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병산의 암봉
산행 구간
백복령~석병산~삽당령~화란봉~닭목령
산행 일자
2017년 03월 19일 [일요일]
산행 형식
40인승 / 토요무박
산행 인원
15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32km
산행 시간
04시 30분 ~ 19시 00분 [14시간 30분]
구간 기록
04시 30분 : 백봉령 출발 (~4.6km)
06시 00분 : 생계령 도착 (~3.6km)
07시 50분 : 삼각정(봉) 도착 (~0.8km)
08시 20분 : 고병이재 도착 (0.5km)
08시 30분 : 헬기장 도착 (~1.9km)
09시 30분 : 석병산 도착 (~0.8km)
10시 10분 : 헬기장 도착 (~0.7km)
10시 30분 : 두리봉 도착 [식사]
11시 20분 : 두리봉 출발 (~3.5km)
12시 30분 : 헬기장 도착 (~1.5km)
13시 00분 : 삽당령 도착 (~1.3km)
13시 30분 : 임도합류지점 도착 (~0.4km)
13시 40분 : 857봉 도착 (~1.6km)
14시 20분 : 잣나무군락지 도착 (~1.6km)
15시 10분 : 제 4쉼터 도착 (~1.0km)
15시 40분 : 석두봉 도착 (~1.2km)
16시 10분 : 제 5쉼터 도착 (~0.7km)
16시 40분 : 제 6쉼터 도착 (~0.9km)
16시 50분 : 제 7쉼터 도착 (~1.2km)
17시 30분 : 제 8쉼터 도착 (~1.6km)
18시 20분 : 화란봉 갈림길 도착 (~0.1km)
18시 20분 : 화란봉 도착 (~2.3km)
19시 00분 : 닭목령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석병산 정상을 제외하고 암릉구간 없음
석병산 3거리에서 진행방향 주의(왕복)
화란봉 3거리에서 진행방향 주의(왕복)
산행거리는 트랭글 GPS기록 기준
삽당령 하산 약1km전 대간 길 벗어남 (알바)
◈ 산행 사진 ◈
막바지에 다다른 백두대간 산행... 조금 소홀해도 될 구간이라 미루고 미뤄놨던 구간을 다녀왔습니다. 보통 이 구간은 '백복령~삽당령'까지 약 18km 정도를 산행을 하게 되는데... 지난 12월 많은 적설량으로 인해 '삽당령~닭목령~대관령' 구간을 이어가지 못하고 '닭목령~대간령' 구간만 다녀오는 바람에 이번 구간에는 삽당령을 지나 닭목령까지 가게 됩니다. 거리가 약 32km... 어찌 가죠...ㅎㅎ 이렇게 구간을 계획해서 가는 백두대간 산악회는 거의 없는데... 이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백두대간 무박 산행상 지리산 구간 이후로 가장 긴 거리의 백두대간 산행을 하게 됩니다. 그냥... 뭐... 죽어라 걸어야죠ㅎㅎ 개인적으로 저에게는 백두대간 산행의 마지막 구간이 되겠네요. 이번 구간을 걷게 되면 3년 동안 약 700km 가까이되는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게 됩니다. 참 오래도 걸렸네요ㅎㅎ
서울을 출발해 동해 시내에 '어림지'라는 24시간 식당에 들려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 오늘 들머리인 '백복령'으로 갑니다. 백복령은 다음 달에 '상월산'구간을 가야 하니 한번 더 들리겠네요
백복령(白伏嶺)고도750m
백복령(白伏嶺)은 행정구역상 '정선군'과 '강릉시'의 경계가 되는 고개인데... 강릉 방향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동해시'의 경계가 되는 곳을 만나게 되어 어떻게 보면 세 도시의 경계가 되기도 합니다. 1930년대에 현재의 42번 국도가 개통되기 전에는 영동 사람들은 정선으로 '소금'과 '생선'을 지고 날랐고... 영서 사람들은 '삼배'와 여러 곡식들을 지고 강릉이나 동해로 넘어갔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강릉과 삼척에 각각 40여 개가 넘는 소금가마가 있었다고 하는데... 정선 사람들은 이 지역의 소금에 의지하며 살았나 봅니다. 또... 정선 사람들은 두부를 만들기 위해 강릉의 '간수'를 용기에 담아지고 갔다고 합니다. '정선 아리랑'의 가사에 나올 정도로 애환이 많은 고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복령을 포함해 정선군 일대의 지역이 '카르스트 지형'에 포함되어 천연기념물 제 440호에 지정이 되어있습니다. '백복령'의 한자(漢字)는 현재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형도에는 '白伏嶺'이지만 옛 문헌에는 '白茯嶺(한약재인 백복이 많이 있다는 뜻)' '白鳳嶺(흰 봉황이 노는 고개라는 뜻)'과 기타... '白復嶺' '百福嶺(산경표 표기)' 혹은 '복을 바라는 고개라는 뜻의' '希福峴(희복현)'으로 표시된 자료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명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으나... 지금 사용되는 '복(伏)'은 엎드린다는 뜻인데... 일제의 잔재가 아닌지... 의심이 가는 지명입니다. 암튼 현재 '백복령 옛길 복원' 사업이 이루어지는 중에 '백두대간 동해소금길'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이 일대의 옛길을 다 복원한다고 합니다. 그곳이 백두대간 두타산 구간에서 만날 수 있는 '원방재'와 '이기령'일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두대간 산행을 하면서 '정선군' 관할 지역의 산행은 처음 하게 되네요
