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적대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청옥산
산행 구간
백복령~원방재~상월산~고적대~연칠성령~무릉계곡
산행 일자
2017년 04월 16일 [일요일]
산행 형식
40인승 / 토요무박
산행 인원
14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24km [접속구간 6km]
산행 시간
05시 00분 ~ 18시 00분 [13시간 00분]
구간 기록
05시 00분 : 백복령 출발 (~5.0km)
07시 00분 : 헬기장 도착 (~2.2km)
07시 50분 : 원방재 도착 (~1.2km)
08시 30분 : 상월산 도착 (~1.6km)
09시 20분 : 이기령 도착 [식사]
10시 30분 : 이기령 출발 (~4.1km)
12시 40분 : 갈미봉 도착 (~1.4km)
13시 10분 : 고적대 갈림길 도착 (~1.0km)
13시 50분 : 고적대 도착 (~0.8km)
14시 30분 : 망군대 도착 (~0.2km)
14시 40분 : 연칠성령 도착 (~1.0km 이후 접속구간)
15시 40분 : 칠성폭포 도착 (~1.3km)
16시 20분 : 사원터 갈림길 도착 (~1.4km)
17시 00분 : 문간재 도착 (~2.0km)
17시 40분 : 삼화사 도착 (~0.6km)
18시 00분 : 무릉계곡 매표소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고적대~연칠성령 암릉 내리막 주의
연칠성령~칠성폭포 급경사 내리막 주의
원방재에서 서쪽 방향 150m 지점 샘터있음
이기령에서 동쪽 방향 150m 지점 샘터있음
갈미봉 북쪽 2km 지점 등로에 샘터있음
◈ 산행 사진 ◈
매월 한 번씩 진행하는 백두대간 종주 산행... 이제 정기적으로 계획했던 구간들은 모두 끝나고... 한 번에 이어가지 못 한 보충 구간 두 곳이 남았었는데... 선자령 구간을 갔다가 진고개 출발 후 소황병산을 지나 동해전망대에서 폭설로 인해 중탈을 하는 바람에... 동해전망대 이후 구간인 선자령은 4월 첫 주에 이어서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작년 여름에 계곡 산행을 겸하고자 끊어서 갔던 두타산 구간의 나머지 구간인 '연칠성령~백복령' 구간을 이번에 다녀왔네요. 두타산 구간이 워낙 악명 높은 구간이라 한 번에 가기가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끊어가는 건 접속구간이 워낙 길어서 더 힘들게 되니 그렇게 계획하는 경우가 거의 없죠. 그런데 활동하던 산악회가 원정 산행이 침체되어 있던 시기라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유명한 두타산과 무릉계곡만 짧게 다녀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은 구간은 접속도 힘들어지고... 거리도 길어지고... 지금 생각하니 대간 산행을 하는 산우들만 더 힘들어진 건지도 모르겠네요.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로 저를 원망했을지도...ㅋㅋ 암튼 북진으로 산행을 하는 우리에게 남은 걱정은 연칠성령으로 접속을 하기 위해 가야 하는 두타산 매표소에서 6km나 되는 거리... 대부분 완만한 경사라고는 하지만... 칠성 폭포에서 올라가는 1km의 깔딱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결국 이번 보충 구간은 백복령에서 출발해 남쪽으로 진행... 연칠성령에서 다시 무릉계곡으로 내려가는 남진으로 변경을 합니다. 어차피 산악회에서 진행한 백두대간 전구간이 모두 북진으로 한 건 아니었으니 괜찮은데... 문제는 북진과 남진을 다 해야 하는 저의 개인적인 목표... 지난 두타산 구간은 북진으로 했으니 남진으로 하려면 두타산 매표소에서 연칠성령으로 접속을 해서 댓재로 가야 하고... 이번 고적대 구간은 남진으로 했으니 북진으로 다시 하려면 또 두타산 매표소에서 연칠성령으로 접속해서 백복령으로 가야 하는... 괴로운 과제가 남았네요ㅜㅜ 이렇게 하느니 차라리 북진 남진을 새로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 결국 난 안 한 거나 마찬가지인... 더군다나 예전에 고적대에서 백복령을 다녀온 적이 있으니... 