를 모두 끝냈지만 처음을 함께 시작했던 산악회 산우들과는 마지막으로 함께 하는 발걸음입니다. 그런 자리이다 보니 역사상 가장 많은 62명의 대인원...ㅎ 마지막 자리를 축하해주고자... 쉽게 갈 수 없는 '신선봉'을 가고자... 많은 산우들이 함께 가게 되었네요. 그런데 마음이 불편하게도 이번 구간에 앞서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나서 인명피해도 있었고... 산불로 훼손된 면적도 상당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산에 다니는 것 자체가 참 죄짓는 기분이고... 마음 아픈 일이 돼버리네요. 암튼 그 일로 인해 강원지역에 비상이 걸렸고... 그 여파로 보통 5월 중순이면 끝나는 '산불방지 입산금지' 기간이 5월 말까지 연기가 됐네요. 그래서 그런지 지난 2주간 주말마다 미시령에서 새벽부터 단속이 이뤄졌다는 정보를 전해 듣고... 고민을 했습니다만... 다음 달로 연기하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대로 강행합니다. 혹시라도 미시령에 단속팀이 있어서 입산이 차단되면 차선을 생각해두고... 긴장된 마음으로 버스를 타고 서울을 출발해 속초로 들어가 24시간 순두부집에 들러 새벽 식사를 하고... 04시경 다시 미시령 옛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미시령 고개에 도착해서 국공 초소부터 살피고... 주위 정찰??을 합니다. 다행히 국공 직원은 없고... 신속하게 산행을 시작... 계획한 대로 몇 명은 미시령에 남아서 잠복근무를 하고 있을 단속팀에 대비...ㅎ 우리의 마지막 백두대간 구간은 그렇게 시작을 합니다 



미시령(彌矢嶺/고도826m) : 설악산과 금강산의 경계지점이기도 한 미시령은 '대관령' '진부령' '한계령'등... 강원지역의 태백산맥을 넘는 주요 고개로서... 조선시대에는 연수령(延壽嶺) 혹은 미시파령(彌時坡嶺)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은 한자의 음이 바뀌어서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지만... 옛 한자음에 의하면 '넘어가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고개'라는 뜻이 아닐까 하네요ㅎ 고개의 흔적은 고려 때 처음으로 길을 냈다고 하고... 이후 길이 너무 험준해 폐쇄되었다가 조선 '성종'때 다시 길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1950년대에 군사도로 용도로 길이 넓혀졌다가 1960년대에 도로가 포장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길이 워낙 험하고 경사도가 있어서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는 도로가 자주 차단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0년에 '한계령'을 넘어가는 도로가 개통되면서 이용객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2007년에는 미시령 터널이 개통되면서 지금은 '미시령 옛길'이 돼버렸네요. 고개 정상에 속초시와 동해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어서 관광을 목적으로 한 이용객만 있을 뿐 도로의 기능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도로를 새롭게 정비를 했던데... 알고 보니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시령 정상에 자리했던 '미시령 휴게소' 건물도 폐허 상태로 한동안 방치했다가 작년에 철거하고 그 자리에 '백두대간 생태 홍보 기념관'을 새로 짓는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위쪽으로 '백두대간 동물이동 통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백두대간 마지막 고개인 최북단 '진부령'부터 최남단 지리산 '성삼재'까지의 백두대간 마루금에 도로가 연결되어 절단된 곳이 아직 50여 곳이 남았다고 하는데 그곳들도 곧 '동물이동 통로'가 만들어질 계획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지리산 '정령치'고개의 이동통로가 완공되기도 했습니다. 백두대간을 하는 산객에게는 '북설악 신선봉' 방면이나 '외설악 황철봉' 방면으로 가기 위해 최소 두 번을 들려야 하는 곳이라 익숙한 지명이기도 합니다. 물론 양쪽 모두 비법정 탐방로라서 걱정이 앞서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동물이동 통로' 만들어주면서 사람 이동통로도 만들어주면 좋으련만...ㅎ (미시령 풍경은 어두워서 사진 촬영을 못했네요. 여기는 항상 어두운 시간에 만나서...ㅎ)



