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지리산 영원봉 [와운카페]

와운카페에서 바라본 반야봉



산행 구간

   음정마을~벽소령~삼각고지~별바위등~영원봉~영원사

산행 일자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산행 형식

   대중교통 / 토요무박

산행 인원

   5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15km

산행 시간

   04시 10분 ~ 16시 40분 [12시간 30분]

구간 기록

   04시 10분 : 벽소령작전도로 출발 (~3.3km)

   05시 10분 : 연하천 갈림길 도착 (~2.7km)

   06시 10분 : 벽소령 대피소 도착 [식사]

   08시 00분 : 벽소령 대피소 출발 (~1.2km)

   08시 50분 : 형제봉 도착 (~1.1km)

   09시 30분 : 삼각고지봉 도착 (~0.2km)

   09시 50분 : 삼각고지 도착 (~0.8km)

   10시 10분 : 북부능선 진입로 (~0.9km)

   10시 50분 : 별바위등 도착 (~2.1km)

   12시 50분 : 영원재 도착 (~0.8km)

   13시 30분 : 와운카페 도착 [식사]

   15시 20분 : 와운카페 출발 (~0.2km)

   15시 30분 : 영원봉(산) 도착 (~1.1km)

   16시 00분 : 빗기재 도착 (~0.8km)

   16시 40분 : 영원사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삼각고지~빗기재구간 비법정 탐방로

   트랭글 '영원재' 표시 잘못 기록함

   트랭글 기록 '와운리갈림길'이 '영원재' 임

   마천~벽소령작전도로 택시비 [15.000원]

   영원사~인월 택시비 [25.000원]






◈ 삼정능선(북부능선) 등산지도 ◈




◈ 산행 사진 ◈


가을이 끝나가는 길목에 다가선 지리산 언저리...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는 시기라 조용히 나만의 낙엽을 밟고 싶어 찾아 나선 지리산 '삼정능선'... 그 안에 또 다른 명소가 있어 그곳에 가고 싶어 하던 산우와 함께 나섭니다. 서로가 원했던 방향은 달랐지만...ㅎ 눈으로 직접 볼 기회가 없던 곳이라 설레임을 안고 그 길을 걷다 왔네요



오랜만에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으로 지리산을 찾아갑니다. 역시나 대중교통은 힘드네요ㅎ 밤새 운전하고 가는 게 더 편한 듯합니다ㅎ 동서울터미널에서 자정에 출발한 버스는 '함양'을 지나고 '인월'은 하차 승객이 없어 그냥 통과... 우리의 하차지인 '마천'에 우리 일행만 내려줍니다. 미리 예약해둔 택시를 타고 '백두대간 벽소령' 표시석이 있는 음정마을 입구를 지나 벽소령 작전도로의 바리케이트 앞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시간과 체력을 저장해두었네요ㅎ   



새벽 4시가 되기 전에 벽소령 작전도로 입구에서 따뜻한 커피와 준비해온 빵으로 허기진 뱃속을 채우고... 산행 준비를 합니다. 초반 어둠 속에서 걸어야 할 구간은 작전도로의 끝 지점인 '벽소령 대피소'입니다. 지금 시기에는 낙엽 조차 말라버린 구간이라 볼만한 게 없어 랜턴에 의지한 채 걷기 시작합니다. 가끔 랜턴을 끄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쉬기도 했네요. 비박이나 야간산행을 하다 보면 자주 보던 별이라 시큰둥하던 저와는 달리 별을 보며 좋아하던 산우들이 다시 생각나네요. 그렇게 산을 오래 다녔는데도 처음이라니...ㅎ 처음의 호들갑이 낯설지만은 않네요... 예전에 그런 모습을 보이던 산우가 있었는데...ㅎ 암튼... 볼 거 없고 힘들지도 않은 임도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연하천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이 곳에서 우측으로 이어진 등로는 주능선에 있는 삼각고지 초소와 만납니다. 그곳에서 좌측(동쪽)은 벽소령 대피소로 가는 길이고... 우측(서쪽)은 연하천 대피소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도 오늘 가야 할 곳인데... 대장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바로 가지 않고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서 돌아갑니다. 이유는... 아침 먹으러... 밥 안 먹일까 봐 그런 거야?ㅋㅋ  