그때 기록을 안 한 것이 이렇게 후회가 될 줄이야... 그때는 트랭글이라는 것도 없었고 여기가 백두대간 인지도 모르고 갔지만...ㅋㅋ 그래서 더 짜증...ㅋㅋ 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또 깨질 테니...ㅜㅜ 내 딴에는 여러 산우들 생각하다가 내 스스로 그물에 걸려 힘든 상황이 돼버렸네요. 산행 내내 그 걱정들에 어떻게 걸었는지 기억에도 없습니다...ㅋㅋ 암튼...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동해 시내에 들려 24시간 해장국 집에서 새벽 식사를 하고... 들머리인 백복령으로 향합니다. 온통 머리속에는 '아... 가기 싫다...' '아... 가기 싫다...' '아... 가기 싫다...' '아... 가기 싫다...' ㅋㅋ
이번에도 어김없이 동이 트기 전 어두운 시간... 오늘의 들머리인 '백복령'에 도착... 산행 준비를 합니다. 지난달에 이어 다시 만났네요... 다음에는 환한 낮에 보자...ㅎ
백복령(白伏嶺)고도750m
백복령(白伏嶺)은 행정구역상 '정선군'과 '강릉시'의 경계가 되는 고개인데... 강릉 방향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동해시'의 경계가 되는 곳을 만나게 되어 어떻게 보면 세 도시의 경계가 되기도 합니다. 1930년대에 현재의 42번 국도가 개통되기 전에는 영동 사람들은 정선으로 '소금'과 '생선'을 지고 날랐고... 영서 사람들은 '삼배'와 여러 곡식들을 지고 강릉이나 동해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강릉과 삼척에 각각 40여 개가 넘는 소금가마가 있었다고 하는데... 정선 사람들은 이 지역의 소금에 의지하며 살았나 봅니다. 또... 정선 사람들은 두부를 만들기 위해 강릉의 '간수'를 용기에 담아지고 갔다고 합니다. '정선 아리랑'의 가사에 나올 정도로 애환이 많은 고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복령을 포함해 정선군 일대의 지역이 '카르스트 지형'에 포함되어 천연기념물 제 440호에 지정이 되어있습니다. '백복령'의 한자(漢字)는 현재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에는 '白伏嶺'이지만 옛 문헌에는 '白茯嶺(한약재인 백복이 많이 있다는 뜻)' '白鳳嶺(흰 봉황이 노는 고개라는 뜻)'과 기타... '白復嶺' '百福嶺(산경표 표기)' 혹은 '복을 바라는 고개라는 뜻의' '希福峴(희복현)'으로 표시된 자료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명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으나... 지금 사용되는 '복(伏)'은 엎드린다는 뜻인데... 일제의 잔재가 아닌지... 의심이 가는 지명입니다. 암튼 현재 '백복령 옛길 복원' 사업이 이루어지는 중에 '백두대간 동해소금길'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이 일대의 옛길을 다 복원한다고 합니다. 그곳이 백두대간 두타산 구간에서 만날 수 있는 '원방재'와 '이기령'일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봉령에서 올라서고... 한동안 편한 길이 이어집니다. 백복령이 거의 800m 고지이고... 한동안 1.000m 고지가 넘는 곳이 없으니 수월한 편이네요. 무명봉을 몇 개 넘어서는데... 그 봉우리들만 오르막이 조금 있습니다. 사실 산행한 것이 두 달 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네요....ㅋㅋ 암튼... 오늘도 해는 뜨고... 능선 어딘가에서 그 풍경을 잠시 바라봅니다. 여명이 끝내줬던 기억은 나네요...ㅎ
4월... 지금 시기면 봄의 전령사라 불리는 야생화들이 피어나기 시작하죠... 산행 시간이 오래 걸린 가장 큰 이유가 많은 야생화들과 눈 맞추느라...ㅎ
처녀치마
완만한 능선과 작은 봉우리들을 넘다 들다가... 어느 순간 오르막 길 앞에 섭니다. 딱 봐도 오름 길이 심할 것 같은 느낌...ㅎ
오르막을 올라서니 새롭게 정비한 넓은 헬기장... 고도상 약 1.020m 정도 나오는데... 산행 초반에 가장 긴 오르막을 올라선 것 같습니다
헬기장