미시령에서 산우들을 먼저 보내고 한참을 기다립니다. '상봉'을 향해 길게 이어진 랜턴 불빛들이 언덕 너머로 사라지고... 출발...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새벽에 올라가 해가 뜰 때까지 아무것도 볼 수 없다는 것... 오늘은 단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어둠을 걸어야 하지만... 개인적으로 남진으로 진행 시에 이 구간을 보며 걸었기에 오늘은 아쉬운 것이 없네요ㅎ 그저 모두가 무사히 단속 구간을 빠져나가 진부령에서 마무리할 수 있기 만을...ㅎ 긴장 속에 걸음이 이어지고... 첫 기점인 샘터가 있는 '화암사 3거리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물만 살짝 고여있는 작은 웅덩이 같은 곳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돌로 쌓아놓고 샘터의 분위기를 만들어놨네요. 비법정 구역인데 누가 이런 수고를...ㅎ 예상대로 수량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수질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고... 재작년에는 정수기로 정수해서 마셨었네요. 샘터 믿고 갔다간 큰일ㅎ 암튼 이곳에서 우측으로는 화암사 '성인대'로 가는 등로가 있습니다. 북설악 산행 시에 자주 이용하는 등로이기도 합니다


화암사 갈림길&샘터









그리고 새롭게 발견된 구조물... 아마도 이곳에 CCTV를 설치할 예정인가 본데... 옆으로 우회길은 만들어지겠지만... 샘터 바로 앞이라 이제 물 뜨기는 힘들어 보이네요 










샘터를 지나 다시 한동안 오름길이 이어지고... 조망이 시원 해지는 암릉에 도착... 주위 풍경을 보며 잠시 쉽니다. 우리가 산행을 시작한 '미시령 휴게소'가 자리한 곳이 맨 아래 '미시령 옛길'과 함께 보이고... 건너편으로는 작년 5월에 걸었던 백두대간 설악산 구간... '미시령'에서 '황철봉'으로 오르는 등로가 뚜렷이 보입니다. 중앙에 너덜 바위지대 위에 자리한 곳이 '황철북봉'이고... 그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 끝 봉우리가 '황철봉'입니다. 황철북봉 좌측 뒤로는 '공룡능선'의 '1275봉'... 그 뒤로는 '대청봉'과 '중청봉' '끝청봉'이 나란히 보이네요










바로 앞의 '울산바위'... 그 왼쪽 뒤로는 '달마봉'... 저 멀리 우측으로는 '화채봉'... 옅은 운무 탓에 시야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볼 만한 풍경은 다 보이는 것 같네요









1년 전에는 황철봉의 너덜 바위에서 이곳을 바라봤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뒤에는 이곳에서 바라보고 갑니다










오르막을 걸을 무렵 해가 뜨기 시작했지만 구름에 가려 보이 지를 않았는데... 해가 이제야 구름 속을 빠져나옵니다. '신선봉'에서 일출을 보려고 했는데... 산행시간이 늦어져서 여기서 보네요










해가 떠오르고... 이제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르막이 끝난 지점부터는 잠시 너덜바위지대가 나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황철봉의 너덜길보다는 양호한 곳이지만... 바위는 더 조잡스럽습니다ㅎ










너덜길에서 잠시 벗어나 우측 끝으로 가서 보니... '상봉' 이후로 늘어선 암릉들이 보이네요. 우회길이 있어서 다 돌아가게 되어있습니다ㅎ 그리고 저 멀리 '신선봉'이 보이네요










마지막 구간이라서... 신선봉에서 멋진 일출을 맞이하고 싶었는데... 날씨도... 시간도... 상황도... 다 도와주질 않았네요











그나마 파란 하늘이라도 있어서 다행ㅎ 두어 번의 너덜길을 지나면 넓은 암릉 지대를 만나고... 그 아래로 내려갑니다. 우측에 보이는 봉우리가 '상봉'입니다










암릉을 내려서면 헬기장이 있습니다


상봉 헬기장







이번 구간을 가기 전에 우연히 알게 된 정보... 한국 역사의 아픈 상처가 있던 이 곳이... 이제 등산객의 술자리와 잠자리가 되고 있는 현실... 그분들이 목숨 바쳐 지켜낸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닌 것 같습니다. 모르고 했던 지난 일들은 덮어두고라도 이제 이 곳에서 만큼은 하기가 꺼려지네요. 그저 보고 지나가는 것만... 모르는 게 약이라더니... 알고 나니 머리가 복잡하네요










'백두산'까지 이어지지 못 한 이 발걸음... 그분들의 희생 덕분에 여기까지라도 밟고 있습니다. 어쩌면 '설악산' 조차도 우리의 품에 안을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홀로 잠시 묵념을 하고... 다시 숨을 고르고 상봉으로 올라섭니다









금강산 '1만 2천봉' 중에 남쪽 마지막에 우뚝 선 '상봉(上峰/고도1.242m)'... 우리가 말하는 '북설악'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임에도 '신선봉(神仙峰/고도1.212m)'에 밀려 이름조차 없이 지내다가 최근에 '상봉'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네요. 그 이름의 유래 또한 알 수가 없지만... 그저 최고 높이라서 '상봉(上峰)'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상봉(上峰/고도1.242m) 정상석