정선군 경계 표시석
정선군 표지석 뒤쪽에 작은 주차장이 있고... 정자도 있습니다. 백두대간 등로는 주차장 옆 전나무 숲으로 진입을 합니다
들머리 이정표
전나무 숲 사이로 등로가 이어지고... 잠시 뒤 넓은 포장도로를 만나는데 바닥이 하얗습니다. 이 길이 백두대간 '자병산(紫屛山)고도760m'에 있는 시멘트를 나르기 위해 트럭이 지나다니는 길입니다. 백두대간 보존이 활성화되면서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던 곳이죠. 자병산은 일대가 모두 석회암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 산을 파헤친 대표적인 장소입니다. 아파트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에는 산 자체가 없어질 정도로 파헤져지기 시작했고 현재 높이도 100m 정도나 낮아진 상태라고 합니다. 1990년대 후반에 와서야 환경단체와 백두대간 보전회에서 들고일어나 충돌이 시작되었습니다. 허가를 받고 사업을 하는 회사(現한라시멘트)와 자연훼손을 막기 위한 환경단체들... 이미 산의 대부분이 잘려나간 상태라 복원은 어렵지만... 다행인 건 더 이상 채광 지역을 확장하지 않는 조건으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자연훼손에 대한 보상으로 환경단체와 함께 백두대간 마루금의 숲 가꾸기 행사를 하고 있다네요. 지금이라도 한발 물러서 양보해준 회사에 고마움을 느껴야 할까요. 이 모든 일이 그들만의 잘못은 아니겠죠. 80~90년대 국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건설업이 활기가 띄던 시절에 사용된 원료이니...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나 차가 다니는 도로... 모두 우리의 삶에 관련된 일들이니까요. '숲'이라는 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자연적인 존재인데... 자연과 인간의 공생관계...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암튼 백복령에서 시작하는 백두대간 마루금은 자병산을 지날 수 없고... 그 옆으로 이어진 등로를 따라갑니다
하얗게 변해버린 자병산 부근의 위성지도
원래 마루금이 아닌 이 등로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한동안 평탄한 등로가 이어집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이 지역 일대의 특성인 '카르스트 지형'에 관한 안내판이 있네요
오늘 산행을 시작한 '백복령'에서 잠시 후 만날 '생계령'까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카르스트 지형' 구간입니다. 자병산과 마찬가지로 이 일대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곳인데 이 길을 걷다 보면 움푹 파인 땅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일종의 함몰지역이겠죠. 지금은 보이지가 않으니ㅎㅎ 암튼 정선군에서는 매년 걷기 행사도 한다고 합니다. 아래 안내판은 행사 때 설치한 이정표 같습니다
이번 구간에는 예전에 설치한 '경위도 좌표' 표지목이 자주 보이네요. '국가지점번호' 도입은 아직 안되어 있나 봅니다
백복령 이후 비교적 평탄한 등로를 걷다 보니 '생계령'에 도착하네요
생계령(生溪嶺)고도629m
생계령(生溪嶺)은 강릉 '옥계면'에서 정선 '임계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입니다. 고도가 낮아서 그런지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주막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생계령'의 지명은 '옥계면'의 '산계리' 지명에서 유래되어 불리다가 이곳을 오르내리는 사람들 모두 생계(生計)를 위해 힘들게 걷는 사람들이니 음운변화(音韻變化)로 '생계령'으로 바뀌어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만... 한자의 음도 다르고... 정확한 정보는 아닌 것 같습니다ㅎㅎ 암튼 정확한 자료가 없으니 그런가 보다 합니다ㅎ
생계령에는 좌우로 차가 다닐 만큼 넓은 임도가 보이는데... 접속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 나와있지는 않네요. 암튼 좌측(남쪽) 정선 '직원리' 방향 거리가 짧은 것 같습니다
생계령 이정표
현수막까지 걸려있는 걸 보니 산양이 많기는 한가 봅니다. 가끔 바닥에 배변이 눈에 띄던데... 이 놈 것인지...ㅎㅎ