헬기장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다시 좌측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걷습니다. 한동안 완만한 내리막이네요
멋진 소나무 군락지도 지나는데... 사실 지금 시기에 눈에 띄는 건 소나무 밖에...ㅎ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헬기장에서 원방재 까지는 편안한 내리막 길을 걸었던 기억이...ㅎ 암튼 그렇게 걷다 보니 '원방재' 도착ㅎ
내려서서 우측을 보면 '야영장' 표지판이 있고 그 뒤로 임도가 보이는데... 우측은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로 내려가는 길이네요. 직접 가본 것이 아니라 정확한 위치는 잘 모르겠으나...이 곳을 접속구간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리 멀지 않은 곳까지 차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좌측은 우리가 잠시 뒤 만날 '이기령'으로 가는 길인데... 백두대간 마루금은 '상월산'을 거쳐 가는 것이고... 이 임도는 사면으로 이어진 길 같습니다. 백두대간을 걷는데 굳이 저 길을 갈 이유는 없겠죠...ㅎㅎ 그리고 제가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우측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계곡이 있으니 그곳에서 물 보충을 하거나... 아니면 우측으로 150m 가면 야영장이 있다고 하니 그곳에 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ㅎㅎ
원방재(고도730m)
원방재(고도730m) : 지명에 대한 유래는 찾기가 힘드네요. 저 말이 한자인지 순우리말 인지도 모르겠고ㅎㅎ 한자면 '원방(遠方)'을 쓸래나? 그럼 '멀고 먼 고개'라는 뜻인데... 여기저기서 접근하기 어렵다는 뜻인지...ㅎㅎ 그런데 재밌는 건 '국토지리 정보원'에는 이 곳의 지명이 '달방재'로 되어있네요. 이 곳에서 동쪽의 지명이 '동해시 달방동(達芳洞)'인데... 여기서 유래된 말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왜 원방인가... '멀 원(遠)'과 '통할 달(達)'이 한자가 비슷하죠? 그래서 이 한자를 잘 못 읽어서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제 추측...ㅎㅎ 사실 이 한자 때문에 잘 못 오역된 경우가 백두대간 지명에 꽤나 있습니다.
원방재로 내려선 후... 좌측으로 가면 원방재 이정표가 있고... 다시 우측으로 올라서는 길이 다음 봉우리인 '상월산'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알바 조심...ㅎ
원방재 표지판
원방재를 지나며 다시 오르막... 초반에는 거의 완만하던 경사가 상월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급한 경사 구간도 가끔 나옵니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편했던 기억이...ㅋ 암튼 상월산이 다가오면서 좌측으로 가끔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오네요. 그런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그리 즐기지는 못하고...ㅎ 날씨도 영~ 형편없어서 보이는 것도 그리 없고...ㅎ 오늘 정말 산행하기 싫었던 날...ㅋㅋ 그런 상황 속에서 꿋꿋하게 걸어 올라 상월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암릉 조망터에 서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이 보이네요. 왼쪽 아래가 원방재이고... 오른쪽으로 소나무 군락지를 따라 서서히 올라가는 능선이 마루금입니다. 그 길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왔네요. 아직 신록이 올라오기 전이라 그런지 유독 소나무가 눈에 띄어서 길 찾는 게 쉬어 보이네요ㅎㅎ 그리고 끝까지 올라갔던 마루금이 다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서 완만하게 다시 올라가고... 