옛 추억... 흘러간 지난 시간은 다시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힘들게 걸었던 지난 걸음을 다시 떠올리며 그 길을 바라봅니다










저 봉우리에 올라서서 이곳을 바라보면 지금 이 시간은 다시 지난 기억으로 남겨지겠죠










평소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후미에 쳐진 산우가 있어 뒤를 봐주며 같이 걷다 보니 시간 여유가 있어 이런저런 추억과 함께 풍경을 즐기고 있네요










마음은 급하고... 몸은 안 따라주고...ㅎㅎ 덕분에 조망터에서 사진은 남길 수가 있었지만 선두팀에게는 미안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네요ㅎ










상봉을 떠나 이제 '화암재'로 내려섭니다. 이 구간부터는 내리막 암릉(밧줄) 구간이 몇 군데 나옵니다. 큰 위험은 없지만... 밧줄이 없으면 내려서기에는 조금 애매하고 위험하기도 한...ㅎ 혹시나 싶어 자일을 준비해 오기는 했는데... 다행히도 밧줄이 그대로 남아있네요. 가끔 국공에서 밧줄을 제거하기도 하니 이 구간을 갈 때는 최근 정보를 꼭 확인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산우가 암릉도 워낙 무서워해서...ㅎ 암릉지대를 모두 무사히 통과하고 나니 마음이 한시름 놓이네요. 이제 대간령에서 단속만 피하면 될 것 같은데...ㅎ










긴 내리막 끝에 '화암재(고도1.055m)'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좌측으로는 '멍에먹골'을 통해 '마장터'로 내려가는 등로가 있는데... 작년 겨울에 신선봉 비박을 하려고 마장터를 지나 올라오다가 거의 다 와서 알바를 하는 바람에 화암재까지 못 올라오고 중탈을 했던 아픔이 있는 곳이네요ㅎ 러셀도 안되어 있었고...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체력적으로도 꽤 힘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여기까지 못 온 게 다행이기도 했지만...ㅋ 그리고 우측으로는 '화암 계곡'을 통해 '화암사'로 내려서는 등로가 있습니다. 이 길은 비탐방로이기는 하지만 신선봉 산행을 할 때 주로 이용하는 등로라서 길이 좋은 편입니다. 오늘 우리가 미시령에서 단속에 걸렸다면 차선으로 생각했던 등로입니다. 그런 상황이 안 온 것이 정말 다행이죠ㅎㅎ


화암재 4거리







화암재를 떠나 신선봉을 향한 오름길... 잠시 뒤를 돌아 상봉을 바라보고...










시간의 여유 속에 신록과 함께 한 파란 하늘도 보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색을 뽐내고 있는 생명도 봅니다










마지막 너덜길을 힘들게 올라오는 산우...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화암재에서 중탈하겠다고 했지만... 신선봉만 오르면 오늘 오르막은 끝나니 조금만 참으라고... 우리한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천천히 함께 가자고... 동네 뒷산 처럼 생각했다가... 첫 산행이 이렇게 험난한 길이니 본인은 힘들었겠지만... 보람은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여기까지 데려왔네요. 그로 인해 선두팀은 신선봉에서 오래 기다리게 되었지만... 다 이해해주지 않을까... 우린 함께 가는 산악회니까... 어찌 되었건 저는 지금 이 시간의 여유를 즐기게 되었구요... 제가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다려 주신 여러분께도 고맙구요ㅎ









마지막 너덜바위길을 올라... 헬기장을 지나고 너덜바위 위에 자리한 '신선봉(神仙峰)' 정상 도착... 저 바위 위에 올라서면 이곳이 왜 신선봉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전국의 내노라하는 '신선봉'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장소... 그 장소마다 우열을 가리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최고의 '신선봉'은 설악산 공룡능선에 자리한 '신선대(봉)'겠죠. 그만한 명당자리는 없을 듯...ㅎ



신선봉(神仙峰/고도1.212m) 정상








신선봉에서 오래 기다리던 산우들과 함께 단체사진... 오늘 매인 봉우리가 신선봉이니 단체사진은 여기서 찍어야 된다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이후에 대간령에서 마장터로 중탈하는 팀이 있기에 함께 모일 수 있는 봉우리는 여기가 마지막이라서요. 바람은 불었지만 다행히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았고 조망이 좋아서 사진 찍으며 기다려줬네요. 기다린 만큼 좋은 사진들 남았기를...ㅎ










다시 선두팀을 서둘러 보내고... 후미팀은 주위를 즐길 틈도 없이 산행을 이어갑니다. 그래도 사진은 몇 장 찍어야 하니 잠시 주위를 보고 갑니다. 앞으로 걸어야 할 능선 방향