이 아래 '강릉서대굴'이 있다는 얘기겠죠. 길이 험해서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네요. 덕항산의 '환선굴'이나 '대금굴' 그런 종류의 동굴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서서히 해가 뜨기 시작하니 주변의 풍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네요. 한동안 작은 소나무가 줄지어 있는 숲도 지나게 됩니다
소나무가 특이하게 생겨서 검색해보니 '용송(龍松)'이라 불리는 소나무 같습니다. '용이 꿈틀거리는 모습'이라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네요ㅎ
어딘지 모를 봉우리를 지나는데... 저쪽 방향은 길도 없고... 대간길은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왜 리본을 저곳에 달아놨을까요
봉우리를 내려 갔다가 다시 오르막... 미세먼지로 뿌옇던 하늘이라 해는 못 볼 줄 알았는데... 먼지 덕에 눈이 부시지 않은 일출을 뒤늦게 봅니다ㅎ
다시 한참을 오르막... 오늘 산행에서 가장 길었던 오르막이 아니었나 싶네요
힘겹게 오르막을 올라서니 작은 봉우리가 또 나타나네요. 봉우리 이름은 없는 것 같고... 고도를 보니 대략 930m 정도 되네요. 백복령에서 약 7km 정도 거리입니다
이 봉우리가 오늘 처음으로 시야가 트이는 장소네요. 정면으로 가야 할 마루금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 높은 봉우리가 '석병산'인가 봅니다. 바로 왼쪽은 '두리봉'이겠네요
봉우리를 넘어서니 바로 작은 벤치가 있고... 잠시 쉬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이후로는 다시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네요
행정 지역이 아닌 '건설부'의 글씨가 적힌 삼각점... 이런 삼각점은 처음 보는 것 같네요
897봉(峰) 삼각점
삼각점봉을 지나 10여분을 가니 현수막이 있는데... 카르스트 지형 걷기 대회에서 안내하는 하산 방향이 나오네요. 대간은 우측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알바 조심ㅎ
잠시 후 '고병이재' 도착... '고병이'인지 '고뱅이'인지 모르겠으나 다음 이정표에 '고뱅이'라 적힌 걸 보니 '고뱅이'가 맞는 것 같습니다. '고뱅이'는 강원도 사투리로 무릎 관절처럼 구부러진 곳을 말하는데... 지도를 보면 등로가 좌측으로 꺾여서 이런 지명이 붙은 건지... 자세히는 모르겠네요ㅎ 암튼 이정표에는 없지만 여기서 우측(동쪽) '산계리' 방향으로 내려가는 등로가 있습니다
고병이재(고도850m)
다시 걷다 보면 헬기장도 만나고ㅎ
헬기장
헬기장 이정표에 '일월봉'이라고 표시된 곳은 '석병산'을 말합니다
헬기장 이정표
파란 하늘... 미세먼지만 없었다면 좋았던 하늘이었는데... 덕분에 그리 덥지는 않았습니다ㅎ
이번 구간의 특징은 길이 좋다는 점... 완만한 넓은 등로로 이뤄져서 걷기는 참 좋았네요. 숲이 우거진 여름에 걸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 끝 지점에 넓은 터가 하나 나오고 좌측으로 갈림길이 있네요
'카르스트 지형' 걷기 대회 3코스 하산길은 지도에 없던데... 새로 개척한 길인가 봅니다. 암튼 이 길로 내려가면 정선군에 자리한 '백두대간 수목원' 입구로 간다고 합니다
이 넓은 터는... 묘가 있는 자리 같기도 합니다ㅎ 지금은 이장한 것 같고. 암튼 분위기만 그렇네요ㅎ
공터 3거리를 지나 잠시 오르막이 이어지더니 곧 '석병산' 3거리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잠시 들어가야 석병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석병산(石屛山) 3거리 이정표
갈림길에서 들어가면 삼각점이 있는 첫 번째 봉우리를 만나는데 이 봉우리는 제단으로 사용되는지 돌탑이 쌓여있네요. 석병산 정산은 바로 앞의 봉우리입니다. 우측으로 내려가서 다시 올라가게 되어있고... 그곳에서 '상황지미골' 방향으로 10m 정도 더 내려가면 '일월문'이 나옵니다
석병산(石屛山)
오늘 산행의 최고 상봉(上峰)인 백두대간 '석병산(石屛山)고도1.055m'은 말 그대로 '암릉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있다'해서 붙여진 명칭인데... 이 곳에서는 그 모양새가 보이지는 않고... 석병산 동쪽 아래에 있는 '상황지미골'에서 올려다봐야 그렇게 보이는 것 같네요. '황지미(凰池尾)'는 '봉황이 날아오는 연못'이라는 뜻인데... 그 위에 있는 지역이라 '상황지미(上凰池尾)'라는 지명으로 불립니다. 그러고 보면 '백봉령'의 유래도 봉황과 연관이 되어있는 '白鳳嶺'이 맞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정표의 '일월봉'은 석병산의 또 다른 지명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 아래에 있는 구멍을 '일월문(日月門)'이라 부르겠죠.