왼쪽 높은 봉우리가 헬기장인 것 같습니다. 다시 능선은 그 뒤로 이어지고... 우측 뒤로 보이는 능선을 따라서 백복령으로 내려서게 되네요.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데... 백두대간 북진 시에는 원방재에서 저 헬기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그렇게 힘들다고...ㅎㅎ 댓재를 출발해서 여기까지 오면 대략 20km가 넘으니 지칠 대로 지쳐서 마의 구간일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에 제가 겪어야 할...ㅜㅜ
뭔가 아쉬운 정상...ㅎㅎ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판이 아니면 그냥 무명봉인 줄 알고 지나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앉아서 쉴 만한 벤치도 있고ㅎ 벤치 뒤쪽으로는 암릉 전망대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우리는 심한 바람에 그리 오래 있지는 못하고 떠납니다. 잠시 뒤에 만날 상월산 정상은 어떨지 궁금해하면서...ㅎㅎ
상월산(上月山)고도970m
흠... 상월산을 지날 때 좌측에 보이던 암릉인데... 릿지로 갈 수 있는 곳은 아닌 것 같고... 뭔지도 모르겠고ㅎ
상월산 정상을 지나 잠시 급격히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면 약 600m 거리에 있는 헬기장을 만납니다. 이정표상은 여기에 상월산 정상이라고 표기를 해놨네요. 높이로 보면 지나온 정상이 약 7m 정도 더 높은데... 아마도 이정표를 잘 못 세운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백두대간을 다니는 산객이 진짜 상월산 정상에 표지판을 걸어놨겠죠. 우리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칠 뿐...ㅎㅎ
상월산(헬기장)고도962m 표지판
헬기장을 지나서 다시 내리막... 이기령까지 고도차가 크지 않아서 그런지 완만한 경사로 내려가네요. 이 일대에 잘 자란 명품 소나무는 정말 많구요ㅎ
백두대간 두타산 구간 산행 시에 중탈 구간으로 자주 이용하는 '이기령'... 보통 동쪽 동해 방향인 '이기동'쪽으로 접속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차가 들어 올 수 있는 곳까지 가려면 임도를 따라 한참(약 4km) 걸어 내려가야 합니다ㅎ '이기령' 지명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으나 동해 '이기동(耳基洞)' 마을의 유래에 의해 붙여진 고개 이름이겠죠. 이 일대는 백복령과 마찬가지로 동해와 정선을 왕래하기 위해 지나던 고개로 옛 이름은 이기령 '더바지 옛길'이라고 합니다. '더바지'는 '힘들게 걷는 길'이라는 강원도 사투리라고 하네요. 현재 동해시에서 주관해서 복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는데... '이기동'에서 올라와 정선 임계 '부수베리'로 가는 이 일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기령(耳基嶺)고도816m
이기령(耳基嶺) : '동기(銅基)'의 순수 우리말로 구리터가 있던 마을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구리터'의 중간 자음인 'ㄹ'이 탈락되어 '구이터'가 되고... '구이'가 '귀'로 축약되어 '귀이(耳)'로 표기되었다. 구리터의 '구리'는 '동'이니 자연스럽게 동(銅)이고... '터'는 '기(基)'이니 '동기(銅基)'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재'를 뜻하는 '령(嶺)'을 넘어가니 '이기령(耳基嶺)'이다... 어디선가 퍼왔습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그럴싸하네요...ㅋㅋ 또 다른 지명 유래는... 이기동 위에 '두타산'이 머리를 상징하고... 이기동 마을의 터(基)가 귀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이기동(耳基銅)'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정보는 다음에 다시 한번 알아보기로... 아... 어렵다ㅎㅎ