걸어온 능선 방향... 너덜길 위의 봉우리가 상봉입니다. 헬기장에는 어제 비박한 팀이 있었네요










고성 방향의 산줄기... 어딘지는 모릅니다ㅎ










좌측 아래는 화암사 위에 자리한 '성인대'... 그 뒤로 '울산바위'가 보이네요...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는지 조금 전보다 시야가 더 안 좋아지고 있네요










더 오래 있고 싶었지만 산행 시간이 예상보다 늦어져서 이제 서둘러 갑니다. 자주 온 곳이라 다시 올 일이 있을까 하는데... 사람일은 또 모르니...ㅎ










이제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가 나란히 이어져있는 '병풍바위'와 '마산봉'을 향해 갑니다










백두대간 전체 구간을 36구간으로 나눠서 진행했을 때 원래 계획대로라면 지난 4월에 이 구간을 걸었어야 했지만 '산불방지 입산금지' 구간에 포함되어 미리 한 달을 연기해 놓고 5월에 계획을 잡았는데... 그 덕에 휑한 모습의 북설악을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날씨도 도와줘서 마지막 걸음이 즐겁습니다










쉽게 올 수 없는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는데...










만족할 만한 풍경이 보여서 다행입니다













큰앵초








숲 속을 거닐다가 어느 순간 진달래와 철쭉나무 등의 잡목 군락지에 들어섭니다. 덕분에 하늘은 열리지만... 팔 긁히는 것에 조심...ㅎ









숲 속을 걷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주위를 보면서 걷는 것도 좋죠ㅎ










다시 숲... 한동안 비교적 평탄한 능선 길을 걷다가 넓은 헬기장을 만납니다


헬기장








뒤 돌아보면 정면으로 이어진 걸어온 능선 길과 좌측에 솟은 '신선봉'이 보이고... 멀리 우측의 능선은 '상봉'에서 '마장터' 방향으로 내려서는 능선이네요










헬기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이제 대간령으로 내려갑니다. 뒤쪽의 능선에서 왼쪽에 솟은 봉우리가 '병풍바위'의 뒷면이고... 우측의 완만한 능선 왼쪽에 자리한 곳이 '마산봉'이네요










그리고 바로 앞의 우측 봉우리는 '대간령'에서 출발해 처음 만나게 되는 '암봉(岩峰)'입니다










헬기장을 지나면 경사가 있는 내리막을 잠시 걷게 되고... '대간령' 도착... 비법정 구역 탈출...ㅎ 이제 오늘 산행의 어려움은 무사히 끝이 났네요ㅎ 백두대간 산행을 하다 보면 국립공원 관할의 비법정 구역이 11곳이나 됩니다. 산림청 관할은 비법정 구역이 없는데 국립공원 구역만 그렇게 막아놓은 상태이죠. 그러다 보니 설악산 국립공원의 관할인 여기 대간령까지는 비법정 구역에 묶여 있어서 출입이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후로 마산봉은 산림청 관할이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구요. 다녀본 사람들은 왜 굳이 막아 놓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죠... 말로는 생태계 보호라는데... 전국의 산림청 관할의 산들도 생태계를 보호할 곳은 그 부분만 막아놨을 뿐이지 이런 식으로 전체를 다 막아놓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백두대간 산행을 하는 산객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대간령 출입금지 표지판


백두대간 마루금 비법정 구역

속리산 : 문장대~밤티재~늘재 (약 6.5km)

대야산 : 대야산 정상~버리미기재 (약 4.5km)

희양산 : 버리미기재~장성봉 (약 2.0km)

희양산 : 막장봉 갈림길~악휘봉 3거리 (약 4.5km)

대미산 : 마골치~대미산~작은차갓재 (약 16.5km)

황장산 : 감투봉~벌재 (약 5.5km)

선자령 : 매봉~소황병산~노인봉 (약 11km)

오대산 : 두로봉~신배령 (약 4.4km)

점봉산 : 단목령~점봉산~한계령 (약 12.2km)

설악산 : 마등령~황철봉~미시령 (약 9.0km)

북설악 : 미시령~신선봉~대간령 (약 6.7km)









먼저 도착한 선두팀과 합류... 선두는 식사를 이미 끝낸 상태라서 먼저 보내고... 마장터를 지나 창암 박달나무 쉼터로 하산할 팀과 함께 간단하게 식사를 합니다.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안 먹어도 배가 부르네요ㅎ 그동안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한 번도 단속에 걸리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고...ㅎ 잠시 쉬다가 이제 맘 편히 백두대간 마지막 봉우리 마산봉을 향해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대간령 4거리 이정표


