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북진 NO-28 갈전곡봉

가을... 그 안의 쉼터 



산행 구간

   구룡령~갈전곡봉~왕승재~조침령~조침령터널

산행 일자

   2016년 11월 20일 [일요일]

산행 형식

   40인승 버스 / 토요무박

산행 인원

   13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21km [접속구간 1.4km]

산행 시간

   04시 40분 ~ 16시 40분 [12시간]

구간 기록

   04시 40분 : 구룡령 출발 (~1.1km)

   05시 00분 : 옛구룡령 도착 (~2.8km)

   06시 10분 : 갈전곡봉 도착 (~3.3km)

   08시 30분 : 왕승재 도착 (~2.8km)

   10시 10분 : 공터 도착 [식사]

   11시 10분 : 공터 출발 (~1.0km)

   11시 30분 : 연가리골 갈림길 도착 (~2.4km)

   12시 40분 : 1059봉 도착 (~2.6km)

   14시 10분 : 황이리 갈림길 도착 (~1.8km)

   15시 00분 : 옛 조침령 도착 (~2.3km)

   16시 00분 : 조침령 임도 도착 (~1.4km 접속구간)

   16시 40분 : 조침령 터널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11월 15일~12월 15일 산불방지 기간 입산금지

   트랭글 기록과 이정표 거리가 조금 다름

   암릉구간 없는 평범한 육산... 조망도 거의 없음

   작은 봉우리들이 많아서 오르내림이 많음

   조침령 임도에서 우측 조침령 표시석으로 진행(왕복)

   조침령 임도에서 좌측은 하산 방향 (접속구간)










◈ 산행 사진 ◈


백두대간이라고 항상 멋진 풍경이 보이는 것은 아니겠죠. 백두대간의 '중화지구'라 불리는 '추풍령~화령' 구간도 그렇고 '고치령~도래기재' 구간도 그런 것 같습니다. 대부분 능선에서의 조망이 없거나 유명한 봉우리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선답자들은 지루한 구간이라고 부르고 있죠. 위에 열거한 구간은 다 지나오고... 이제 하나 남은 곳이 이번에 다녀온 '구룡령~조침령' 구간입니다. 구간을 나눈 곳 중에 유일하게 산(山)의 지명 하나 없이 '갈전곡봉'이라 불리는 봉우리만 있는 곳이네요ㅎㅎ 백두대간 구간 중 제가 유일하게 한 부분도 가보지 못한 곳이어서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하고 갑니다. 그 기대를 조금이나마 충족시키고자... 늦은 가을... 사각거리는 낙엽을 밟으러 떠났네요   




서울에서 출발해 춘천 고속도로를 타고 동홍천을 경유해서 갑니다. 가기 전에 여기저기 식당을 알아봤으나 가는 길에는 새벽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어서... 홍천 읍내에 잠시 들려 길가에서 미리 준비해온 간단한 음식을 조리해먹고 오늘 들머리인 구룡령에 도착했습니다. 한 달 만에 다시 구룡령 표시석을 만나네요


구룡령 표시석






홍천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면 구룡령 표시석 맞은편으로 들머리가 있습니다. 지금이 가을 '산불방지 기간'이라 입구를 막아놨네요. 살짝~ㅎ


조침령 방향 들머리 계단






잠시 후 공터에 이정표가 나오며 우측 능선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오늘 걸어야 할 백두대간 마루금은 21km입니다 








어제 강원도에 비가 내린다고 해서 살짝 기대를 했는데... 기온이 높아서 그런지 쌓인 눈은 없었네요ㅎ








오르막도 있고... 평지도 있고... 약 20여분이 지나 구룡령 옛길에 도착합니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였던 구룡령 표시석이 있는 현재 도로는 일제 강점기 때 구룡령 주변의 광물자원과 여러 임산자원을 손쉽게 수탈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도였다가 포장도로로 개통한 것이고... 옛 선조들이 왕래하던 원래 구룡령은 이 곳입니다. 양양 사람들이 홍천이나 서울 방향으로 갈 때 넘어섰던 고개입니다. 영동지방(양양.고성.속초등)에서 서울 방향으로 넘어가려면 지나야 하는 고개들 중에 길이 가장 편하고 완만해서 주로 이용했던 길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이름으로는 '바꾸미고개'라고 부르는데... 양양 사람들이 각종 해산물을 싣고 홍천으로 넘어가 농작물과 물물교환을 했던 고개라 해서 붙여진 명칭입니다. 왕래하던 사람이 없다가 '문화재청'에서 2007년에 명승으로 지정후 홍보하며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죽령옛길' '문경새재길' '문경토끼비리'와 함께 4대 명승길로 지정이 돼있기도 합니다. 그만큼 보존 가치가 있다는 얘기겠죠   