연하천 갈림길 이정표
















또다시 지루한 임도... 이제 말도 적어지고... 서로 땅만 보며 걷습니다. 가끔 바닥의 낙엽들이 눈길을 주고는 하지만 5km가 넘는 이 길은 제가 찾던 설레임도 잊게 만드네요. 하긴... 뵈는 게 없는데 뭔 설레임...ㅎ 잠시 후... 나뭇가지가 드리워진 길을 벗어나 하늘이 열린 길에 앉아 쉬다 갑니다. 랜턴을 다 끄고 나니 다시 밤하늘의 별들이 반겨주네요. '북극성'을 찾아달라는 산우의 말에... 노안이 와서 잘 보이지도 않아 눈을 비비며 찾아줬는데... 인공위성이라며 안 믿는 분위기...ㅋ (북두칠성의 국자 열린 방향 왼쪽에 있어~ㅎ) 우겨도 안되니 믿거나 말거나...ㅋ 암튼 덕분에 순식간에 떨어지던 별똥별을 봤으니 내가 고마워해야 할 일ㅎㅎ 그렇게 쉬다가 다시 임도를 걸어 벽소령 작전도로의 마지막 지점에 도착합니다. 여기서 지리산 주능선에 있는 벽소령 대피소까지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껏 걸어온 난이도에 비하면 정말 쉽게 주능선에 접근하는 방법이 되겠죠ㅎ 이제 '한국전쟁'의 슬픈 역사가 남아있는 벽소령 작전도로는 여기서 '안녕' 합니다      


벽소령 작전도로 끝 지점 이정표








약 10여분 돌계단을 올라 아직 어두운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바로 취사장으로 들어가 준비해온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해가 뜨면 산행을 시작하기로 해서 커피 한잔하면서 쉬던중 때마침 붉게 올라오던 여명을 바라봅니다. 일출은 잠시... 다시 짙은 구름 속으로 사라지던 해를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덕평봉 뒤로 보이는 여명







새벽 어둠을 뚫고 올라온 길과... 그 뒤로 오늘 가야 할 능선이 눈에 들어오네요









오늘 걷게 될 지리산 주능선은 2.5km 정도입니다. 오늘 이후로 산방 기간에 들어가니 다시 만날려면 겨울이나 될 텐데... 다시 만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벽소령 대피소 이정표







지난 여름... 마지막에 보았던 녹음진 잎들은 이제 저의 발아래로 보입니다  


















잠시 파란 하늘 아래 주능선의 봉우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형제봉' '명선봉' '토끼봉' 그리고 '반야봉'










벽소령 이후로 두 번째 석문을 통과하는데... 오늘따라 이 길이 낯설게 느껴지네요










산죽만이 숨 쉬는 공간인듯한 모습이 낯선 이유는... 제가 이 시기에 지리산을 처음 방문해보는 것 같습니다. 매년 신록이 피던 봄이나... 무더운 날에도 시원한 바람을 불어주던 여름...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초가을... 그리고 하얀 세상으로 뒤덮인 겨울에만 찾아봤으니... 어쩌면 낯설기도 한 게 이상한 일도 아니겠네요     










평탄한 길 속에서 잠시 오름을 만나 '부자바위'라고 불리는 '형제봉' 앞에 멈춰 섭니다. 그 전설과 일화가 새삼스럽지 않지만 우리들의 온갖 추측과 억측 속에 그 의미가 퇴색돼버리고 맙니다...ㅋ 온갖 추측이 사실로 밝혀지는 현(現) 시대라서 우리들의 추측이 와 닿기도 하네요ㅎㅎ


형제봉(부자바위)








형제봉에서 잠시 오르막을 올라 다시 주능선을 바라봅니다. 흐린 날씨라 사진에 잘 나오지는 않지만 멀리 '천왕봉'까지 보이니 그렇게 운이 없지는 않네요