이기령에서 서쪽 방향은 '정선군 임계면'입니다. 임도 좌측으로 가면 샘터가 있고... 계속 더 가면 '괘병산'에서 내려오는 '부수베리 계곡' 중간 지점이 나온다고 하네요. 그 계곡을 따라 '가목리'까지 계곡 트레킹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름만 들어봤지 가본 적은 없어서ㅎㅎ 그리고 임도에서 우측은 조금 전 지나온 '원방재'로 가는 임도입니다. 이쪽이 중탈하기 더 힘든 것 같습니다ㅎ
넓은 공터와 넓은 데크... 밥 먹고 가라네요ㅎ 그래서 여기서 식사...ㅎㅎ 식사도 하고... 휴식도 하고... 몸이 늘어지기 전에 다시 배낭을 꾸려 산행을 준비합니다
이기령 공터
주변에 이런저런 볼거리가 있네요
혼자 비박은 못하겠고...ㅋㅋ
'지금도 이 지역에는 호랑이가 출몰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작성일 '2015년 12월 26일'... 이 사람 뭐래는 거야... 백두대간에서 호랑이 좀 봤으면 좋겠다ㅎㅎ
너무 많이 쉬었나요... 이기령을 출발해 한동안 완만한 경사의 오름길이었는데도 왜 이렇게 피곤한지ㅎㅎ 마음이 가기 싫으니 몸도 안 따라주네요. 조망도 없으니 소나무만 바라보고...ㅎㅎ
너무 천천히 걸어 올라와서 벤치가 있어도 쉬기가 민망하네요ㅎ
지루하고... 심심하고... 따분한 시간이 이어질 무렵... 완만한 경사길에 나타난 '노루귀' 군락지... 바닥이 온통 하얀 밭이었네요ㅎ 마침 후미에 걷던 산우들이 꽃에 관심이 많은지라...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놀다 갑니다. 봄이 오면 야생화를 담아보려고 미리 접사렌즈 사놓고는 지난겨울에 고장이 나서 써먹지도 못하고... 수리는 아직 멀었고... 대충 몇 장 담아봅니다
잎의 모양이 '노루의 귀'와 닮아서 '노루귀'... 팔랑귀는 없나...ㅎ
노루귀의 꽃말은 '믿음' '신뢰'... 그런데 내가 이 꽃을 처음 인식했던 날은 그 '믿음'과 '신뢰'가 깨졌던 날...
곧... '인내'도 무너지고...
그래서 기억에 남았던 꽃이었는데...ㅎㅎ
노루귀와 눈싸움 좀 하고 놀다가 무명봉에 올라서고...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걷다 보니 자작나무 군락지도 나오네요. 수령은 얼마 안 되어 보이는데... 계획적으로 식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난 '얼레지' 군락지ㅎㅎ 다른 때 같았으면 대충 몇 장 담아보고 갈 텐데... 오늘은 오랫동안 보고 왔네요... 하루 종일 본 것이 없어 지루해서...ㅎㅎ
얼레지
이번 산행에서 얻은 정보라면... 노루귀와 얼레지가 같은 시기에 핀다는 것...ㅎㅎ 평생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이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기억하겠죠
아저씨도 담에 이 자리에서 봅시다ㅎ
얼레지와 놀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어느 순간 길이 좌우로 나눠지는데... 좌측 길은 등로가 희미하고... 우측 길이 선명하네요. 그래서 무심코 우측으로 따라갔는데... 가다 보니 좌측으로 봉우리가 있는 듯하고... 제가 걷던 길은 사면 길인 것 같습니다. 아차 싶었는데... 길이 워낙 좋아서ㅎㅎ 그렇게 가다 보니 마루금과 다시 합류가 됩니다. 대부분 이렇게 산행을 했던 것 같은데... 지도를 보니 이 위에 '느루봉(1145m)'이라고 있네요. 저 이름이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지만...ㅎㅎ 저 위에 헬기장이 있는 걸로 봐서는 조망이 좋은 곳이 아닐까... 추측ㅎㅎ 그리고 느루봉에서도 동쪽으로 내려서는 등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두타산 '하늘문' 위에 있는 '관음암'으로 가는 길이네요. 등로 상태가 어떤지는 당연히 모르고... 자료도 별로 없고... 그리 쉬운 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암튼 다음에 들릴 때는 꼭 올라가 봐야겠네요. 그리고 갈라지는 길 못 미쳐서 '샘터'가 있다고 합니다. 위치는 확인을 못 했는데... 지나오면서 본 것 같기도 하고ㅎㅎ
