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등대섬
◀사진 위주의 포스팅 입니다▶
전 날 밤늦게 부산에서 출발해 저구항 근처 명사 해수욕장에 새벽 2시가 다 되어 도착했습니다. 지난봄에도 찾아왔던 곳인데 화장실 시설도 깨끗하고 데크나 야영장이 넓어서 백패킹 장비가 갖춰져 있다면 하루 자고 가기 좋은 곳입니다. 야영장에서 자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 저구항으로 갑니다. 배편을 예약하고 온 것이 아니라서 선착순으로 발행되는 배편을 구하기 위해 아침도 못 먹고ㅎ 겨우 배편은 구해서 8시 첫배로 소매물도로 향합니다. 8시 30분이 첫 배인 줄 알고 왔는데 8시라고 해서 부랴부랴 움직이느라 저구항의 모습은 담지를 못했네요. 아마도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유동성 있게 운행이 되나 봅니다. 8시 배가 출발 후 잠시 안내 방송이 나오고... 끝나자마자 2층으로 올라갑니다. 이른 아침이라 바람이 차서 오래 있지는 못하고... 바다에서 배를 타면 항상 반기는 이 놈을 몇 장 담아봅니다. 오늘도 과자를 얻어먹기 위해 줄기차게 따라 오더군요ㅎ
날씨는 예상대로 맑아 보이는데 아직 해무가 좀 보이기는 합니다. 기온이 오르면 더 맑아질 것 같네요
약 40분이 지나 소매물도에 입항합니다. 5년 만에 다시 와보니 조금 변한 듯하네요. 그때는 사진을 찍던 시절이 아니라서 기억이 잘 없는데... 시설이 조금 더 좋아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갈 때 처음에 양쪽으로 길이 나눠지게 됩니다. 아래 보이는 곳이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는 길입니다. 이 쪽은 섬의 둘레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네요. 대부분 숲 속이고 중간에 조망터가 2군데 정도 나오기는 합니다만... 지금 시기에는 크게 볼 풍경이 없습니다. 3월 중순이나 4월 초에 가신다면 동백꽃이 펴 있을 시기이니 이 길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거리가 더 길어서 약 30여분 소요가 더 되니 등대섬 물때 시간표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게 좋습니다. 물때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이 곳으로 올라가서 등대섬에 들린 후 다시 올 때는 가까운 길로 내려오시면 됩니다. 물때 시간이 여유가 없으면 반대로 진행하시는 게 좋구요. 소매물도에서 중요한 건 등대섬을 갈 수 있느냐 없느냐 이니까요ㅎ
배에서 내린 관광객과 겹치는 것이 싫어 등대 식당에 들려 커피 한잔하고 출발합니다. 편의점 수준의 다양한 식*음료가 있으니 간식이나 물 한 통 준비해서 가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이 곳이 갈림길입니다. 우리는 좌측으로 갔다가 정면에 보이는 길로 내려왔습니다
동백꽃은 다 지고 이제 잎만 남았네요. 이미 갈색으로 변해가는 잎들도 보입니다
우리를 내려줬던 배가 다시 거제를 향해 가네요. 어제 이 곳에서 민박이나 펜션을 이용해 하루를 묵었던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는 듯합니다. 이 곳에서 제일 중요한 점이 등대섬으로 갈 수 있는 물때 시간이라서 그것에 맞춰서 소매물도로 들어오다 보니 일정이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다행히도 시간이 맞아서 왔지만 주말에는 1박을 잡고 오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
소매물도 바로 앞에 보이는 섬이 매물도(혹은 대매물도)입니다. 저곳에 백패킹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ㅎ 요즘은 주민분들이 싫어해서 단속을 한다고 합니다. 백패킹을 음주문화로 바꿔버린 일부 백패커들과 쓰레기를 버리고 오는 백패커들로 인해 인식이 갈수록 안 좋아지네요
부산에 '오륙도' 섬이 있지요. 물때에 따라서 섬이 다섯 개나 여섯 개로... 그래서 오륙도라고 합니다. 여기도 오륙도가 있네요. 섬이라고 하기엔 민망하지만ㅎ 주민분이 알려준 얘기입니다
독특한 의자가 있는 이 곳이 다시 합류하는 지점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곳이 제가 올라온 길이고 제가 서있는 곳의 좌측 내리막 길이 항구에서 바로 올라오는 길입니다
합류지점 3거리 이정표