지난 여름에 무심코 지나쳤을 암릉에 핀 풀이 눈길을 잡아두네요. 여름에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제대로 바라만 보며 걷는 것도 힘든 일이라... 이 하찮은 풀에 관심을 둘 만큼 여유롭지 않았기에 저는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이 존재를 꼭 알아야 할 일도 아닐 텐데... 어쩌면 이 풀은 무심코 지나치며 바라본 저의 눈길 한 번을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여름...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제 눈길 한 번을 기억해줬다면 제가 고마워해야 할 일이겠네요   










예전에... 아주 오래전 너를 알아보고 예뻐해 주던 시절에 널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그런데 내년에 널 다시 만난다 해도 널 알아볼 자신은 없다...ㅎ 


기름나물








잎은 메말랐어도 까칠함은 여전하네...ㅋ


수리취








어쩜 이리도 반듯하게... 곱게 늙었을까...ㅎ 변함없는 너의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ㅎ


산수국







황량한 늦가을... 이렇게 초라하게 변해버린 지리의 모습은 처음이라 마음이 아련합니다 









혼자 온갖 궁상과 잡념에 빠져 걷다 보니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삼각고지봉(1.484m)'에 도착합니다. 지리산 주능선에 있는 이 봉우리로부터 북쪽으로 향하는 능선이 '지리산 북부능선' 혹은 '삼정능선'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삼정능선은 '경상북도 함양(우)'과 '전라북도 남원(좌)'의 경계지점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는 이 길을 걷기 위해 9km 가까이되는 접속 구간을 걷게 된 거죠ㅎㅎ 그렇다고 오늘 북부능선의 끝 지점인 '실상사'까지 가는 것도 아닌데...ㅋ 오늘 대장님의 산행 목적과 저의 산행 목적이 암묵적으로 이뤄지는 바람에 이리 돼버렸습니다...ㅋㅋ 암튼 북부능선의 분기점은 여기지만 이 곳에서 바로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등로는 없고... 연하천 방향으로 더 진행하다가 삼각고지 초소가 있는 3거리에서 우측으로 진행을 해서 이어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다시 금줄이 있는 좌측 밧줄을 건너 능선을 타고 올라서야 북부능선의 시작이 됩니다 


삼각고지봉







삼각고지봉에서 잠시 쉬다가 내리막을 걷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삼거리가 나오고... 그 자리에 있는 '입산 시간 지정제'를 위한 야간 산행을 금지하기 위해 설치한 국립공원 관리 초소를 만납니다. 이 곳에서 우리는 지리산의 주능선과 이별하고... 오른쪽 방향으로 진행을 합니다. "눈 덮인 겨울에 다시 만나자" 


삼각고지 초소








우리가 오늘 산행을 처음 시작한 '음정(마을)' 방향으로 다시 가다가... 좌측 금줄(출입금지 밧줄)을 넘어갑니다. 여기서 그 지점까지는 약 800m입니다


삼각고지 이정표







20여분이 안되어 좌측으로 넘어서는 길이 보입니다. 이제 비법정 탐방로에 진입을 하게 되네요. 늘상... 아니 가끔ㅎ 하는 일이라 별 다른 느낌도 없지만... 오늘 유난히도 설렘을 안고 나섰던 산우는 긴장이 되는가 보네요. 아마 초행길이라... 그리고... 가고 싶어 하던 곳이라 그런가 봅니다ㅎ


삼정능선 진입로








계속 직진하면 벽소령 작전도로를 만나고... 이후 음정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 입니다