주행 경로
마루금과 다시 합류... 산행을 이어가니 오르막이 이어집니다. 저 위에 뭔가 있을 것 같은데...ㅎㅎ
오르막을 조금 올라서니 넓은 공터에 나타난 '갈미봉'... 지방 사투리인지... 순우리말 인지... 한자 인지... 유래도 알 수가 없고... 검색이 안되니 더 이상 찾지 않아도 되고...ㅎㅎ
갈미봉(고도1.260m/실제측정=1.277m)
갈미봉에서 서쪽 정선 방향으로는 부수베리 계곡의 상류지점인 '괘병산'으로 가는 길이 있네요. 계곡도 한 번 가 볼 겸 다음에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갈미봉&이정표
갈미봉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출발... 이 구간부터는 높은 고지로 걷게 되어서 그런지 좌측으로 가끔 암릉 조망터가 나오네요. 날씨는 흐리지만 볼 건 봐야 하니...ㅎㅎ 우측의 봉우리가 '청옥산(靑玉山/1.403m)'이고... 그 좌측 능선을 따라가니 좌측으로 '두타산(頭陀山/고도1.353m)'이 보이네요. 그리고 그 우측으로 보이는 봉우리... '댓재'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1242봉'같습니다. 산행할 때 저기가 어딘지 궁금했는데... 지난번 두타산을 걸었을 때 자료를 찾아보니 나오네요ㅎ 그나저나 두타산은 삼척 방향에서 봐야 멋있습니다ㅎ
다시 걷다 보면 '고적대 삼거리'라 표시된 이정표를 만납니다. 고적대 올라가기 바로 전에 있네요. 여기서 좌측(동쪽)으로는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데... 연칠성령에서 내려서는 길과 '사원터'에서 다시 합류가 됩니다. 그런데 이 등로가 참 안 좋습니다ㅎ 길이 얼마나 안 좋으면 이정표도... 지점 표지목도... 간이 이정표도... 모두 삐뚤게 서 있을까요...ㅋ
고적대 삼거리&이정표
고적대 삼거리를 지나면 좌측 암봉이 하나 서 있고... 그곳으로 잠시 들어가면 암릉 전망대가 나옵니다. 오늘은 패쓰...ㅎ 다시 걷다가 좌측으로 뒤 돌아보면 그 암릉 전망대가 보이네요. 항상 산에 가면 주위 조망을 즐겨하는 터라... 틈만 보이면 올라가 보고... 들여다보고 하는 성격인데... 오늘은 봐도 조망이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다 지나쳤네요. 날씨 좋은 날 다시 와서 바라 볼 생각입니다
갈미봉 이후로 편안한 등로였는데... 마지막 봉우리인 고적대를 올라가려니 오르막은 있어야겠군요ㅎ
오름길을 올라 좁은 공터에 자리한 '고적대' 도착... 오늘의 매인 봉우리입니다ㅎ
고적대(高積臺)고도1.353m
의상대사가 수행한 고적대... 보통 '대(臺)'는 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마당 같은 넓은 터를 얘기합니다. 물론 그 이름에 걸맞은 풍경이 보이는 곳이어야겠죠. 그런데 고적대는 그런 넓은 자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두타산 정상이 수행을 하거나 머무르기에 좋은 자리인데... 두타산보다 조금 높은 이 자리는 어떻게 알고... 옛 시대에 이렇게 험한 곳을 어떻게 올라왔을지 궁금하네요ㅎ
고적대 안내판
잠시 쉬다가 떠나기 전... 주위 풍경을 바라보지만... 동남쪽 청옥산 방향 말고는 잡목과 나무에 가려 주위 조망이 시원하지가 않네요
고적대에서 연칠성령으로 가는 길에 난간이 설치된 암릉 구간이 있는데... 저 위치에서 바라보는 주위 풍경이 더 좋습니다. 의상대사는 저곳에서 수련을 했을지도 모르겠네요ㅎ
고적대를 출발... 바로 암릉구간을 만나고... 잠시 밧줄이 달려있는 짧은 슬랩 구간을 내려섭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급경사 내리막... 경사도 경사지만... 가끔 밧줄과 난간에 의지한 채 내려서야 하는 낭떠러지 구간도 있고ㅎㅎ 예전에 올라갈 때는 못 느꼈는데... 내려가려니 삭막하네요ㅎㅎ 발에 힘 꽉 주고 한참을 내려갑니다. 주로 암릉 사면으로 내려서는 길인데... 서쪽 사면이라 겨울에는 빙판도 더러 있을 것 같고... 아이젠도 안 먹힐 만한 경사도ㅎㅎ 지난주에 이곳에 눈이 내렸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했던 건 연칠성령에서 칠성 폭포로 내려가는 급경사 구간이었는데... 여기가 더 위험해 보이네요ㅎ 눈 쌓인 겨울에 안 오길 천만다행입니다. 암튼 그런 구간을 내려서고 다시 편안한 등로... 연칠성령에 다 와서 만나는 '망군대'는 좌측으로 살짝 비껴있어서 갔다 와야 하는데... 오늘 같은 날 보이는 것도 없을 것 같아서 패쓰... 곧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오늘 마지막 백두대간 마루금인 '연칠성령'에 도착합니다