개인적으로 섬 여행은 봄에 잘 가지 않습니다. 섬 여행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맑은 하늘과 조망입니다. 하늘이 흐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으면 짜증이 막 나거든요ㅎ 우리나라가 봄에는 이런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확률이 적다보니 섬 여행은 공기가 차가워지는 가을에 대부분 갑니다. 뭐 가까운 곳에 산다면 그런 거 안 따지고 하루 이틀 전에 날씨 예보를 보고 정해서 간다지만 날짜를 정해놓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리고 동백꽃이 피는 이른 봄이 아닌 이 시기에 찾은 이유는 신록입니다. 꽃보다는 신록이 보이는 이 시기가 저는 더 좋거든요
삼거리에서 합류 후 바로 벤치가 있는 공터가 나옵니다. 그곳을 지나면 바로 또 길이 갈라지는데 우측 계단으로 올라가면 '관세 역사관' 건물이 나옵니다. 그곳이 '망태봉'입니다. 정상석은 없고 데크에 표지판만 붙어있습니다. 거리는 얼마 안 되니 이 곳으로 올라갔다가 구경 후 내려가시는 게 좋습니다. 이 곳에 멋진 조망데크가 있거든요
그동안 매물도 해상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시해놓은 작은 박물관 같은 곳입니다
이 곳 자물쇠는 사랑이 아닌 주제가 많네요... 아주 훈훈합니다ㅋ
역사관을 내려오면 전망대 데크가 나오고 드디어 소매물도 등대섬의 모습이 보이네요. 웃긴 여담이지만 예전까지 제가 지금 서있는 섬이 매물도(대매물도)이고 저 등대섬이 소매물도 인지 알았습니다ㅎ 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는 듯합니다ㅎㅎ
오늘 날씨도 맑고 미세먼지 농도도 낮아서 기대를 했는데... 이 시간(약 11시경)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을 바라보면 약간 측광이라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은 잘 안 나오는 듯하네요
내려가면 등대섬은 데크따라 우측으로 가고 위쪽 길은 전망대입니다. 잊지 말고 꼭 가봐야 할 곳입니다. 저곳에서 바라보는 등대섬이 멋있습니다. 저희는 등대섬을 갔다가 오면서 들렸네요
역사관으로 올라가는 삼거리에서 갈라진 길이 이 곳 전망대에서 다시 만납니다
이 곳에 사는 개인지... 사람이 와도 눈만 껌뻑거릴 뿐 일어날 생각을 안 하네요ㅎ 저 놈이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어서 사람들이 대부분 그냥 지나갔습니다ㅎ
데크길을 따라가다 계단을 내려갑니다. 이제 바다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조수 간만의 차로 길이 열렸다 닫혔다 하는 소매물도 바닷길입니다. 국내에 몇 군데 있습니다만... 이 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광고 때문이겠죠. 유명했던 '쿠크다스' 과자 광고였습니다. 그래서 섬 이름도 속칭 '쿠크다스 섬'이라고 불립니다. 지금도 판매가 되고 있는 과자라서 그런지 몇 년 전부터 제과회사에서 섬을 복원 관리하는데 투자한다네요. 그래서 주변 시설도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가끔 보면 물때 시간을 못 맞춰서 이 곳에서 바라만 보다가 가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합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네요. 이 곳에 섬을 연결하는 아치형 다리를 하나 연결하면 어떨지도 생각해보네요. 그러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관광객들도 더 늘어날 텐데... 산 위에 케이블카 설치하는 것보단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네요
이 곳의 바닥이 몽돌이 아닌 모래나 암석이었다면... 어떻게 건널 수 있을까요ㅎ
이제 바닷길을 건너 등대섬으로 올라갑니다
뒤돌아보니 하늘이 참 이쁜 날이었네요. 하얀 뭉게구름이 없어서 안타깝지만요ㅎ
등대가 있는 곳에 올라 바다를 먼저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보는 옥빛 바다색이네요
거제에서 출발해 매물도를 관광하는 유람선도 있다고 합니다. 해금강이나 매물도 등... 유명한 섬만 골라서 다닌다고 하네요. 배 멀미를 하지 않는다면 이런 유람도 재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등대 옆에 건물이 하나 있고 뒤쪽으로 길이 있어서 보이는 곳까지 걸어가 보니 낭떠러지네요ㅎ 낚시하는 분들이 다니던 길 같습니다. 조용하고 조망은 좋으니 한번 가보는 것도ㅎ