음정 방향 내리막길








금줄을 넘어서 작은 봉우리를 몇 개 넘어섭니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봉우리를 지나 지도상(트랭글 지도)에 '별바위등'을 만나게 되는데... 예전에 왔던 기억이 없는 곳이라... 조금 헷갈리게 만들었네요. 소싯적에 이 능선을 타고 넘어선 적이 한번 있는데... 그때 선배가 알려준 기억과는 다른 곳이라... 지도를 찾아봤으나 아닌 것 같네요. 지도상에는 조망이 없는 '1399봉'이 '별바위등'으로 표기가 되어 있으나... 제 기억으로는 더 지나서 '1394봉'이 '별바위등'이 아닌가 합니다. 시원한 조망이 보이던 곳이라 기억에 남는데... 어디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별바위등'의 위치가 중요한 것은... 삼정능선(북부능선)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394봉'이 별바위등이라면... 최고봉이 아니라는 말이 되어버리니...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곳이라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암튼 제 기억상의 별바위등에 앉아 잠시 쉬며 놀다 갑니다. '별바위등' 명칭의 유래는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암릉에 올라서면 별이 보인다는 건지... 다른 곳에서 봐야 별과 함께 빛이 나는 건지... 자료도 찾기 힘드네요ㅎ


1394봉에서 바라본 1399봉







1.394봉은 1.399봉과는 달리 조망이 트인 곳이라서 쉬기도 더 좋습니다


1394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특이하게 자란 소나무가 기억에 남아있던 곳이네요. 암튼 제 마음속의 별바위등은 여기입니다ㅎ


1394봉 (별바위등) 추측









1394봉 (별바위등) 추측


산행기를 작성하고 '별바위등'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자 함께 간 산우가 여기저기 알아보니... 지도상의 별바위등(제 산행기 포함)은 지도상의 오기로 보입니다. 옛 전설과 지역주민(와운마을)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니 우리가 '와운카페'라 불리었던 '벌통바위봉'이 실제 '별바위등'인것 같습니다. 즉 현재 돌아다니는 지도의 '삼정능선' 혹은 '북부능선'의 '별바위등' 표시는 전부 잘 못 된 거라 보이네요. 산의 지명(명칭)과 내려오는 설화(전설)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전해 듣는 게 가장 근접한 사실이라는 생각이드니 일리는 있다고 보이네요. '별바위등' 지명에 관한 이야기를 캡처합니다. 결론은 현 지도의 '별바위등' 표시는 '벌바위등'이 잘못 기록된 걸로 보이고... 지금 '별바위봉'이라 불리는 곳은 실제 '1394봉'이고 지도에 '와운카페'라 적어놓은 '영원봉' 아래 '벌통바위봉'이 오기로 잘못 작성된 '별바위등'입니다. 그러니 실제 바위 이름은 '벌바위봉'이겠죠 








별바위등을 내려와 다시 산행을 이어가다가 만난 나무... 한 뿌리에서 자란 여러 갈래의 줄기들이 화려하게 솟아 있네요









다시 또 산행을 이어가면 막다른 길처럼 보이는 곳을 만나게 됩니다. '영원봉' 방향은 좌측으로 내려서게 되고... 우측은 '지리산 칠암자 순례길'의 한 곳인 '도솔암'으로 내려가는 길입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 별바위등을 만나고 이후로 '도솔암'을 만난 적이 있으니 아마도 그때는 이 길(우측)로 내려가지 않았나 합니다. 이 곳으로 내려서면 도솔암 법당의 뒷쪽에서 내려서게 됩니다. 그러니 그 당시에 '석가탄신일'에만 개방한다는 도솔암을 어쩔 수 없이 지나가게 되지 않았나 하네요


도솔암 갈림길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오름... 그리고 평지... 반복적인 등로를 따라갑니다. 그곳엔 산죽이 지척에 널려 있어 눈과 얼굴을 따갑게 하기도 하고ㅎ 온통 숲으로 이뤄진 조망도 거의 없는 등로라서 지루한 시간이 될 법도 한데... 조용한 지리산 어느 자락의 낙엽을 밟으며 우리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시간이 아깝지는 않습니다









가는 길목에 '주목' 한 그루가 자라고 있네요. 언제 자라서 큰 거목이 될지... 어쩌면 더 이상 자란 모습을 저는 못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산행 내내 우리를 괴롭히던 '산죽(조릿대)'입니다. 대부분 죽은 산죽들이 많았네요. 꽃을 피우면 죽는다고 하는데... 꽃을 피우고 죽은 건지... 반달곰이 죽인 건지...ㅋ