대간령(大間嶺/고도649m) : '새이령'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예전에 '인제'와 '고성' '속초' 사람들이 드나들던 길입니다.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에 있어서 '샛령(사이고개)'이라고 불리던 것이 한자 표기로 '간령(間嶺)'이라고 불리었다고 합니다. '간령'은 이 곳 '대간령(大間嶺)'과 마장터 아래 있는 '소간령(小間嶺)'으로 나눠지게 되었구요. 그 외 '소파령' '석파령'이라는 지명으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강원도의 길이 도로화가 되면서 '미시령'을 넘는 국도가 생기고 북쪽으로는 '진부령'을 넘어가는 국도가 생겨서 그 이후로는 잘 다니지 않던 길이 되었다네요. 그래도 여름이나 가을에는 '고성' '도원계곡'으로 산행하는 등산객이 많이 있습니다. 지겨운 임도이지만ㅎ 그래도 계곡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마장터'에는 오래된 건물이 하나 있는데 이 곳이 예전에 '마방(馬房)'이 있던 곳이랍니다. 이름도 그렇듯이 장터가 열렸던 장소이겠죠. 창암 박달나무 쉼터가 있는 '인제'의 사람들과 '고성' 사람들이 장터를 열었던 장소입니다. '인제'와 '속초' 사이의 고개는 '미시령'인데 그 험난한 고개를 넘어 다녔던 사람들에 비하면 '고성' 사람들은 조금 더 편히 인제로 넘어갈 수 있었겠습니다. 그 흔적만이 남아있는 '마장터'는 요즘 백패킹 장소로 더 유명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ㅎㅎ








대간령을 출발하면 한동안 오르막이 이어지고... 건너편에서 봤던 작은 암봉에 올라섭니다. 여기서 보면 신선봉과 상봉이 참 온순해 보이네요ㅎ










암릉 전망대가 있어서 쉬기 좋고... 바라보기도 좋고... 사진 찍기도 좋고...ㅎ 










병풍바위도 참 온순해 보입니다. 반대편은 상당히 거칠어 보이는데...ㅎ 우측의 마산봉은 어디가 봉우리인지 알 수도 없을 만큼 완만하네요










서남쪽 조망도 시원하게 보이네요... 아래 보이는 마장터로 이어지는 깊은 골이 '물굽이 계곡'입니다. 저 멀리 좌측으로는 설악산 '귀때기청봉'과 그곳에서 '서북능선'이 우측을 향해 이어지고... '1408봉'과 '대승령'... '안산'까지... 서북능선 뒤로 살짝 보이는 봉우리가 '가리봉'과 '주걱봉'이네요. 설악산 참 크네요...ㅎㅎ










작은 암봉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이제 '암봉'을 향해 갑니다










평탄한 숲길이 이어지다가 정상 부근에 다가가면 너덜길이 나옵니다. 이 길 말고도 좌측으로 편한 우회길이 있으니 그 길로 가도 되겠네요










암봉에 올라서면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암봉(岩峰/고도880m)








조망을 즐기고 다시 출발... 암봉을 지나면 바로 이정표가 나오는데... 여기가 암봉 전에 만나는 우회길 합류지점입니다. 우회하더라도 암봉에 잠깐 들려서 조망은 보고 가는 게 좋겠죠


암봉 이정표







암봉을 지나면 다시 숲으로










오늘의 마지막 오르막이겠네요









그리고... 백두대간 종주의 마지막 오르막이기도 합니다









암봉 이후로 한동안 긴 오르막... 심하게 올라서는 곳은 없지만 완만히 계속 올라야 하니 조금 힘든 걸음이 이어지고... 거의 다 올랐다 싶으면 길이 양쪽으로 나눠지는 3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우측은 '마산봉'으로 바로 향하는 길이고... 좌측은 '병풍바위'에 들렸다가 마산봉으로 가게 됩니다. 힘들어도 병풍바위를 안 보고 갈 수 없죠ㅎ



병풍바위 아래 3거리&이정표







3거리에서 다시 오르막... 이정표를 만나고 좌측 병풍바위를 보러 갑니다



병풍바위 이정표







넓은 조망터가 있는 '병풍바위'... 정상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는 바위라서 '병풍바위 봉'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이곳이 전망대이기는 하지만 병풍바위의 진풍경은 아래 흘리마을에 내려가야 볼 수가 있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병풍바위 능선을 따라 마장터로 내려가는 등로도 있네요. 가보지를 않아서 어떤 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병풍바위(고도1.075m)







우측의 봉우리가 곧 만나게 될 '마산봉'... 그리고 좌측으로 이어진 능선이 우리가 내려가야 할 백두대간 마루금입니다. 저 능선 아래 '알프스 리조트'가 있겠네요









신선봉... 상봉... 황철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 마루금... 그리고 파란 하늘과 실구름...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가장 원하던 장면들이 펼쳐져 있네요









