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지리산 대화종주 [대원사~천왕봉~화엄사]

지리산 천왕봉 여명



산행 구간

   대원사~중봉~천왕봉~촛대봉~삼도봉~노고단~화엄사

산행 일자

   2016년 07월 31일~02일 [일.월.화]

산행 형식

   대중교통 / 대피소 2박 / 2박3일

산행 인원

   4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45km [첫째날:12km/둘째날:16km/셋째날:17km]

산행 시간

   05시 20분 ~ 20시 40분 [15시간 20분]

   04시 20분 ~ 20시 00분 [15시간 40분]

   05시 30분 ~ 15시 30분 [10시간 00분]

구간 기록

   첫째날 [약 12km - 15시간 20분]

   05시 20분 : 대원사 출발 (~1.5km)

   05시 50분 : 유평 입구 도착 (~2.4km.오침)

   09시 40분 : 장당봉 도착 (~1.5km)

   11시 10분 : 새재 3거리 도착 (~0.8km)

   11시 40분 : 무제치기 폭포 도착 (~0.8km)

   13시 00분 : 치밭목 대피소 도착 [식사...오침]

   15시 40분 : 치밭목 대피소 출발 (~1.5km)

   17시 20분 : 써리봉 도착 (~1.1km)

   18시 40분 : 중봉 도착 (~0.7km)

   19시 30분 : 천왕봉 도착 [휴식]

   19시 50분 : 천왕봉 출발 (~1.1km)

   20시 20분 : 제석봉 도착 (~0.6km)

   20시 40분 : 장터목 대피소 도착 [식사...취침]

   둘째날 [약 16km - 15시간 40분]

   04시 20분 : 장터목 대피소 출발 (~1.7km)

   05시 20분 : 천왕봉 도착 [휴식]

   06시 20분 : 천왕봉 출발 (~1.7km)

   07시 40분 : 장터목 대피소 도착 [식사...취침]

   11시 40분 : 장터목 대피소 출발 (~0.4km)

   11시 50분 : 일출봉 도착 (~0.4km)

   11시 55분 : 연하봉 도착 (~0.3km)

   12시 10분 : 화장봉 도착 [휴식]

   12시 30분 : 화장봉 출발 (~1.6km)

   13시 00분 : 촛대봉 도착 (~0.7km)

   13시 30분 : 세석 대피소 도착 [식사]

   14시 40분 : 세석 대피소 출발 (~0.6km)

   14시 50분 : 영신봉 도착 (~1.3km)

   15시 40분 : 칠선봉 도착 (~0.2km)

   15시 50분 : 칠선봉 전망대 도착 [휴식]

   16시 10분 : 칠선봉 전망대 출발 (~1.5km)

   17시 00분 : 덕평봉 도착 (~2.7km)

   17시 50분 : 벽소령 대피소 도착 (~1.5km)

   18시 50분 : 형제봉 도착 [휴식]

   19시 10분 : 형제봉 출발 (~1.2km)

   19시 40분 : 삼각고지봉 도착 (~0.9km)

   20시 00분 : 연하천 대피소 도착 [식사...취침]

   셋째날 [약 17km - 10시간 00분]

   05시 30분 : 연하천 대피소 출발 (~0.4km)

   05시 50분 : 명선봉 도착 (~2.6km)

   07시 20분 : 토끼봉 도착 [휴식]

   07시 50분 : 토끼봉 출발 (~1.1km)

   08시 20분 : 화개재 도착 (~0.8km)

   08시 50분 : 삼도봉 도착 [휴식]

   09시 20분 : 삼도봉 출발 (~1.0km)

   09시 40분 : 노루목 도착 (~1.2km)

   10시 10분 : 임걸령 샘터 도착 [휴식]

   10시 20분 : 임걸령 샘터 출발 (~0.5km)

   10시 30분 : 피아골 갈림길 도착 (~0.6km)

   10시 50분 : 돼지령 도착 (~2.1km)

   11시 50분 : 노고단 고개 도착 (~0.4km)

   12시 10분 : 노고단 대피소 도착 [식사]

   12시 50분 : 노고단 대피소 출발 (~1.1km)

   13시 10분 : 무넹기 도착 (~1.1km)

   13시 40분 : 집선대 도착 (~1.1km)

   14시 20분 : 국수등 도착 (~1.2km)

   14시 40분 : 참샘 도착 (~0.5km)

   14시 50분 : 연기암 입구 도착 (~1.8km)

   15시 30분 : 화엄사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구간별 거리는 GPS 측정 기준

   이정표 거리와 GPS 거리 차이가 있음

   쉬는 시간이 많으니 산행시간은 참고만








◈ 지리산 종주 등산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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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사진 ◈