낙엽도 밟고... 산죽도 헤치고...ㅎ 가다 보면 두 번째 갈림길이 나옵니다. 좌측의 강아지 얼굴을 닯은 바위가 포인트라고 하네요ㅎ 여기서 좌측이 우리가 가야 할 '영원봉' 방향이고... 우측으로 내려서는 길은 '영원사'로 가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의 하산 지점도 영원사이긴 하나... 들려야 할 곳이 있으니 좌측으로 갑니다ㅎ


영원사 갈림길







가다 보니 우측으로 '영원사'가 살짝 보이네요. 시원한 조망은 없어서 나무 틈 사이로 바라만 봅니다









그리고 나오는 첫 번째 암릉 밧줄 구간... 낙엽 때문에 미끄러워서 혼났습니다ㅎ 이 곳에서 미끄러지면... 100m 아래까지 계속...ㅎ;;









두 번째 밧줄 구간도 내려서고... 걷다 보니 넓은 안부가 하나 나오는데... 이 곳이 '영원재' 혹은 '와운재'라 불리는 곳입니다. 함양에서는 영원재라 부르고... 남원에서는 와운재라 부르는가 봅니다. 지도상에 여러 표기가 있지만 같은 곳 같습니다. '영원재'는 우측(동쪽)에 있는 '영원사'에서 따온 명칭이고... '와운재'는 좌측(서쪽)으로 내려서면 나오는 '와운리 마을'이 있어서 그렇겠죠.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만나는 '영원봉' 산행에 자주 이용하는 등로인가 봅니다. 여기서 잠시 지도를 보며 주위를 가늠해보고... 산행을 이어갑니다 (제가 기록한 트랭글 '웨이포인트' 위치에 '영원재'라고 표기한 곳은 '영원사 갈림길'이고 '와운리 갈림길'이라고 표기한 곳이 영원재(와운재) 입니다 / 기록을 잘못했습니다)


영원재(령) 갈림길







영원재를 지나면 오늘 구간에서 가장 힘든 오르막이 나옵니다. 오늘 너무 널널이 산행을 해서 그런지 땀을 좀 뺐네요ㅎ 그러다가 만난 시그널이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센스쟁이ㅋ









영원재 근처에서 잠시 조망이 트이더니 오늘의 목적지인 '와운카페'의 암릉이 보이네요









다시 오르막을 오르니 길이 좌우로 갈라집니다. 좌측은 '영원 북서능선'인데... 이 곳으로 가면 '와운마을'이 나옵니다. 그리고 우측은 '영원봉'으로 가는 등로입니다. 우리가 오늘 들려야 할 '와운카페'는 좌측 '영원 북서능선'을 따라 '와운마을' 방향으로 잠시 내려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영원봉은 잠시 후에 만나기로 하고... 좌측 길을 따라 걷습니다. 그러면 넓은 암릉 전망대가 나오는데... 조금 전 영원재 근처에서 봤던 그 암릉입니다. 그리고 암릉 좌우로 길이 나눠집니다. 좌측 길은 절벽으로 이어진 길... 처음에 이 곳으로(아래 사진의 나무를 넘어서) 들어갔다가 잠시 망설입니다ㅋ  


와운카페 진입로







딱 한 사람 지나갈만한 절벽...ㅋㅋ 여길 지나야 '와운카페'에 들어가는데... 잠시 망설이다가 산우에게 다른 길은 없냐고 물어보니 우측에도 길이 또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일단 그곳부터 가보자ㅋ 어떻게 보면 그리 위험한 곳도 아닌데... 바위에 배낭이라도 스쳐 휘청거렸다가는... 그냥...ㅋ 굳이 편한 길이 있다면 갈 필요가 없겠죠. 설악 비탐 구간보다 더 예민하게 만든 구간이었습니다ㅋ 암튼 극도로 소심하게 만류(사실 이날 새 등산화 길 들인다고 선택을 잘 못하고 가서 이슬에 젖은 암릉에서 두번 자빠링하고 극도로 예민한 상태가 되었습니다ㅋ)를 하고 암릉 우측으로 돌아갑니다. 작은 석굴(바위틈)을 지나 들어가니 길도 편하고 좋네요ㅋ