구룡령 옛길 지도


양양에서 구룡령(옛길)으로 오르는 길에 '묘반쟁이' '솔반쟁이' '횟돌반쟁이' 라는 지명이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묘반쟁이'의 전설은 조선시대 때 홍천의 수령(守令)과 양양의 수령이 군의 경계지역을 나누기 위해 각자 자기 지역에서 출발하여 만나는 지점을 군의 경계지역으로 정하기로 했는데... 그때 각 수령이 만난 지점이 지금의 구룡령 정상이라고 하네요. 우연인지 어쩐지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만나 지금의 군의 경계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양양 수령을 업고 온 한 청년이 무리한 탓인지 다시 양양으로 돌아가던 중에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공적을 기리고자 만든 묘가 있다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옛길에는 묘가 하나 있는데 그의 묘라고 합니다. '솔반쟁이'는 1980년대 '경복궁'을 복원하기 위해 사용된 '금강송'들이 이곳에서 재목 되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루터가 아직 남아있다고 하네요. '횟돌반쟁이'는 석회암이 많이 나는 지역이라 붙여진 명칭입니다. '반쟁이'는 '반정(半程)'에서 나온 말로 구룡령 '아흔아홉 구비'의 반이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 중간 지점이라는 얘기겠죠







명성에 걸맞지 않게 정상 표시석은 참 초라합니다








이번 구간을 남진으로 진행 시에는 이 곳에서 '양양 갈천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게 대중교통 이용이 더 수월해 보입니다. 구룡령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서 콜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이용 요금이 비싸네요. 갈천리에는 양양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꼭 전 구간 완주를 위해 서면 구룡령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오던가 해야겠죠ㅎㅎ 아니면 남쪽 '홍천 명개리' 방향으로 내려서도 홍천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있네요. 그런데 시골이라 버스 시간 맞추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구룡령 옛길 이정표







구룡령 옛길에서 조금 더 가니 우측(북쪽)으로 내려서는 '양양 갈천리' 방향 등로가 또 있습니다








능선에 접어들며 북쪽 방향으로 진행을 하니 바람이 조금 불어옵니다. 이제 겨울이라는 것을 확연히 느낄만큼 차가운 바람이네요








갈전곡봉에 가까워지니 새롭게 세워진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곳에만 이쁜 이정표가 서있네요ㅎ 아마 이곳도 '국가지점번호'를 도입해 관리할 생각입니다. '국가지점번호'는 건물이나 도로 등이 없어 주소가 지정되지 않은 곳에 현 위치를 표시하기 위한 고유번호라고 보시면 됩니다. 주로 국가 재난시나 등산시에 현 위치의 번호를 구조요청이 가능한 기관(119나 산림청등)에 보내면 바로 이 지역으로 구조가 오게 되는 거죠. 어떻게 보면 경도와 위도의 신 개념 역할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앞으로 모든 주요 등산로에 산림청이나 지방자치단체 관리소에서 설치를 할 예정인가 봅니다. 이 번호는 일정한 규칙에 의해 모든 기관이 통일을 한 고유번호입니다. 한글과 숫자로 구성된 지점번호는 한글은 100km 단위로 지정되고 숫자는 10m 단위로 지정됩니다 








현 위치 정상?? 무슨 정상?? ㅎㅎ 이정표가 세워진 이곳이 대략 1.100고지 정도 되는데... 어떤 정상인지는 찾아봐도 없네요. 암튼 이 곳에도 우측(북쪽)으로 '갈천약수'가 있는 곳으로 내려서는 등로가 있습니다. 조금 전에 지나온 갈천리 갈림길과 거의 같은 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남진으로 진행 시에 중탈할 구간이네요ㅎ 이번 구간에는 중탈 구간이 꽤 많은데... 접근성을 따지면 대부분 양양 방향으로 내려서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다시 완만한 경사를 따라 올라서니 오늘의 첫 봉우리이자 최고 상봉(上峰)인 '갈전곡봉'에 도착합니다


