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그 이른 아침
산행 구간
닭목령~고루포기산~능경봉~대관령
산행 일자
2016년 12월 18일 [일요일]
산행 형식
40인승 버스 / 토요무박
산행 인원
14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13km
산행 시간
05시 30분 ~ 14시 00분 [8시간 30분]
구간 기록
05시 30분 : 닭목령 출발 (~3.4km)
07시 00분 : 왕산 1쉼터 도착 (~2.6km)
08시 10분 : 왕산 2쉼터 도착 (~1.3km)
09시 10분 : 고루포기산 도착 [식사]
10시 10분 : 고루포기산 출발 (~1.0km)
10시 40분 : 전망대 도착 (~0.7km)
11시 00분 : 왕산골 갈림길 도착 (~0.8km)
11시 20분 : 샘터 도착 (~2.3km)
12시 50분 : 돌탑 도착 (~0.3km)
13시 00분 : 능경봉 도착 (~1.1km)
13시 40분 : 산림초소 도착 (~0.6km)
14시 00분 : 대관령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암릉구간 없는 평범한 육산... 조망도 거의 없음
◈ 산행 사진 ◈
겨울... 첫눈... 강원도... 누구에게나 겨울의 추억이 많은 곳... 매년 12월이면 강원도 어느 산에 눈이 많을까를 생각하고 준비를 하게 됩니다. 회차가 막바지에 접어든 백두대간이라 마지막 겨울이 될 시기를 조정하다 보니 강원도 영동지방으로 구간을 미뤄놨다가... 그 첫출발을 하게 됩니다. 눈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그 시간을 기다렸지만...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지진 않았네요. 영동지방에 50cm가 넘는 눈이 내리기는 했지만... 이틀만 늦게 내렸다면 좋았을걸... 아쉬움은 뒤로 하고 백두대간의 마지막 겨울... 그 첫 번째 산행지로 출발합니다
이번 구간은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한 '고루포기산'과 '능경봉'이 있는 '닭목령~대관령' 구간입니다. 원래 계획은 '삽당령~닭목령~대관령(약27km)'이었는데... 3일 전 내린 폭설로 구간 완주가 힘들어 보여 중간부터 산행을 하기로 급 변경을 하게 됩니다. 중탈을 하게 되면 다음 구간을 이어갈 수가 없어서... 그렇게 되면 한 구간이 더 늘어나 예정된 날짜에 백두대간 종주가 끝나지 못하니... 걷기 좋은 3월로 미루게 됩니다. 그 시기에도 눈이 내리는 지역이라 걱정이네요. 그때도 눈이 쌓여 있으면 골치 아플 텐데ㅜㅜ 암튼 그러다 보니 이번 구간은 거리가 너무 축소돼서 13km 정도밖에 안되네요. 함께한 팀원들에게는 즐거움이...ㅎㅎ
전날 선자령 백패킹 갔다가 강풍으로 쉘터가 찢어지는 아픔을...ㅎ 결국 하산해서 강원도 콘도를 빌려 하루 숙박을 하고 여행을 하다가 다음날 오게 될 백두대간팀 새벽 식사를 위해 강릉터미널 근처 새벽 식당을 여러 곳 알아 놓고 갔는데... 산행 출발 전 휴게소에서 식사하고 준비하는 게 낫겠다는 의견에 새벽에 강릉 대관령 휴게소(강릉휴게소가 이름이 바뀌었네요)에서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새벽시간에는 밥은 안 팔고 면 종류만 파네요. 회원들에게 원성을 듣고 맙니다...ㅋ 전날 저녁에도 면을 먹었는데... 새벽에도 면... 점심도 라면...ㅋ 암튼 식사를 하고 휴게소를 떠나 다시 버스에서 잠이 듭니다. 다 왔다는 기사님 얘기에 눈을 떠보니... '삽당령'?? '닭목령'으로 가자 했는데... 기사님이 잘 못 알아들으셨나 봅니다. 잠시 머리를 굴려 보지만 방법이 없어 다시 닭목령으로 가자고 기사님께 말하고... 우여곡절 끝에 닭목령 들머리 도착... 결국 예상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산행 준비를 합니다
닭목령 표시석