그래서 마지막 발걸음이 즐겁습니다









건너편에 보이는 능선... 백두대간 남한의 마지막 봉우리인 '향로봉'에서 내려선 능선입니다. 중앙 좌측의 봉우리가 '매봉산'이고... 우측 끝에 보이는 봉우리가 백두대간의 분기점인 된 '칠절봉'이겠네요. 그 우측으로 더 가면 '향로봉'이 나오겠죠. 능선을 가늠해보니 칠절봉에서는 아래 '진부령'으로 방향(동쪽)을 틀고... 진부령을 넘어 우리가 서있는 마산봉 쪽으로 다시 능선이 올라서게 되네요. 우측 아래는 우리가 내려가야 할 '흘리 마을'입니다. 최근에 '칠절봉' 입산이 가능해졌다고 하는데... 이제 남한에서 허가 없이 갈 수 있는 봉우리가 마산봉에서 칠절봉으로 바뀌겠네요









병풍바위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조망을 즐기고... 이제 지척의 마산봉을 향해 갑니다. 말의 등짝처럼 보이나요?ㅎ









평탄한 숲 길이 이어지고... 마산봉에 도착하기 전 공터에 있는 이정표를 먼저 만납니다. 여기서 마산봉은 우측으로 잠시 올라서 만나고 다시 내려와 '알프스 리조트'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마산봉 아래 이정표







금강산 '1만 2천봉' 중에 하나인 '마산봉' 백두대간 종주(북진)의 마지막 봉우리... 그 상징성도 있지만... 더욱이 감동스러운 건... 정상석 뒤쪽에 서면 저 멀리 '향로봉'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백두대간의 참 의미를 알고 사랑을 하는 산객이라면... 저 자리에 앉아 눈물을 흘릴지도...ㅎㅎ 큰 정상석도 새롭게 세워놨고... 주변 정리도 새롭게 했네요. 넓은 공터가 만들어져서 새로운 비박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ㅎ 그런데 정상석 아래 돌로 자리를 만들어 놓은 건 어떤 의미일지... 백두대간을 남진으로 시작하면서 '산신제(山神第)'를 지내라고 일부러 해 놓은 건지...ㅎ


마산봉(馬山峰)고도1.052m 정상석







정상석 뒤로 가서 먼 곳에 이어진 '향로봉(우측 정상에 하얀 구조물이 있는 봉우리)'과 백두대간 마루금을 바라봅니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면서 세 번을 운다고 하지요... 첫 번째는 도로가 만들어지며 단절된 백두대간 마루금을 보면서... 두 번째는 시멘트 채광으로 인해 산의 대부분이 사라진 백복령 위에 있는 '자병산'의 파헤쳐진 모습을 보면서... 세 번째는 마산봉에 올라 더 이상 갈 수 없는 '향로봉' 이후의 백두대간 마루금을 보면서 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로가 연결되어 끊어진 백두대간 마루금을 보면서는 이렇게 개통된 도로로 인해 대한민국의 발전이 이뤄졌기에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지는 않았고... 둘째... 석병산은 두 번 모두 새벽에 가서 실제 모습을 볼 수가 없었으니 슬퍼할 기회가 없었고...ㅎ 셋째... 북한에 있어서 더 이상 갈 수 없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보며 운다는 건... 분단의 슬픔을 공감할 수 있는 세대가 아니라서 그저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그리 슬픈 생각은 안 드네요. 그런데 이 자리에서 가만히 먼 곳을 바라보며 슬퍼지는 이유는... 3년 동안 함께 고생하며 걸었던 산우들과의 추억들... 함께 땀 흘리며 힘들게 올라섰던 수많은 산(山) 중에 마지막 봉우리... 시원한 조망이 트인 전망대에서 같이 먼 곳을 바라보며 걸어온 곳을 바라보고... 가야 할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마지막 봉우리... 그곳이 마산봉입니다. 백두대간 종주의 추억을 마지막으로 공유 할 수 있는... 그래서 슬퍼지는가 보네요


향로봉(우측)과 백두대간 마루금 (지난 사진)







마지막 봉우리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잠시 쉬다가... 이제 마지막 내리막 길로 발걸음을 이어갑니다