갈전곡봉 정상







갈전곡봉에서 서쪽으로 능선이 하나가 분기되는데... 방태산 자락의 '가칠봉'과 '응복산' 으로 가는 등로입니다









'갈전곡봉(葛田谷峰)1.204m'은 '칡'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마을 이름의 유래가 되기도 하니 이 지역 일대가 칡넝쿨 밭이라는 얘기겠죠. 칡뿌리는 '갈근(葛根)탕'의 재료이기도 해서 약재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산림 훼손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다른 나무를 감싸고 올라가 그 생명을 죽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워낙 왕성한 생명력 때문에 골치 아픈 존재이기도 하죠. 같은 '콩'과의 하나인 '등(藤)나무'와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주위에 있는 식물이나 기둥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감싸고 올라가는 특성 때문에 이를 빚대어 '갈등(葛藤)'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갈전곡봉 안내판







갈전곡봉에서 급경사 내리막을 한참이나 내려갑니다. 올라올 때 꽤나 힘들어 보이네요. 오늘 구간의 최고봉이자 유일한 이름을 가진 갈전곡봉을 지나니 본격적으로 지루한 오르내림이 시작됩니다. 이름도 없는 수많은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가야 하는 게 오늘 산행의 묘미입니다. 물론 이 봉우리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었구요ㅎ


나무타는 사람??ㅎㅎ






오늘 구간을 이 시기에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낙엽이었습니다 








조망도 없고 지루함이 이어지는 길에서 어떤 재미를 느끼며 걸어야 할지... 그건 걷는 사람의 몫이겠죠









백두대간 전체 구간이 항상 즐거울 수만은 없을 테니까요 








지루함을 지우기 위해 재미를 찾다 보니 주위를 자주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라섭니다


1.016m봉 삼각점






그나마 시원한 조망이 트이는 곳이네요. 해가 걸려있는 동쪽 방향을 보니 지난달에 걸었던 '약수산' 부근인 것 같습니다 









봉우리에서 잠시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내리막... 주위의 풍경에 다시 빠져듭니다








세월의 흔적들과 상처를 가진 나무들이 많이 보이네요








이름 모를 풀도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지금 피어난 것인지... 아니면 아직 남아있는 것인지... 그 시작을 알 수 없으니 끝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음에 볼 수 있을까요 









참 처량하기 그지없는 황량한 능선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존재는 주위에 많이 보입니다 









간혹 주위의 환영을 받으며 걷기도 하구요









힘이 들면 쉬어가라고 의자들이 자주 보입니다. 그 넉넉함은 백두대간 구간 중에 제일인 것 같네요








아침 햇살이 따가워질 때쯤 도착한 곳은 '왕승(王勝)골재'입니다. 이 곳도 일제 강점기 때 '창지개명(創地改名)'으로 이름이 바뀌었던 곳입니다. 명칭의 유래를 찾아봐도 정확한 정보가 나오질 않네요. 현지에서는 '왕새이'라는 지명도 사용하는 걸로 봐서는 '큰 고개 사이의 골'이라는 뜻인가 봅니다


왕승골재 4거리







이 곳에서 내려서는 곳은 서쪽(좌측)으로 '방태산 3둔 5가리'중의 하나인 '명지가리골'이 있습니다. 산림청에서 관할하는 '백두대간 트레일' 구간입니다. 입산 허가를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곳이니 비법정 구역이 되겠죠. 아침가리골의 시작점인 '조경동교'에 단속 초소가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ㅎ 원래 이번 구간은 올여름에 백두대간 비박으로 진행을 하려고 했던 구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봄에 설악산 구간을 1박 2일로 진행을 하게 되어서... 1박이 부담스러운 회원들이 더러 있어 포기하게 되었죠ㅎ 이 곳으로 내려서 북쪽으로 더 진행을 하게 되면 유명한 '아침가리골'이 나와서 이정표에는 아침가리골의 한자인 '조경동'을 표시해둔 것 같습니다. 동쪽(우측)은 왕승골을 따라 갈천리 마을로 내려서게 됩니다 


왕승골재 이정표






백두대간에서 이런 홍보용 안내 표지판은 처음 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이 맑아집니다. 미세먼지도 없던 날이라 조망이 좋았었는데... 이런 하늘이 보이는 날 꽉막힌 숲 속만 걸으려니 억울하네요ㅎ








겨우살이... 이때만 해도 희귀한 풍경이었습니다ㅎ








볕이 좋은 자리에 한 구의 묘가 있습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자리한 묘... 백두대간을 걷는 사람으로서 부럽습니다. 전 시골 야산에나 묻힐 텐데...ㅎ








만났다가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굳이 만나고 싶지 않은 악연도 인연일지 모르겠네요 