암릉 우측 아래로 내려가 석굴(이 암릉은 '벌통바위봉'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사이를 통과하니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 한 그루가 절벽 위에 서 있습니다. 자태도 남다르지만... 기(氣)도 쎄 보이네요ㅎ 소나무 좌측으로 올라서면 4명이 앉아 있을 만한 1평 남짓한 공간이 나오는데... 이 곳을 '와운 카페' 혹은 '와운 스카이라운지'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그 명칭의 유래는 모르겠으나 최근에 붙여진 명칭인 것 같습니다. '와운(臥雲)'은 '구름도 누워간다'는 서쪽의 '남원 와운리' 마을의 지명인데 그곳이 보이는 좋은 전망처이니 차 한잔 마시며 쉬어 갈 '카페'라는 명칭으로 불렀나 봅니다. '와운'이라는 명칭 답게 운해라도 한 가득 넘실거리면...ㅎㅎ 암튼 지리산 매니아에겐 한 번쯤 지나가 봤을 곳이지만... 그 외 산객들에게는 생소한 곳일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저도 그렇고 오늘 일행이 다 처음 와보는 곳이니까요ㅎ 


와운카페 소나무

  






이 곳에 올라보니 보이는 것은 '와운마을'뿐은 아니네요... 바로 앞의 '반야봉'과 지리산 서북능선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정면으로는 오늘 걸어온 '삼정능선'이 보이고... 그 좌측으로는 지리산 주능선과 멀리 '천왕봉'까지 다 보입니다. '마천면' 위쪽(북쪽)에 '금대산(金臺山)'이라고 있습니다. 그곳에 '금대암(金臺庵)'이라는 사찰이 있는데... 그곳에서 지리산의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 '금대지리(金臺智異)'입니다. 지리산의 남쪽 주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삼신봉'처럼 지리산의 북쪽면을 다 볼 수 있는 명당자리이죠. 그런데 이곳에서니 와운카페가 더 가깝게 잘 보이네요ㅎ 이런 자리가 비탐방 구역이라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ㅎ









오늘 최종 목적지가 여기이니... 준비해온 점심을 지리산의 조망과 함께 즐기며 여유 있는 식사를 합니다. 이곳에 비박산행을 한 흔적이 보이기도 하고... 소수의 인원은 즐길만한 장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속도 자주 한다고 하네요ㅎ 어디서 올라와 단속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아니면 산방 기간에 접어든 마지막 주말이라 그런지 단속은 피해 갔습니다. 솔직히 오늘 단속 걱정은 하지도 않았네요... 제 등산화 신경 쓰느라...ㅋ 그렇게 대장이 원하던 장소에서 한참을 쉬다가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석굴로 들어갔으니 석굴로 다시 나오고...ㅎ (암릉 우측으로 길이 또 있습니다)


와운카페 석굴








다시 암릉 전망대에 올라 마지막 조망을 즐깁니다. 이 자리가 더 좋던데ㅎㅎ









파란 하늘이 보이던 날은 아니었는데... 미세먼지가 없던 깨끗한 하늘이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네요









오랜만에 파노라마 샷을 담아봅니다. 좌측의 '반야봉'과 그 뒤로 '만복대'부터 시작되는 '서북능선' 입니다. 올 겨울에 꼭 가야할 곳ㅎ









언제나 열정의 감탄사를 날려주는 빕스님ㅋ









오랜만에 사진 욕심이 나서 저도 한 장 담아보네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되돌아가 삼거리에서 영원봉을 향해 걷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는 '영원봉(靈源峰)1.282m' 작은 공터이긴 하지만 조망이 사방으로 보여 이 자리 역시 쉽게 지나칠만한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형식상 붙여진 봉우리 이름이 아닐까 했는데... 꼭 한번 보고 가야 할 곳이네요