앞으로 걸어야 할 능선과 다음 봉우리인 '두리봉'이 보이네요. 이번 구간에서 가장 좋은 조망처입니다. 미세먼지만 없었으면 좋았을걸ㅎㅎ
처음 올랐던 봉우리에서 내려와 석병산으로 가봅니다. 석병산 정상 아래의 모습이네요
석병산으로 가는 길에도 작은 구멍이 있는데... 처음엔 이 곳이 '일월문'인지 알았네요ㅎ
석병산 정상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매의 부리 같은 커다란 암릉이 하나 버티고 있는데... 사실 오늘 가장 만나 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산행을 가기 전에 선답자의 후기를 보니 저 암릉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던데... 저도 그러고 싶었으나... 일월문을 지나서 저곳으로 가는 길이 결빙 구간이라ㅜㅜ 아이젠도 안 먹힐 정도로 경사가 심해 보여 포기하고 왔네요. 다음에 남진으로 방문할 때는 꼭 들려서 올라가 보고 싶은 곳인데... 혼자 올 확률이 큰데... 누가 사진을 찍어주지ㅎㅎ 그나저나 저 암릉의 이름이 없는 것이 희한하네요
석병산 정상에 올랐다가 사진 한장 찍고... 석병산 바로 아래 자리한 일월문을 만나러 갑니다. 참 특이한 모습이죠ㅎㅎ
일월문(日月門)
석병산 정상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곧 평탄한 지형이 나오고 헬기장을 만나네요. 이 구간의 헬기장들은 모두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곳 같습니다ㅎㅎ
헬기장
여기서도 서남쪽으로 이어진 등로가 있네요. '카르스트 지형' 걷기 대회에 이용되는 등로 같습니다. 두리봉 이후로는 행정구역이 강릉으로 넘어가니 여기가 마지막 하산 등로인가 보네요. 지도를 찾아보니 석병산 가기 전 묘가 있는 공터에서 내려가는 등로와 합류가 되는 것 같습니다. 거리상으로는 우리가 하산할 '삽당령'보다 더 멀어서... 중탈 구간으로 이용하기는 좀 그렇지요ㅎ
헬기장 이정표
헬기장을 지나 다시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고... 곧 두리봉을 만납니다. 넓은 봉우리 정상에는 벤치도 있고 데크 평상도 있네요. 이 높은 곳에 이런 시설물이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백두대간 산행을 하는 산객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하고...ㅎ 암튼 많은 인원이 함께 식사하기 좋은 자리이니 밥을 먹고 가야죠ㅎ
두리봉 고도1.033m
백두대간 '두리봉'... 산행을 가기 전에도 알아봤으나 자세하게 나온 정보가 없어서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네요. '둥그렇다'라는 '두리'가 아닌가 싶네요. 산 봉우리가 완만하고 둥그렇게 생겨서 붙여진 명칭이 아닐까... 직접 가보니 그런 느낌입니다ㅎㅎ 백두대간 산행하면서 자주 만나게 되는 '부산 낙동 산악회' 표지판... 백두대간 마루금에 있는 봉우리가 워낙 많다 보니 이렇게 표지판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여기가 어디냐를 떠나서 단체 산행을 할 때는 어떠한 '기점(起點)'이 되기에 많은 도움이 되죠. 보통 이름 없는 무명봉은 그냥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고도' 표시를 적은 표지판이라도 달아놓으면 산행하는 입장에서는 주변을 바라보거나 진행 방향을 인식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네요. 그렇지만 봉우리 이름이 없다고 자신의 닉네임(이름)을 막 달아놓고 다니던 어떤 산악회의 행동은 지탄받을 일입니다
두리봉 표지판