예전에 세워진 이정표나 쉼터는 참 많습니다. 조망이 없다 보니 사진에 담아온 건 이런 풍경들뿐이네요ㅎ








이번 구간의 대부분 이정표에는 위도와 경도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요즘은 GPS를 많이 활용하니 독도법을 활용해 가는 경우가 없어서 그 실용성은 많이 떨어지죠. 게다가 국가지점번호까지 활용하게 되면 사용 할 일도 없을듯 합니다. 요즘 독도법을 아는 등산객도 거의 없다시피 하구요. 남들이 지정해준 길만 간다면 크게 필요한 것도 아니지만 흔히들 말하는 '들개사냥'을 할 때나 길을 잃었을 때 꼭 필요한 것이 지도(지형도)와 나침반입니다. 그런 상황을 위해서 배워두면 좋긴 하죠 








볕이 좋은 공터에서 식사를 하고 출발하니 잠시 후 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겨우살이들이 지천에 보입니다. 이렇게 많은 겨우살이는 처음 보네요ㅎ








그 순간 갑자기 멧돼지가 나무에 올라 하나 따옵니다ㅋㅋ 먹으면 몸에 좋다는데... 전 몸이 좋아서ㅎㅎ


겨우살이






다시 길을 이어가니 '연가리골'의 초입으로 내려가는 등로가 나오네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가끔 보이는 자작나무도 한번 바라보고 








낙엽 사이로 피어오른 잎도 바라봅니다







이 보잘것없는 구간에 등산객이 얼마나 온다고... 지지목도 깔아주고... 밧줄도 달아주고... 고마움이 느껴지던 구간이네요








숲이 우거진 계절에 오면 길이나 제대로 보일까 하지만... 낙엽이 지천에 널린 지금의 풍경이 더 아름다워 보이네요









오랜만에 마음 편히 한적하게 걸어본 시간이 얼마만인지... 복잡한 머릿속이 잠시 잊혀지던 시간이었습니다








그저 걷기만 해도 좋았던 시간








다음에 오면 이 곳에서 비박을 할까... 야영 장소도 몇 군데 기억해 놓습니다. 물론 겨울에 와야겠죠ㅎ








걷다가 유난히 눈에 띄는 1.033m봉으로 여겨지는 장소에 도착합니다. 이름이 있는 봉우리가 아니다 보니 대충 가늠만 해보네요. 이 곳에서 우측으로 방향이 틀어지면서 다시 동쪽으로 진행을 합니다. 멀리 설악산의 서북능선이 어지러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고 좌측으로는 지난 가을에 다녀왔던 점봉산이 보입니다








다시 내리막... 이렇게 오르내림이 많았던 구간이 또 있었을까 생각할만한 능선이 이어집니다








또 그렇게 걷다 보니 벤치가 있는 넓은 공터가 나오네요








눈에 덮인 저곳에 텐트 하나 쳐놓고 아침을 맞이하면... 하얀 상고대가 보일까요... 멧돼지가 보일까요...ㅎㅎ








공터에서 한참을 쉬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다시 나오는 갈림길... 서면(양양)방향과 진흑동(인제) 방향으로 내려서는 4거리 입니다









오르고... 평지... 내리고... 평지...ㅎㅎ 그래도 지루하지 않던 걸음 








그러다가 이런 풍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봅니다. 멀리 설악산 서북능선이 보이는 조망이 좋았던 장소네요









다시 내리막 길을 따라가니 '옛 조침령' 고개가 나옵니다. 현재 '조침령' 표시석이 있는 곳은 1980년대 공병여단에서 군사도로를 내기 위해 만들었던 임도입니다. 그러면서 조침령의 원래 위치가 바뀌게 된 거죠. 지금은 좌측(서쪽)으로 인제 '쇠나드리'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있는데... 우측(동쪽) 양양으로 내려가는 등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재밌는 것은 내년에 완공 예정인 '서울 춘천간 고속도로'의 연결 도로인 '서울 양양간 고속도로'가 '옛 조침령' 고개 아래 터널로 지나가는 것입니다. 원래의 길을 찾아낸 건가요ㅎ 터널 이름이 뭘로 지어질지 궁금하네요. 앞에 보이는 이정표에는 여기서 조침령까지 1.5km라고 적혀있는데 실제로는 2.5km입니다. 게다가 조침령 표시석이 있는 곳에서 조침령 터널까지 내려가려면 약 4km 가까이 남은 셈이죠. 산객들이 여기서 이정표를 보고 '다 왔다' 생각하고 걷다가 많이 힘들어한다고 하네요ㅎ