백두대간 '닭목령(고도700m)'은 북쪽 강원도 강릉시 '왕산리'에서 남쪽 '대기리'로 넘어가는 고개입니다. 강원도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의 경계가 되는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그리 높지 않은 고개 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도로포장도 잘 되어있고 강릉 시내버스도 다니는 곳입니다. 실제로 남쪽 '대기리'에 화전민들이 자리했던 '닭목 마을'이 있습니다. '닭목령(닭목재)'은 그 주변의 산세가 '천상(天上)'에서 산다는 '금계(金鷄)'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고 이 고개는 그 목덜미에 위치해서 '닭목령'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마을 이름의 어원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버스에서 내리니 작은 미니버스가 한대 서 있습니다. 백두대간 종주가 아니면 잘 오지 않은 지역이라 가까이 가서 대화를 해 보니 어젯밤에 대관령에서 출발한 백두대간 종주팀이라고 하네요. 남진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백복령까지 간다고 하니... 한 겨울에... 보통 팀은 아닌 듯하네요ㅎㅎ 암튼 덕분에 대관령까지 가는 길이 러셀이 되어 있어서 우리는 수월하게 진행을 할 듯합니다... 아쉬운 건 첫겨울... 설산행... 러셀을 하는 즐거움은 없어졌네요ㅎ
닭목령 들머리
아직 산속이 아닌데도 적설량이 꽤 되네요
눈이 많으니 오늘 산행이 기대가 되네요. 거리도 짧아서 부담도 없습니다
역시나 어두운 시간에 출발하니 주위 풍경은 보이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들머리 이후 평탄한 길로 이어지다가 좌측으로 간간히 보이는 채소밭이 있고... 어느 정도 지나니 임도와 합류하게 됩니다. 농장지를 위해서 만들어놓은 길 같네요. 임도를 만나고 잠시 후 좌측에 숲으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임도에서 숲으로 들어서는 등로
비교적 큰 오르막이 없는 등로가 이어지고... 첫 이정표를 만납니다
이정표
3일 전에 눈이 내리고 계속 추운 날씨였는데도 벤치에는 그 흔적이 없네요
벤치가 있는 곳을 지나 평탄한 작은 고개에 도착하니 이 곳이 '왕산 제1쉼터'라고 되어있습니다
왕산 1쉼터 이정표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쉼터에서 바로 오르막을 오르고... 평탄한 능선에 접어들면서 오늘도 어김없이 해맞이 시간을 맞이 합니다만... 조망 없는 숲과 짙은 구름 때문에 선명한 일출은 만나질 못했네요. 이후로도 그렇지만 한동안 이런 숲을 걸어야 합니다
쉼터를 지나며 고도를 높혀가니 경사면에는 꽤 많은 눈이 쌓여 있네요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 더 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재미로 겨울산 다니는 거죠ㅎ
어느덧 '왕산 제2쉼터' 도착
왕산 2쉼터 이정표
보통 오르막을 올라서 봉우리 부근에 쉼터(벤치)가 있는데... 이곳 왕산 쉼터들은 모두 고개에 있습니다. 쉬었다가 올라가라는 말인지...ㅎ
쉼터를 올라 봉우리에 다다르니 철탑이 하나 있고... 오늘 처음으로 시원한 조망터가 나오네요. 지금 주위의 시계가 좋기는 하지만... 능선과 봉우리가 가늠이 되질 않네요. 좌측은 우리가 걸어온 길이니 가까운 '화란봉' '석병산'과 멀리 '두타산'이 아닐까 하고... 정면의 봉우리는 '상원산'같고... 그 뒤쪽으로 보이는 희미한 봉우리가 '가리왕산'인 것 같습니다
철탑을 지나면 고루포기산까지 임도가 이어집니다. 이 높이에 전봇대라니...ㅎㅎ
철탑에서 뻗어 나온 전기선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리 보기 좋지는 않네요
임도가 더 넓어지고... 이 길은 '용평리조트(지르메마을)'까지 연결이 됩니다. 철탑 공사와 보수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길 같네요
임도를 따라 걷다가 고루포기산 정상을 가려면 우측으로 잠시 올라야 합니다. 좌측으로도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안반데기'로 가는 비등로입니다