점식식사를 하고 두리봉을 떠납니다. 이후 넓은 공터가 나오고 우측으로 갈림길이 나오는데... 강릉 일대의 산맥을 걷는 '울트라 바우길'입니다. 약 350km... 17개 구간의 '강릉 바우길'에서 산으로만 걷게 되는... 말 그대로 울트라급 트레킹?? 코스입니다. 백두대간 선자령이 있는 '대공산성'에서 시작을 해서 '선자령~대관령~능경봉~고루포기산~닭목령~화란봉~삽당령의 백두대간 마루금을 따라 걷다가 이 곳에서 동쪽으로 빠져나갑니다. 약 74km 정도 되는데... 약 2/3 정도가 백두대간 마루금과 겹치게 됩니다. 여기서 가다보면 '괘방산'도 만나고 종착지인 '안인항'까지 약 20km 정도인데... 저는 앞의 구간은 다 걸었으니 여기서부터 걸으면 저도 바우길 완주가 되는 건가요ㅎㅎ
울트라 바우길 갈림길 이정표
이번 구간도 역시나 카메라에 잡힌 풍경은 대부분 이정표입니다ㅎ
주위 조망이 거의 없고 숲으로만 이뤄지다 보니 그저 걷기만 했네요
산죽길을 걷다 보면 작은 공터에 있는 삼각점을 하나 보게 되고 눈으로 인식하고 갑니다
이번 구간에서는 지도에 잘 나와있지 않은 등로가 많이 보이네요. 새 이정표도 그렇고... 아마 동네 사람들이나 약초꾼들이 다니던 길을 새롭게 정비한 것 같습니다
외고단 갈림길 이정표
사용된 적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마지막 헬기장을 만납니다ㅎ
헬기장
문제의 지점...ㅎㅎ 당일에 걸을 때는 제가 걷던 길이 등로 상태가 좋아서 전혀 인식을 못했는데... 헬기장을 지나 약 100m 정도 가면 길이 좌우로 갈라지는가 봅니다. 제가 마지막에 걷다 보니 앞의 일행을 따라 걷기만 했네요. 결국 다 내려와서 임도가 보이길래... 이상하다 싶어서 지도를 봤더니 이미 많이 벗어났네요ㅎㅎ 다시 올라갈 수는 없어서 임도를 따라 걷다가 다시 마루금으로 합류했습니다. 아래 사진의 녹색 등로가 원래 마루금이고... 위쪽 파란색 선은 제가 걸어온 길입니다. 마지막에 방심한 탓이죠ㅎ
여기서 만나는 임도가 굉장히 길던데... 어떤 용도인지는 모르겠네요. 삽당령에서 석두봉 방향으로 가다 보면 이 임도 대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산 허리를 다 깎아놓은 것이라 보기가 정말 흉하던데... 지도를 찾아보니 삽당령에서 산의 허리를 돌고 돌아 강릉 강동면까지 연결이 되네요. 꽤 긴 임도입니다. 삽당령 입구에 바리케이트가 있는 걸로 봐서는 일반인은 갈 수 없는 길 같습니다
뿌리 상태를 봐서는 꽤 오래 방치한 것 같네요
임도를 따라 빙빙 돌아 걷다 보면 원래 마루금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만납니다ㅎㅎ 반대로 갈 때는 이정표가 있어서 헷갈리지는 않겠네요
두리봉 방향 진입 들머리
임도를 따라 다시 조금 걷다 보면 바리케이트가 막아서고... 도로가 보입니다. 삽당령 도착
두리봉 방향 들머리
영업중 맞나? 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주 영업을 하신다고 하는데... 식수도 구할 수 있고 먹거리도 있겠죠. 자세한 건 확인을 못 해봤네요ㅎ
강릉 방향으로 내려가는 도로... 삽당령에는 강릉으로 가는 농어촌 버스가 있습니다. 하루에 두 번만 운행을 해서 시간이 잘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삽당령에 내려가니 선두팀이 쉬고 있네요. 대부분 여기서 끝내는데...ㅎㅎ 중탈의 유혹을 뿌리치고 미뤄놨던 구간을 걷기 위해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삽당령(揷當嶺)
백두대간 '삽당령(揷當嶺)고도680m'은 왕산면 목계리와 송현리의 분수령으로 고개를 넘어갈 때 짚고 왔던 지팡이를 버리고 갔다 하여 '꽂을 삽'자를 썼다는 유래와... 정상에서 북으로는 대기로 가는 길과 서쪽으로는 고단 가는 길로 세 갈래로 갈라지는 삼지창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지명이라고 안내판에 적혀 있으나... 이런저런 자료를 조사해보면 이 역시 일제가 지들 맘대로 바꿔 적은 명칭 같고... 그 명칭을 국립지리원에서 그대로 베껴 쓴 것 같고...ㅎㅎ 암튼 '삽운령(揷雲嶺)'이나 '목계령(木溪嶺)'이 본 지명이 아닐까 하는 자료를 보았네요. 이 지명이 논리적이긴 하나... 공식적인 자료는 아닌듯하여 적지는 않고 그냥 넘어갑니다ㅎ 삽당령의 높이 또한 산림청 자료에는 '721m'라고 되어있고... 도로 안내판에는 '680m'로 되어 있는데... 제 GPS 기록으로 보아 '680m'가 맞는 것 같습니다. 암튼 모두 베껴쓰기의 달인들 같습니다.