백두대간에서 볼 수 있는 산속의 마지막 숲길이네요









내리막 길이 한동안 이어지고... 분위기를 깨는 산속의 구조물이 나타납니다ㅎ 1950년대 육군 산악스키부대의 훈련장으로 만들어진 '알프스 리조트'... 눈이 워낙 많이 오는 지역이고 낮은 기온 때문에 오랫동안 눈이 남아 있어 스키를 즐기기에는 최고의 조건이라서 한 때 국내 최고의 설(雪)질을 자랑하며 각종 전국 스키대회를 개최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1971년 '북설악 스키장'이 1984년 '알프스 스키장'으로 변경되어 운영되다가 2000년대 중반 부도가 나고... 이후 다른 곳에서 인수해 재정비에 들어갔지만 다시 중단된 상태라고 하네요. 지금의 슬로프 시설도 그 당시에 다시 설치한 듯 깨끗해 보입니다. 스키장이 개방된다 해도... 지금은 워낙 좋은 곳이 많아서 성공할지는 모르겠네요









구조물을 지나면 잠시 급경사 내리막이 이어지고... 곧 편안한 등로가 이어집니다










그렇게 이어진 내리막 길 끝에 만나는 알프스 리조트 입구 들머리...ㅎ 아직 가야 할 거리는 더 남았지만 실질적으로 산속에서의 걸음은 여기가 마지막이라고 봐야겠네요. 이후 진부령까지는 임도와 도로를 번갈아 걸으며 가는 길이라 산속의 분위기는 아니니까요. 그 이유는 여기 지역이 '분지(盆地)' 형태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흘리' 마을이라 그렇습니다. 1.000m가 넘는 산들에 둘러 쌓인 지역이라는 뜻으로 산림이 울창하고 산이 높다 하여 '흘리(屹里)'라고 하는데... 그 면적이 워낙 광범위해서 솔직히 이 길이 백두대간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평지에 가깝습니다. 그렇다 보니 마루금을 정확히 알고 걷는 것도 힘들죠ㅎ 42.195km의 마라톤을 뛰다가 스타디움에 들어서서 마지막 트랙 한 바퀴를 도는 기분이랄까...ㅎ 우리는 700km 가까운 마루금을 걷다가 이제 그 끝을 향해 천천히 걷습니다. 어쩌면 가장 뜻깊은 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알프스리조트 들머리&이정표







숲에서 빠져나와 조금 더 걷다 보면 도로를 만납니다. (우리는 이정표 뒤쪽에 보이는 길에서 나왔네요) 여기서 이정표의 '진부령 정상'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약 200m 정도 걷습니다


알프스리조트 들머리&이정표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우측으로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우측 임도를 따라 다시 들어갑니다










임도를 따라 가면 좌측으로 이정표가 보이고... 다시 그 속으로... 이 길이 정확한 마루금은 아니고... 주위 농장이나 시설물을 피해 만들어진 종주 길이라고 봐야 할 것 같네요









봉우리에서 바로 고개로 내려서서 끝나는 구간이 아닌... 걸으면서 백두대간 산행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마지막 분위기가 나는지도 모르겠네요 









생각해보니... 대부분 고개에서 끝나는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이런 모습이 보이는 구간이 없었던 것 같네요









흘리마을의 특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진부령까지의 이 길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임도로 다시 올라서 좌측 방향으로 걷다 보면... 폐허가 된 옛 군부대 건물이 나오고... 그 옆 숲으로 다시 들어갑니다.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크게 헤맬일은 없네요










길 입구에 서있는 저 돌기둥만 기억하면ㅎ









숲에서 빠져나와 목책 지지대를 내려서고... 우측으로 진행(사진상 왼쪽)합니다. 사진상 우측으로 가도 알프스 리조트 입구가 나옵니다. 예전에 북진으로 갈 때는 이 길을 몰라서 그렇게 갔네요









이제 한동안 시멘트 포장길... 가늠해보면... 사진 좌측의 야산이 마루금인 것 같은데... 개인 사유지라서 돌아가는 기분이 느껴지네요. 사실 이 길이 백두대간 마루금이라고 누가 정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옛 백두대간 지도나 선답자들의 산행기... 그리고 등로에 걸어놓은 리본을 보고 가는 거죠. 그저 우리는 고마운 일...ㅎ 여기서 맥을 짚어서 길을 내라고 하면... 정말 헷갈립니다ㅎ









시멘트 포장길은 좌우의 밭을 따라 길게 이어지다가... 이정표를 만나면 포장길은 끝나고... 다시 좌측의 길을 따라 야산 분위기의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뒤를 돌아서 마지막 조망... 좌측의 '마산봉'과 우측의 '병풍바위' 그아래 '알프스 리조트'... 한동안 못 볼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하나만 보고 걸었던...









지난 36개월의 시간들은...









마지막 뒷모습과 함께...









추억으로 담아두고...