닭목령을 출발한 지 약 3시간이 지나 오늘 구간에서 최고 상봉인 '고루포기산'에 도착을 합니다. 이전에 안반데기 백패킹을 가기 위해 대관령에서 올라 지나간 적이 있네요. 그때는 백두대간 남진을 하기 위해서 대관령에서 출발했지만 어쩐 일인지 목적지가 산행 중에 바뀌어서 안반데기로 가서 비박을 했습니다. 그때 날씨도 좋고 적설량도 꽤 많아서 안반데기에서의 비박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언젠가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고루포기산 정상석
백두대간 '고루포기산(고도1.238m)'은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가 되는 곳입니다. '고루포기'는 순수한 한글로 산 남쪽의 '골짜기 마을'에서 유래된 지명인데... 지방 사투리로 '골패기'가 변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을 이름이 먼저인지 산 이름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특이한 지명인 것 같네요. 그리고 '대동여지도'에는 '소은백이산(所隱柏伊山)'이란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신비한 지역의 마을이란 뜻으로 기록되었나 보네요. 그리고 안내판에는 '다복솔'이 많아서 고루포기라고 했다는데... 다복솔은 배추 포기처럼 가지가 퍼지면서 자라는 작은 소나무를 얘기합니다. 암튼 정확한 유래는 '썰'만 있을 뿐...ㅎ 고루포기산의 남쪽(정상석 뒤쪽)에는 1965년경에 만들어진 '안반데기(안반덕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1.100m 고지에 형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밭입니다. 백두대간 능선에서 만날 수 있는 고랭지 채소밭 3곳(덕항산구간.매봉산구간)중에 한 곳입니다. '안반'은 '떡을 칠 때 바닥에 있는 나무판처럼 넓고 평평한 것'을 말하고.. '데기'는 작은 언덕... 그리고 '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안반데기 주변에는 라이딩이나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길과 숙박시설...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사진작가들에게는 출사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고루포기산을 내려와 바람을 피해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고루포기산에서 내리막을 걷다 보면 약 500m 정도 지나 좌측으로 갈림길이 하나 있는데 '오목골'로 내려가는 등로입니다.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산행에 주로 이용하는 등로입니다. 대관령에서 출발할 때 능경봉을 지나고 이 곳에서 고루포기산을 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오목골로 내려가게 됩니다. 아니면 그 반대로 산행을 해도 되겠죠. 첫 번째 방법이 난이도가 더 쉽습니다. 갈림길을 지나 더 내려가면 작은 전망대가 나옵니다. 이번 구간에서 북쪽 방향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네요
전망대 데크
전망대에 올라서니 하늘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동풍이 불어서인지 구름이 바닷바람에 밀려오는 풍경이 이채롭네요
우측의 능경봉과 그 뒤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에 몰아치는 바람이 느껴지는 하늘입니다
다음에 가게 될 '황병산'과 '소황병산'이 눈에 들어옵니다. 구름이 짙게 깔려서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지만 그 좌측 뒤로 오대산이 있겠죠
조망이 더 좋았더라면 선자령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의 풍력발전기 모습들이 더 선명하게 보였을 텐데... 아쉽네요
잠시 조망을 즐기며 쉬다가... 다시 출발
전망대 이정표
하늘은 조금 열렸는데... 바람은 더 거세지고 있네요
잠시 내리막을 내려오면 '왕산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조금 전 지나온 오목골에서 내려서는 등로와 만나는 길입니다
왕산골 갈림길 이정표