산림청 홈페이지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있습니다 (퍼옴)
삽당령(揷當嶺)의 높이는 721m로 닭목재와 두리봉 사이에 있으며 눈이나 비 또는 안개가 늘 끼어 있고 고갯마루에 연못이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 강릉의 옛 읍지 임영지(臨瀛誌)에는 구정선 군수의 묘비에 "삽당령(揷塘嶺)"으로 표기돼 있었다고 한다. 삽당령 연못은 6.25동란 직후만 하더라도 고갯마루의 습지에서 고장 난 자동차를 고치지 못하고 있다가 다음날 견인하러 갔더니 가라앉았다는 촌로의 증언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정상에 고원 습지가 있었다. 또한, 강릉 지방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하천인 남대천은 강릉시 남쪽에 있는 강으로, 대관령과 삽당령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성산면 오봉에서 합쳐져 강릉시를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며 동해로 흐른다.
최신식 화장실도 있네요ㅎ 안에는 들어가 보질 않아서 시설이 어떤지... 물이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산불방지 입산통제 기간'인데...ㅎㅎ 삽당령에서 도로를 건너 석두봉 방향 진입로에 보면 산불방지 초소가 있습니다. 오늘 산림청 직원이 나와있었네요. 제가 후미에 있어서 상황은 몰랐으나 선두팀에서 잘 얘기한 것 같습니다. 다음 구간을 이어가야 하니 입산 허가서에 명단을 적고 싸인도 하고ㅎㅎ 정식 허가를 받고 갑니다ㅎ 석두봉으로 항하는 등로는 '삽당령' 표시석 뒤쪽으로 이어집니다. 선답자들 대부분 산불감시 초소가 있는 좌측 임도를 따라 걷던데... 아래 사진 안내판 옆으로 길이 있네요. 이 등로는 최근에 연결이 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석두봉 방향 진입 들머리
초반 잠시 오르막이 이어지지만 바로 평탄한 등로가 나옵니다
좌측으로는 삽당령에서 출발하는 임도가 보이는데... 거의 나란히 걷게 되네요
약 1.3km... 20여분이 지나 임도와 다시 합류... 정면의 바리케이트를 넘어 좌측 능선으로 산행이 시작됩니다
임도 합류 지점
이정표 이후로 한동안 오르막길이 이어지네요
임도 합류지점 이정표
오르막에 올라서니 이정표가 나오는데... GPS를 보니 여기가 '857봉'인 것 같습니다
857봉 이정표
857봉에는 쉼터가 있는데... 처음엔 인식을 못했으나 지도를 보니 여기가 '제 2쉼터'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제 1쉼터는 '삽당령'이구요
제 2쉼터
쉼터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 곧 왜 만들었는지 모를 계단을 만나고ㅎ
한동안 평탄한 숲이 이어지네요
그렇게 걷다가 만난 넓은 숲... 처음에는 나무의 잎을 보고 소나무인 줄 알았는데...ㅎㅎ 나중에 보니 '잣나무'라네요. 옆으로 퍼진 잣나무는 처음 봅니다. 알아보니 잣나무가 계속 키가 자라면 관리하기가 힘들어서 중간 지점을 잘라낸다고 하네요. 계속 그런 식으로 해서 높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알아볼 수가 없었지...ㅎㅎ
이번 산행의 하이라이트 구간...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부근은 '채종원(採種園)'입니다. 말 그대로 우량 '종자(種子)'를 얻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수목관리소죠
그 이유로 한동안 방화선 길이 이어집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에 있는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리면 어떤 모습일까요... 선자령 일대가 그런 모습이니 풍경은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조망이 없는 산을 걷다가 정상부에 다다르면 나무에 가려 시원한 조망이 보이지가 않아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이 나무좀 없애고 조망 좀 트이게 하지'라는 생각을 가끔 하는데... 이기적인 생각이겠죠. 그 나무는 그 자리가 좋아서 자리를 잡았을 텐데...ㅎ 이 길을 걸으며 한동안 그런 생각을 했네요. 이 주변에 나무가 있었다면 지금도 조망이 없다고 투덜대며 걸었겠죠. 그래서 잠시나마 이런 풍경을 만나게 해 준 산림청이 고맙네요ㅋㅋ