옛 조침







옛 조침령에서 조금 더 가면 '쇠나드리' 마을로 내려가는 등로가 나옵니다. 이 마을에 3개의 물줄기가 길을 막아놨다고 해서 '세나들이'라고 불리다가 이후로 마을 초원에 소를 방목하며 키워서 '쇠나드리'로 바뀌어진 지명이라고 합니다. 다른 어원은 이 고개를 소를 타고 걷거나 소에 짐(소금등... 해산물)을 싣고 넘어가던 고개라 해서 부르기도 했답니다. 전 처음에 이 고개 이름이 '쇠나드리'인가 생각했는데 이정표에 쇠나드리라 써놓은 것은 그 마을로 내려갈 수 있다는 표시인가 봅니다. 이정표에 '바람불이'라 써놓은 것은 마을의 이름인데 그 유래는... 예전에 이곳에 사는 마을 청년이 소에게 '꼴(사초)'을 먹이러 산에 데리고 갔는데 바람이 하도 불어 소가 날아갔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네요. 그만큼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쇠나드리'와 '바람불이'가 같은 장소의 지명으로 불리는 건지... 아니면 이 고개의 이름은 '쇠나드리'이고 마을 이름은 '바람불이'인지... 정확한 정보는 알 수가 없습니다 


쇠나드리 이정표






오랜만에 산행에 나와서 많이 힘들었던 선배... 그 덕에 오늘 저는 가을을 느끼면서 걸어왔네요









백두대간 종주 중에 유명을 달리하신 분을 기리기 위해 나무 한그루를 식목해놨네요. 여기까지 오다가 이제 세 구간을 남겨두시고... 올해 돌아가셨다니 우리와 같은 시기에 백두대간 종주를 하신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한 번은 마주쳤던 순간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옛 조침령 이후로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눈 앞에 보이는 종착지가 쉽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잠시 후 조침령 임도와 만나는 목재데크가 나옵니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능선이네요








데크 끝 지점에는 임도와 만나게 되고 이정표가 있습니다. 조침령 터널에서 시작해 구룡령 방향으로 가게 되면 들머리를 자칫 그냥 지나칠 수가 있어서 잘 살펴봐야겠네요. 우리는 여기서 지난번 점봉산 구간 때 새벽에 출발해서 제대로 못 보고 간 조침령 표시석에 다시 들려봅니다. 거리는 약 200m가 조금 안되네요 


구룡령 방향 들머리 이정표







잠시 후 우측에 공병여단이 이 임도를 만들고 그 기념으로 세웠던 조침령 표시석을 먼저 만납니다 


구 조침령 표시석








다시 조금 더 걷다 보면 새로 세워진 조침령 표시석이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새벽에 그냥 통과해서 오늘은 기념사진 한 장 남겨보러 왔네요. 저 기둥에 센서가 있는지 사람이 접근하면 산불 조심하라고 방송이 나옵니다. 지난번에는 새벽에 도착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네요ㅎ 무인카메라도 있는 것 같고...ㅎ 점봉산 구간은 좌측으로 올라서게 되고... 우측은 계속 이어지는 임도이니 양양 방향으로 가는 길이겠네요


신 조침령 표시석







조침령이 백두대간의 중심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남한에 있는 백두대간의 거리가 더 길다는 얘기인가 보네요


조침령 표시석 뒷면






오늘 걸어야 할 마루금의 끝인 조침령에서 임도를 따라 하산을 시작합니다








올해는 화려하게 핀 억새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가을의 끝자락에 자리한 억새가 이번 가을을 더 아쉽게 만들어주네요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만날 수 없었던 시간의 안타까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 봐야겠죠








이름 모를 생명들을 바라보며 임도를 내려오니 조침령 터널에 도착합니다. 백두대간 한 구간이 무사히 마치게 되네요




풍경도... 볼거리도 없어서 재미없다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힘들었다고... 함께 한 산우들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마음속으로는 이렇게 한 구간이 무사히 끝나게 된 것을 기분 좋게 생각하겠죠. 저는 오랜만에 마지막에서 여유롭게 걸어서 그런지 그 어느 때와 다름없이 즐거운 걸음이었습니다. 이번 구간에서 바라던 데로 낙엽을 원 없이 밟고 와서 더 즐거웠는지 모르겠네요. 대기하던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길에 유명한 '고향집'에 들려 따뜻한 두부전골과 함께 산행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합니다 


▣ END ▣


태라현

이 여행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이미지 맵

    대간정맥/백두대간 북진 카테고리 다른 글

    다음에 작성한 글

    이전에 작성한 글

    태라현
    설레임...널 만나러 가는 여행
    새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