벤치가 있는 공터에서 잠시 휴식... 오늘은 후미에서 가다 보니 여유가 많습니다. 선두에 있는 팀원들에게 미안하긴 하죠ㅎ
이번 겨울 첫 설산행이니 즐길 건 즐겨야죠ㅎ
지난번에도 이 곳을 지나면서 샘터를 찾아봤지만 위치가 어딘지는 모르겠네요ㅎ 겨울에만 와봐서 눈이 쌓여 있으니 찾기 힘들었나 봅니다. 암튼 공터가 넓고 평탄해서 비박하기 좋아 보이는데... 옛 지도에는 이 곳이 '횡계치'로 기록되어 있네요. 이 아래로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1터널'이 지나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등로가 사라진 듯합니다
샘터 이정표
상고대가 있었다면 더 아름다웠을 길입니다
갑자기 늘어난 후미 그룹ㅎㅎ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보니 평상시보다 체력 소모가 많았겠죠
능경봉에 가까워지니 러설에 잘 되어 있어서 좋긴 한데... 재미는 없어집니다ㅎ
샘터를 지나면서는 능경봉까지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팀원들에게 도대체 능경봉이 어디냐고 원성을 들었던 구간ㅎㅎ
가다 보면 나오겠죠ㅎㅎ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려고 애쓰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보세요
다시 오지 않을 시간... 걷고 있는 이 시간이 추억이 됩니다
가끔 혼자만의 시간도 가져보고... 홀로 산을 느껴보세요
그러다 보면 지금 함께 걷는 산우가 소중한 순간도 옵니다
능경봉에 거의 가까워지면 데크가 하나 나오고... 그 옆으로 예전부터 쌓아온 돌탑이 하나 있습니다. 돌탑의 높이가 높아져서 위에 더 쌓을 수 있게 계단을 만들어 놨다고 하네요. 이 장소가 고개도 아닌데 돌탑이 왜 여기에 만들어졌는지는 모르겠습니다ㅎ 다음에 남진으로 진행 시에는 저도 돌 하나 얹어놓고 와야겠네요
행운의 돌탑
돌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오름길을 올라서니 곧 능경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많이 다져진 것이 의아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곳에서 오늘 비박을 한 팀이 있었네요ㅎ 눈 치우고 자리 마련하느라 고생 좀 했을 것 같습니다
능경봉 정상석
백두대간 '능경봉(고도1.123m)'은 '고양이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해서 '눈굉이'가 '능괭이'로... 또 '능경봉'으로 변화되었다고 하네요. 예전에는 '능경재'로 불린 적도 있고... 현지 주민들에게는 '닝갱이'로 불리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명칭은 '능정봉(凌頂峰)'입니다. 대관령에서 남쪽으로 뻗은 '낙맥(落脈)'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라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그리고 '소우음산(所亏音山)'으로 기록된 옛 문헌도 있습니다. 이 근처에 영험한 샘이 있어 그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내린다는데... 그 샘은 어딨는지 모르겠네요ㅎ
능경봉에서는 정상석 바로 뒤쪽(동쪽)으로 조망이 트여있습니다. 그 앞에 보이는 곳이 '제왕산(帝王山)841m'입니다. 제왕산은 고려시대 32대 왕인 '우왕'이 전쟁 중에 피난을 가다가 이 곳에서 터를 잡고 '제(第)'를 지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네요. 그래서 산성터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강릉시장이 '기우제'를 지낸 곳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신성시되는 산이라고 합니다. 정상 부근에 사면으로 보이는 길은 '강릉 수력발전소'로 가는 비포장도로이고... 저 길을 통해 제왕산을 지나 '대관령 옛길'로 가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현재 영동고속도로가 대관령 밑으로 터널이 개통되기 전에는 잠시 후 만나게 될 대관령 표시석이 있는 456번 국도가 영동고속도로였고... 그 도로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저 길이나 '선자령' 방향으로 있는 옛길로 평창에서 강릉을 넘어갔습니다. 겨울이나 여름에 자주 찾게 되는 트레킹 코스이니 나중에 다시 가게 되면 자세히 적어봐야겠네요