조망이 트이니 즐겨봐야죠. 좌측 정면의 완만한 봉우리는 '화란봉'이고 정면 우측에 솟은 봉우리는 '석두봉'입니다. 중앙 뒤쪽 우측의 봉우리는 '능경봉' 같네요. 중앙 뒤쪽 좌측의 봉우리는 '고루포기산'일테니... 그 주변이 '안반데기' 같습니다. 사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것이 주위의 산세를 가늠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네요. 조망이 시원한 곳이 없고... 오전에는 미세먼지 탓에 보이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능선이 지그재그로 계속 이어지니 방향 감각이 거의 없었습니다ㅎㅎ 작은 지능선들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ㅋㅋ 암튼 참 답답했던 걸음이었는데... 이 부근에 오니 잠시나마 기분이 시원해졌네요
이번 구간에서는 참 다양한 모습의 소나무를 만나네요
행정구역상 강릉 왕산면 소재인 이 자리는 1972년에 산림청에서 조성했다고 합니다. 그럼 이 잣나무들은 최소 40년 가까이 되었다는 얘기네요. 저는 잣나무가 쭉쭉 뻗은 것만 봐서 이런 모양으로 자라는 모습은 처음 보네요. 암튼 안내 해설판이 없었다면 지금도 소나무라고 생각하고 글을 적었을지도 모르겠네요ㅎㅎ
채종원 안내판&이정표
간혹 길에 보이는 큰 소나무 한그루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만드네요ㅎ
방화선 길을 걷다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잠시 들어갑니다. 이 곳이 '제 3쉼터'였던 것 같습니다
제 3쉼터
쉼터 분위기가 좋아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발걸음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백두대간 산헹이 익숙하지 않은 친구들이 함께 걸었습니다
짧은 거리도 아니었는데... 어렵게 용기를 내서 왔겠죠
그런 친구들이 오면 어떻게 이 길을 즐겁게 걸을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할지... 생각을 하게 되네요
백두대간 산행이 지금 우리에겐 의무가 되어버렸지만... 그들에게는 그저 산일 뿐일지도 모르니까요
매번 이렇게 지루하고 힘든 길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줘야 할지... 백두대간 마루금을 걷는 의미를 알게 해줘야 할지... 그냥 즐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힘든 걸음입니다
그래서 백두대간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사람을 오랫동안 만나는 게 어려운 일 같습니다
방화선 길을 빠져나와 잠시 오르막... '제 4쉼터'에 도착합니다. 쉼터 표지판을 이 곳에서 처음 보고 인식했네요. 그래서 기록에는 이전의 쉼터는 표시가 없습니다ㅎ
쉼터 대부분이 현장에 있는 폐목을 이용해서 만들어 놓았던데... 4쉼터는 유일한 인공 시설물 입니다ㅎ
제 4쉼터
쉼터에서 다시 출발...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더니 계단이 나옵니다. '석두봉'을 향한 마지막 오름길이네요
백두대간 '석두봉(石頭峰)' 도착... 정확한 지명 유래는 없으나... 내려가면서 바라보니 유독 이 봉우리만 암릉으로 우뚝 서있네요. 그로 인해 붙여진 명칭이 아닐까 합니다
석두봉(石頭峰)고도982m
석두봉 정상석 뒤쪽으로 조망이 보이는데... 정면에는 잠시 후 만날 '화란봉'... 그 뒤로 '안반데기' 풍력기가 살짝 보이네요. 우측이 '고루포기산' 그 옆으로 '능경봉'이 보입니다. 능경봉의 뒤로 보이는 좌측 봉우리는 '황병산'이고 우측으로 보이는 곳은 '선자령'인 것 같네요. 오전 내내 시야를 가리던 미세먼지는 이제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다행이네요ㅎ
우측으로는 강릉 방향의 모습이 보이네요. 어딘지는 잘 모르겠으나 지도상으로는 '칠성산'이라 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걸어야 할 능선... 이제 한동안 넓고 평탄한 고원 형태의 숲을 지나게 되는데... 다른 계절에는 어떠할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너무 좋은 분위기의 초원을 만나게 됩니다
시간이 얼마 없어 석두봉에서 사진만 찍고 바로 다음 길을 이어갑니다. 완만한 내리막 경사가 나오는데... 이 곳은 눈이 아직 쌓여있네요. 날씨가 춥지는 않아서 금방 녹을 것 같네요
석두봉 이후로는 큰 오르막도 없고 길이 좋습니다. 쉼터도 많아서 쉬고 가기도 좋구요
제 5쉼터
쉼터가 많아서... 자주 쉬게 되네요ㅎㅎ 20km를 넘게 걸어왔으니 유혹을 뿌리치고 가기가 힘듭니다ㅎ
제 6쉼터
한동안 이런 모습의 등로가 이어지는데... 분위기가 참 좋았네요
정면에서 내리쬐는 빛에 반짝이던 산죽의 풍경들이 인상 깊게 남았던 길이었습니다
그런 풍경 속에서 앞에 걷고 있던 친구들이 아름답게 보이던...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26km 정도를 걸어왔고... 앞으로 5km 정도만 더 가면 되네요