영원봉(산) 정상석








영원봉을 지나면 이제 하산길만 남았습니다. 작은 봉우리를 두어 번 넘어서니 비법정 구역이 풀리는 '빗기재'를 만나게 됩니다. 지난 늦여름 칠암자 순례길을 하면서 만났던 곳이네요ㅎ '빗기재'의 또 다른 명칭은 '횡재(橫嶺)'라고 합니다. 명칭의 정확한 유래는 모르겠으나... 한자 풀이로 봐서는 뭔가가 비껴간다는 말 같네요. 그리 중요한 지명은 아니라 더 파헤치는 건 생략합니다...ㅋ 암튼 이 곳에서 직진을 하다가 좌측 능선을 타고 올라서면 '삼정능선'의 대표 봉우리인 '삼정산(三亭山)혹은(三政山)1.182m'를 만나게 되는데... 그곳부터 다시 비법정 구역이 됩니다. 사실 오늘 저의 목적은 삼정산을 지나 실상사까지 가는 '삼정능선'종주 였는데... 시간상... 기타 이유상... 다음을 기약합니다. 그런데 이제 '삼정능선'중 걷지 못한 남은 구간이 얼마 안 되어서... 다시 올지는 모르겠습니다ㅋ 한 번에 가고자 했던 북부능선(삼정능선)도 빗기재~약수암 구간을 걷지 못하고... 남부능선도 상불재~형제봉 구간을 걷지 못한 채로 남겨지게 되서... 참 골치 아프네요ㅎㅎ


빗기재 이정표








이제 우리가 내려가야 할 거리는 800m


빗기재 이정표







넘어온 금줄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갑니다ㅎ


영원봉 진입로







내려가다 우측에 보이는 거목 한 그루에 잠시 발길을 멈춰보네요. 이렇게 큰 전나무(수령 358년)는 처음 봅니다ㅎ









30여분을 걸어내려 와 영원사에 도착합니다. 지난번 칠암자 순례길을 걸을 때는 아직 한 곳(도솔암)이 더 남아서 여유가 없었는데... 오늘은 마지막이라 그런지 맘이 편하네요ㅎ










지난번에 봤을 때 긴가민가 했던 오래된 나무는 느티나무였습니다ㅎ 이번에 스님께 확인해봤네요ㅎ









지리산 칠암자 중에 평지에 있는 실상사를 제외하고 산속에 있는 암자 중 가장 넓은 터에 자리한 '영원사(靈源寺)'는 합천 가야산 자락에 있는 '해인사(海印寺)'의 말사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당대에 내노라하는 스님들의 수행처로 유명했다고 하네요. 한때 지리산 안에 있는 사찰 중에 규모도 가장 컸다고 하는데... 여순반란 사건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고려시대 때는 아래 삼정마을 사람들을 먹여 살릴 정도로 재산이 부유했다고 하니 이 지역에서는 상징적인 사찰인가 봅니다. 영원사의 법당으로 보이는 건물 현판에는 '두류선림(頭流禪林)'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류'는 지리산의 또 다른 이름이니... '지리산의 고요한 숲'이라는 말인가 봅니다


영원사







지난번에 그냥 지나쳤던 '산신각(山神閣)'도 한번 담아보고 갑니다


영원사 산신각



오늘의 산행 마무리는 영원사를 지나 '영원사 옛길'을 따라 양정마을까지 더 내려가야 하는 것이었으나... 대장이 와운카페에서 기분이 좋았는지... 꼭 가보고 싶다던 '영원사 옛길'은 포기하고ㅎㅎ 영원사에서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빗기재에서 하산 시간에 맞춰 미리 택시를 불렀는데 영원사에서 내려서니 바로 도착하네요. 이번 산행때 택시 승차는 딱딱 맞아 떨어졌네요ㅎ 이제 서울로 가야 할 길이 남았으니... 가야 할 일이 더 걱정입니다ㅎ 택시를 타고 '마천'이 아닌 '인월'로 가서 간단하게 국밥 한 그릇 하고... 시간에 맞춰 도착한 동서울터미널행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갑니다. 단풍 마지막 철이라 그런지 차가 무지 막혀 힘들었네요ㅎ  



이번에 이용한 택시 기사님입니다. 4륜 구동 차량이라 겨울철에 이용하기 좋아 보이네요




▣ END ▣



태라현

이 여행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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