그 울타리에서 벗어납니다











그동안 수고했다...ㅎ









마지막을 향해 길게 이어진 계단... 이 마지막 걸음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니... 마장터로 먼저 하산했던 산우들이 미리 와서 기다리고... 먼저 도착했던 산우들과 함께 환영 인사를 받으며 백두대간 북진의 마지막 지점인 '진부령'에 도착했네요. 개인 블로그라 그 모습들은 올리기가 뭐하고...ㅎㅎ 그 사진들은 먼 훗날 가끔 꺼내봐야겠습니다. 산악회에서 처음 진행한 백두대간 1기 팀 종주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 '석병산' 구간을 끝으로 개인적으로 백두대간 종주를 끝냈을 때는 혼자 한 거라서 축하를 받을 수도 없었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도 없어서 혼자만 보냈기에... 오늘 진부령에 도착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별 다른 기분을 못 느꼈네요ㅎ '백두대간 종주'를 완주했다는 생각보다는 '이제 끝났구나'하는 안도감... 그 끝의 의미가 산행이 아닌 다른 의미로 와 닿아서 그랬나 봅니다. 전체 구간을 모두 완주한 사람이 몇 명 안되지만 산악회에서 준비한 기간 동안 모두가 무사히 마지막까지 왔다는 것... 함께 걸었던 산우들이 큰 부상 없이 마무리했다는 것이 가장 큰 행복으로 다가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건... 그냥 남들처럼 완주에 의미를 두었다면 분명 기쁜 일일 텐데... 백두대간 첫걸음을 시작할 때와는 다르게 산에 대한 애착이 커지고... 산에 대한 욕심만 생겨서... '나를 위한 걸음은 하지를 못했구나...' '내가 원했던 바램대로 걸었던 것이 아니었구나...' 그런 생각... 그래서 나를 위한 백두대간 종주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제 홀로 떠나는 백두대간 종주는 지난 시간에 걸었던 그 길에서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이어가야겠습니다. 그런 추억이 있어서 외롭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진부령(陳富嶺) 정상 표시석


진부령(陳富嶺)고도520m : 백두대간 종주의 종착지인 '진부령'은 동쪽의 '마산봉'과 서쪽의 '칠절봉(七節峰/고도1.171m)을 이어주는 고개입니다. 오래전부터 북한의 '추가령(楸哥嶺)' 남쪽의 '대관령(大關嶺)'과 함께 중요한 3대 '령(嶺)'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왕래가 빈번하던 주요 고개였던 것 같습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있는 '추가령'은 '한북정맥(漢北正脈)'의 분기점이기도 합니다. 진부령에 대한 정확한 명칭 유래는 없으나... 역사적 가치를 따지면 '향로봉 전투'를 얘기 안 할 수가 없죠. 미국과 소련에 의해 강제로 '38선'으로 나라가 나눠지고... 이후 한국전쟁 이후에 다시 탈환한 곳이 '향로봉'일대입니다. 이 전투에서 졌다면 지금의 '휴전선'은 설악산 아래까지 내려왔을지도 모르고... 우리는 '설악산'도 북한에 넘겨줬을지도 모르겠네요. '금강산'도 없는데 설악산까지 없었다면 한국의 등산 문화가 바뀌었을지도... 그분들의 희생은 잊지 말아야겠네요.



우연히 가입하게 된 산악회에서 활동하다가 백대명산 탐방이 끝나 갈 무렵 다시 어떤 것에 도전을 할까 하다가 알게 된 '백두대간 종주'... '한 번 해보자' 산악회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준비해서... 2014년 05월에 시작한 백두대간 산행... 어려운 시기도 있었고... 잠시 떨어져서 홀로 걸었던 시간도 있었고... 다시 돌아와 다시 함께 걸으며 지냈던 시간들... 남들이 다 하니까 한 번 해보자 했던 걸음... 나는 무엇 때문에 백두대간에 그리 집착을 하고 찾아 나섰을까... 그들은 무엇을 위해 걸었을까... 그리고 뭐가 아쉬워 또다시 그 길을 찾아 나서고 있을까... 그 물음표는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았네요. 아니... 몇 번을 걸어도 알 수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인생은 그러하니까요. 잠시 손을 놓았던 사진을 다시 찍게 된 것도 백두대간... 혼자 다니며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도 백두대간... 산악회를 벗어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이유가 백두대간... 산우들과 함께 걸으면서 사람 안의 내 모습을 발견했던 계기가 된 것도 백두대간... 지난 3년간의 백두대간은 제 기억 속에 그렇게 자리할 것 같네요. 그리고... 이제 산악회를 잠시 떠나는 이유도 백두대간이 될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고 속초로 이동해 뒤풀이 식당에서 작은 기념행사를 하고... 산악회를 다니면서 처음으로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로 술을 마시고ㅎㅎ 서울로 향합니다. 다시 산우들과 함께 할 발걸음은 미지의 상태로 남겨두고...

 


▣ END ▣



태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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