제 7쉼터&이정표
다시 쉼터... 또 쉬고...ㅎㅎ
제 8쉼터
어딘지 모를 용수골 갈림길도 만나고... 이제 남은 거리만 눈에 보입니다ㅎㅎ
큰 용수골 갈림길 이정표
용수골 갈림길을 지나... 마지막 화란봉을 올라서는 등로는 오늘 두 번째로 높은 난이도의 오르막이네요
오름이 끝나면 넓은 공터가 나옵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잠시 올라가야 '화란봉'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란봉 3거리 이정표
마지막 봉우리 '화란봉'도착... 지명 유래가 그러한지 주위 조망은 없습니다. 이 뒤로 넘어가면 '하늘전망대'라는 데크가 있는데...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못 보고 가네요
화란봉(花蘭峰)고도1.069m
단체로 백두대간을 하면서 산에서 일몰을 본 건 '설악산' 구간을 1박으로 갔을 때였으니... 무박으로 일몰을 본 것은 처음이네요. 힘들게 걸어왔던 것에 대한 보답이었을까요... 참 아름답게 내려가는 선명한 일몰을 봤네요. 숲에 가려 시원한 조망이 없었던 것이 아쉽습니다. '화란봉' 우리에겐 오늘 '火卵峰'이었습니다
3거리로 다시 내려와 하산을 준비 합니다. 이미 어두워진 시간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는데... 내려가는 길이 좋다고 선두팀에게 연락이 왔네요
화란봉 3거리 공터
일몰에 비친 참나무 고목을 뒤로 하고 이제 하산
잠시 뒤 바로 9쉼터를 만나지만... 이제 필요가 없죠. 삽당령 이후로 유일하게 눈길만 주고 그냥 지나간 쉼터네요ㅎㅎ
제 9쉼터
계단을 만나고 잠시 평탄한 지형... 이후로는 어두워져서 사진을 찍은 게 없네요
백두대간 산행을 무박으로 진행하면서 헤드랜턴을 다시 착용하고 내려오기는 처음이네요ㅎ 가장 걱정했던 것이 혹시라도 하산길에 결빙 구간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경사도 그리 심하지 않고 결빙 구간도 없어 안전하게 내려왔습니다. 어두 컴컴한 시간에 닭목령 도착... 선두 그룹의 환영을 받으며ㅎㅎ 산행을 마칩니다. 정말 길었던 하루였네요. 언제 다시 남진으로 방문할지는 모르겠지만... 비박으로 올 테고... 좋은 자리가 몇 군데 있긴 한데... 거리 계획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네요ㅎㅎ 교통이 불편한 곳이라 '대관령~백복령'까지 여유 있게 2박으로 계획을 잡아야 할 거 같습니다. 상경하는 길에 있는 강릉 '옛 카나리아' 집에 들러 대구찜과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서울로 향합니다
닭목령 표지석 (지난 사진)
백두대간 '닭목령(고도700m)'은 북쪽 강원도 강릉시 '왕산리'에서 남쪽 '대기리'로 넘어가는 고개입니다. 강원도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의 경계가 되는 백두대간 마루금에서 그리 높지 않은 고개 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도로포장도 잘 되어있고 강릉 시내버스도 다니는 곳입니다. 실제로 남쪽 '대기리'에 화전민들이 자리했던 '닭목 마을'이 있습니다. '닭목령(닭목재)'은 그 주변의 산세가 '천상(天上)'에서 산다는 '금계(金鷄)'가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인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고 이 고개는 그 목덜미에 위치해서 '닭목령'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마을 이름의 어원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개인적으로는 백두대간 산행을 북진 방향과 남진 방향을 포함해서 모두 마쳤네요. 2014년 05월에 시작해 3년 가까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전체 구간을 북진으로만 진행한 것은 아니라 마지막 구간인 '미시령~진부령' 구간을 포함해 북진으로 해야 할 구간이 3곳 더 있고... 전체 구간 중에 예전에 갔었던 '연칠성령~백복령' 구간을 기록하지 못해 기록 때문에 한번 더 떠나야 하는 일이 남아있기는 합니다. 처음부터 함께 시작했던 산우들과 전 구간을 다 걷지 못했던 것이 아쉽지만 혼자 걸었던 시간과 함께 걸었던 시간들 모두 오랜 기억에 남을 여행이었습니다. '백대명산' 완주를 끝내고 '백두대간' 완주까지... 이제 얼마 전 시작한 '호남정맥' 완주를 위해 한동안 또 산에 빠져 살지도 모르겠네요. 이 여행의 끝은 어딜지...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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