그리고 동남쪽으로 보이는 산은...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다녀와서도 지도를 찾아보고 후기를 찾아봐도 저곳에 대한 얘기를 한 자료가 없네요. 지도로만 보면 '석병산'에서 '자병산'으로 연결되는 대간 마루금인지... '칠성산'인지... 암튼 백두대간 구간 중에 답사한 적이 없는 유일한 구간이라 저도 잘은 모르겠네요ㅎ
이제 남은 거리는 1.8km... 하산만 하면 됩니다ㅎ
능경봉 이정표
능경봉 아래는 헬기장이 있습니다. 이 곳도 오늘 비박을 한 흔적이 있네요. 바람은 어찌 피했는지...ㅎ
능경봉 헬기장
약 1km 거리의 완만한 내리막길... 눈이 쌓여 있으니 더 수월하게 하산을 합니다. 이어서 산불관리초소 건물이 나오고 비포장도로와 연결이 됩니다. 이 길이 제왕산으로 이어지는 임도입니다. 조금 전 능경봉에서 조망했던 길입니다. 이 3거리의 지명이 '용천'이라 되어 있는데... 그 어원은 모르겠네요. 그 영험한 샘이 이 장소인가...ㅎ
용천 갈림길 이정표
내려와서 뒤를 돌아보면... 좌측이 '제왕산'으로 가는 길... 우측은 '능경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입니다
산불관리 초소(용천)
용천에서 완만한 비포장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대관령 고개 정상이 나옵니다. 오늘 산행의 종착지네요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
백두대간 '대관령(大關嶺)832m'은 '아흔아홉고비'라는 말을 만들어낸 곳입니다. 그만큼 험난한 '준령(峻嶺)'입니다. 자세히 적지 않아도 유명한 곳이죠. 아마도 우리나라에 있는 고개 중에 가장 많이 들어보고 접해 본 지명일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역명을 '도(道)'가 아닌 산맥의 기준으로 말할 때 강원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이 '영동(嶺東)지방'과 '영서(嶺西)지방'입니다. 그 '영(嶺)'의 중심이 바로 대관령입니다. 그만큼 지형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대관령에 관한 이야기 하나를 적자면... 강릉에서 평창(한양) 방향으로 넘어가는 이 고개는 숲으로 이어진 오솔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때 '고형산'이라는 사람이 개인 재산으로 이 길을 우마차가 지날 수 있을 정도로 길을 넓혀놨습니다. 그러니 교통수단이 편리해진 거죠. 이때까지는 좋았으나... 훗날 '병자호란'때 청나라가 '주문진'으로 상륙하여 이 길을 통해 쉽게 한양으로 입성하자 당시 조선의 왕이었던 '인조'가 크게 노하여 '고형산'의 묘를 파헤쳤다고 하네요. 순간 역적이 돼버린 꼴이죠ㅎㅎ 암튼 역사적으로 많은 이야기와 삶의 희로애락이 있는 고개인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에서 더 직진을 하면 대관령 표시석이 있습니다. 원래 대간 마루금은 그곳으로 연결이 됩니다. 후미에서 내려오는 중에 무릎에 문제가 생긴 산우가 있어서 이 곳에서 바로 주차장으로 내려가 산행을 종료합니다. 다음 구간은 남진으로 진행이 되니 그때 사진을 찍어야겠네요. 암튼 바람이 몹시 불던 겨울... 아름다운 설경은 만나질 못했지만 많은 적설량으로 눈은 실컷 밟고 왔네요. 산행 거리가 짧아서 아쉬움이 있지만 구간을 연결해서 가야 하는 백두대간 특성상 어쩔 수 없었네요. 다음에 이 구간을 남진으로 찾을 때는 멋진 설경을 기대하고 준비해야겠습니다. 모든 팀원이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횡계 시내로 이동... 식사를 하고 서울로 향합니다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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