등대섬에서 쉬다가 다시 내려옵니다. 오늘 바닷길이 닫히는 시간이 13시 40분경... 우리가 나가는 배 시간이 13시 10분... 마지막으로 이 곳에서 길이 닫히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었는데 불가능할 것 같네요. 남들이 찍어보던 바위 위의 이끼나 몇 장 찍어보고ㅎ
다시 계단을 올라와 데크 전망대로 올라가서 등대섬의 마지막 모습을 담아보네요
저는 산행이든 여행이든 정말 멋진 풍경을 보고 오면 당분간은 그곳에 가지를 않습니다. 그 추억과 장면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요. 대부분 날씨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가끔은 사람에 의해서 결정될 때도 있는 듯합니다. 오늘은 원하던 맑은 하늘이 보여서 충분히 멋진 풍경은 보고 온 듯하네요. 그래서 이 장면을 마지막으로 당분간은 추억 속에 가둬둘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내려와 합류 지점에 있는 전망대에서 쉬다 갑니다. 아무도 없는 이 사진을 찍으려고 약 10여분을 기다렸네요ㅎ
전망대에서 약 10분 정도 내려오면 다시 상점들이 나옵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이 곳에서 커피 한잔하고 배 시간을 기다렸네요
진짜일까요? 조형물일까요? 가서 확인해보세요ㅎ
선착장에서 바라본 소매물도 마을의 모습입니다. 이른 오전에는 보이질 않던 노점들이 많이 나와있네요. 술을 좋아하시면 이 곳에서 배를 기다리며 한잔 하는 것도 좋을 듯하구요
배를 타고 출발합니다. 약 9시에 도착해서 1시경에 출발했으니 4시간 정도 머물렀다가 가네요. 대략 4시간 정도면 여유 있게 다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이 곳 소매물도 한 곳만 관광을 목적으로 왔다면 더 여유 있게 쉬다가 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우리는 다른 스케줄로 인해 시간을 타이트하게 잡았지만요... 날씨가 좋아서 더 아쉬웠던 순간이었습니다
저구항으로 들어가는 배는 가는 길에 매물도에 들렸다가 갑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더 소요되네요
5년 만에 들린 소매물도 여행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네요.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고... 여행사나 산악회에서도 자주 가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언제든 갈 수 있는 기회는 많지요. 운이 따라서 날씨만 좋다면 즐거운 여행길이 될 장소 중 한 곳인 것 같습니다. 소매물도가 행정 구역상 통영시에 속하지만 거제와 더 가까운 곳에 있어서 저구항이 배 시간은 더 적게 소요됩니다. 다만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내려올 경우 아무래도 거제보다는 통영이 접근성이 더 쉽기 때문에 통영에서 출발하는 걸 권장하구요. 거제 여행을 목적으로 왔다면 거제 저구항을 이용하는 게 편해 보이네요. 제일 중요한 건 물때 시간표이니 꼭 체크해서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 소매물도 배편 예약 & 관련 여행 정보 ◈
1. 국내 배편 승선시 유람선이라도 항상 신분증을 지참해야 합니다.
2. 휴대폰으로 촬영한 신분증도 사용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3. 거제 저구항에서 승선시 근처 남부면사무소에서 등본을 발급받아서 제출해도 승선이 가능합니다.
4. 규모가 큰 여객터미널 경우 터미널 내에 등본 발급하는 기계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5. 저구항의 경우 예약 없이도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표를 구매할 수가 있습니다.
6. 저구항의 경우 저구항~소매물도까지 약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7. 귀경 시에는 소매물도~매물도~저구항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 END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