연칠성령(連七星嶺/고도1.220m)
연칠성령(連七星嶺) : 백두대간 두타산 구간의 핵심 요지??인 연출성령은 '하늘과 맞닿은 일곱 개의 봉우리'가 있다 해서 붙여진 명칭이랍니다. 이 능선에서 보이는 봉우리들을 말하는가 본데... 지난번에 들렸을 때는 잘 몰랐으나 이번에 걸으면서 주위의 봉우리들을 세어 보니 대략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네요. 그리고 험한 산세로 인해 한번 오르면 빠져나갈 길이 없어서 '난출령(難出領)'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정말 빠져나갈 길이 없습니다...ㅋㅋ 그런데 재밌는 것은... 예전에는 고개(嶺/령)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령(領)'의 한자가 '거느리다'는 뜻이네요.
연칠성령에서 잠시 쉬면서 간식도 먹고... 등로 상태가 어떤지 긴장을 하며 출발... 오늘 가장 걱정했던 구간이 여기서 칠성 폭포까지 내려가는 약 1km 구간입니다. 날 선 능선이 급경사로 이뤄진 구간이라... 지난주 눈이 내린 뒤 잔설이 남아서 결빙이 되어있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눈은 다 녹고... 그 덕에 진흙밭ㅎ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은 사람도 있고ㅎ 그래도 모두 잘 내려가서 한시름 덜었네요. 지루한 경사길을 내려가면서 구간을 이렇게 짤랐을까... 후회막심ㅋㅋ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구간인데... 또 와야 하는 상황이 골치 아픕니다. 이 길을 어떻게 올라갈지ㅎ
연칠성령 이정표
길고 지루한 내리막 끝에 칠성 폭포 이정표 도착... 여기서 계곡을 만납니다
칠성폭포 이정표
발바닥에 불이 나게 내려왔으니 계곡에서 잠시 족탕...ㅎ 쉬다가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잠시 뒤 우측으로 칠성 폭포 상단이 보이고(하단은 보기 힘듦ㅎ)... 계곡을 따라 걸어 나갑니다. 이 길도 지루하긴 마찬가지ㅎㅎ 지난여름에 볼 거 다 봤으니 다시 보고 싶은 것도 없고... 머릿속에는 이 길을 반대로 올라야 할 생각에 걱정만 들어서있고ㅎㅎ 그렇게 걷다 보니 '사원터'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좌측은 조금 전에 들렸던 고적대 삼거리에서 내려오는 등로입니다. 여기서 올라갈 때는 그럭저럭 갈만합니다ㅎ 그나저나 대피소라고도 불리는 사원터의 존재는 뭔지 모르겠네요ㅎ '터'라는 말을 사용하는 걸 보니 예전에 사원(社院/불교에서 수행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암자 같은 건물)이 있었던 건지...ㅎ 첫 용도는 모르겠으나... 백복령과 댓재에 도로가 열리기 전까지는 이 길을 통해 연칠성령을 넘나들었다고 하니... 험한 산세로 보아 하루에 왕복을 하기는 힘들었을 테고... 그런 상황에서 사용하라고 복원한 임시 대피시설이 아니었을지 생각이 드네요
사원터 갈림길&이정표
사원터 부근에는 산괴불주머니가 군락을 이루고 있네요
이거 누가 심어놓은 것 같은데ㅎ
산괴불주머니
칠성 폭포에서 흘러나온 물은 넓은 반석(盤石) 지대를 만나면서 계곡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합니다
계곡이 흐르는 암반지대를 걷기도 하고... 계곡 옆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지난여름에 잠시 놀았던 넓은 소(沼)들을 지나 '청옥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청옥산 갈림길&이정표 (좌/청옥산) (우/연칠성령)
청옥산 갈림길을 지나 다시 계곡 옆길로 진행... 잠시 오르막이 이어지고 '문간재' 도착... 여기서 잠시 올라가면 두타산의 명물인 '용추계곡' 상단 지점에 자리한 '신선봉'입니다. 두타산의 절경이 펼쳐지는 곳이니... 두타산을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입니다. 개인적으로 두타산의 정규탐방로 중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는 곳이 '삼화사'에서 출발해 두타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두타산성'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과 '문간재'에서 올라가 볼 수 있는 '신선봉'... 그리고 문간재를 지나 '관음암'으로 가는 길에 있는 '하늘문'인 것 같네요. 물론 '쌍폭포'와 '용추폭포'는 많이 알려져 있으니...ㅎ
문간재&이정표
날씨도 그렇고... 아직 신록이 올라오기 전이라 지금 시기에 신선봉 조망은 휑~ 할 것 같아서 패쓰...ㅎ 문간재를 지나 하산 길을 따라 폭풍 질주...ㅎㅎ 고도가 낮은 지역에 내려오니 신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지금 내 맘은 빨리 내려가서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 싶은 생각...ㅋ 앞으로 인연이 더 닿을 곳이니 그 시간을 기약하고 갑니다. '두타산성' 들머리를 지나고...
두타산성 갈림길&이정표
학이 놀다 간다는 학소대도 지나고...
학소대(鶴巢臺)
문간재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갈림길에서 하늘문으로 올라 관음암(觀音庵)을 지나 내려오는 갈림길도 지나고...
관음암 갈림길&이정표
두타산의 명물 무릉계곡(武陵溪谷) 중에 가장 아름다운 절경인 무릉반석(武陵盤石) 지대도 지납니다
가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바라보고 갑니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며 무릉계곡 사진을 한 장 담아 놓고... 매표소를 지나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다시 또 와야 하니 오늘은 대충 보며 걸었던 것 같네요. 산행 내내 날씨 때문에 아쉬웠던 마음이 더 커서 그랬겠죠. 그래서 후기를 적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록이라도 해놔야 못 보고 지나친 것을 찾을 테고... 다음에 갈 때는 조금이라도 기억이 날 것 같아서...ㅎㅎ 이제 산악회에서 진행하는 백두대간 종주 북진은 다음 달 '미시령~진부령' 구간만 남았네요. 개인적으로 북진으로 모두 마무리하고자 했는데... 아직 북진을 못 한 구간이 '동해전망대~진고개' 구간... 그리고 오늘 남진으로 걸었던 '연칠성령~백복령' 구간이네요. 다음 달 마지막 구간 전에 채울 수 있을지가... 이 구간을 안 하고 마지막 구간을 가면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들 것 같은데...ㅎㅎ 남들은 남진이든 북진이든 한 번만 완주해도 기뻐하던데... 이미 다 완주했는데도 다 한 것 같지 않은 기분...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완주에 의미를 두지 말고 제대로 걸었는지에 보람을 느끼고 싶었는데 걸으면 걸을수록 백두대간 산행이 의무적인 숙제로 남는 기분입니다. 아마도 못 보고 지나쳤던 많은 풍경들이 가슴에 와 닿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 언젠가 내 마음속이 풍족 해질 때까지 백두대간 종주는 끝나지 않을 것 같네요. 지루했던 하루가 이렇게 가고... 두타산 관광단지 식당가에서 뒤풀이 식사를 하고... 버스를 타고... 지난 3년 동안 함께 걸었던 산우들에게 따뜻한 감사의 말을 들으며... 다시 깊은 고민에 빠지고...ㅎㅎ 서울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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