요즘 지리산하고 어떤 인연이 있는지 자주 가게 되네요ㅎ 지난번 홀로 지리산 종주를 하고 한 달 만에 다시 산악회 친구들과 일명 지리산 '화대종주'를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화대종주는 네 번 해봤는데... 무박 두번... 1박 한번... 비박 장비 메고 무박 한번ㅎㅎ... 이번엔 2박으로 그것도 화대가 아닌 반대로 '대화종주(대원사~화엄사)'로 나섰습니다. 계획한 일정은 아니었는데... 의도치 않게 다녀왔네요. 화대종주를 하게 되면 보통 1박으로 많이 하게 됩니다. 산행시간이 조금은 힘겨운 일정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가장 무난한 경우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박으로 하는 경우는 대부분 기록 경쟁을 위해서 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랬던 것 같구요. 하지만 무박이나 1박이나 종주 경험이 많지 않으면 힘든 산행이 됩니다. 그래서 처음 도전하는 분들은 2박 3일의 계획으로 떠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산행을 하고 나니 한 여름에는 무박이나 1박보다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먹거리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대피소마다 햇반과 라면을 판다고는 하지만 3일 내내 먹어야 할 식량이 그걸로는 부족하니까요ㅎ 그리고 갈아입을 옷... 그러다 보니 배낭이 무거워지네요. 그리고 시원한 음식(과일.식수등)에 대한 갈망이 심해질 것 같습니다ㅎㅎ 개인의 등력에 따라 준비하고 떠나야 하겠지만... 그 어떤 일정도 힘이 드는 건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암튼 개인적으로 이번 일정은... 즐거운 추억과 새로운 정보들... 재밌는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무더운 한 여름에 다녀온 2박 3일의 여행 이야기입니다



지리산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보시려면 '지리산 종주[중산리-천왕봉-성삼재]' 산행기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중산리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중간 경유지인 '덕산'에서 하차를 합니다. 새벽 3시가 조금 안돼서 도착하니 큰 편의점 한 곳이 환히 불을 밝혀주고 있네요. 안으로 들어가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미리 약속했던 덕산(산청) 택시 기사님을 기다립니다. 지난번에 웅석봉을 갔을 때 만난 인연이 일주일 만에 다시 연결이 되네요ㅎ 20여분이 되지 않아 오늘의 들머리인 '대원사'에서 하차(택시비 20.000원)를 하고... 앞 벤치에 앉아 미리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해가 뜨기를 기다립니다. 화대종주 때만 이 곳을 와봤던터라 대원사 경내를 둘러볼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가볼까 했는데... 그냥 갑니다ㅎㅎ 5시가 조금 넘어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합니다. 긴 2박 3일 여행의 시작입니다ㅎㅎ 


대원사~화엄사 종주 시작점







우측에 있는 유평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아스팔트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갑니다 


유평계곡(대원사계곡)








화대종주 시에 마의 구간이라 불리는 도로입니다. 40km를 걸어 이 곳에 도착하면 발바닥에 불납니다ㅎㅎ









한참을 가다 보면 펜션... 민박지가 나오고 그곳엔 휴가를 즐기러 온 피서객들의 차량이 좌우에 주차되어 있네요. 나도 이렇게 쉬면서 휴가를 즐겨야 되는데...ㅋ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약 3시간 동안 소나기가 내렸다고 하네요. 그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거리상으로 약 1.5km를 걸어가면 유평마을 입구 탐방로가 좌측으로 시작됩니다. 이제 산길로 접어들게 되는 거죠. 마을 주민의 주택 담에 새롭게 탐방로 안내 공사를 해놨네요. 예전엔 이 곳이 관리가 부실했던 곳이었는데... 민간이 운영해오던 '치밭목 대피소'를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인수하면서 이쪽도 새롭게 정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직진하는 '새재' 방향은 도로를 따라 더 올라가서 시작하는 등산로입니다. 유평에서 올라가는 등로와 중간에 만나게 되어있습니다  


유평탐방로 진입로







산행을 시작하기 전 지도를 보며 오늘 걸어야 할 거리를 가늠해봅니다. 오늘은 '장터목 대피소'에 예약을 해 두어서 산행거리는 약 12km 정도입니다. 하지만 3일간의 여행 중 가장 힘든 날이 되겠네요. 지리산 최고봉인 '전왕봉'을 올라야 하고... 첫날이니 식량도 많아 배낭이 무거울 테고ㅎㅎ 거리는 짧은 편인데... 가장 힘들었던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ㅎ 그리고 가장 큰 적은 '수면'ㅎㅎ 버스에서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산행 중에 졸려서 혼났습니다ㅎ









이제 본격적으로 숲으로 들어가 지리산의 향기를 느껴봅니다. 새벽 내내 내린 비로 우리를 맞이하는 이른 아침의 풍경이 아름답네요.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벌개미취







이정표에 나와있는 '유평 탐방 지원쎈타'는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입니다. 화대종주 시에 대원사로 하산을 하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려면 더 걸어야 하는 보너스 구간(약 2km)인 셈이죠... 사람 미치게 만드는 아스팔트 길입니다ㅎ 될 수 있으면 히치나 콜택시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ㅎ 저도 첫 화대종주 시에 버스정류장까지 걸어 내려갔는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ㅎ 









이번에 함께 한 산우 중에 지리산과 야생화를 잘 아는 친구가 동행을 해서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 그 친구 때문에 이 길을 걷고 있기도 하구요...ㅎㅎ









꽃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함께 하다 보니 저도 천천히 이곳저곳 유심히 둘러보며 걷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도 많아지네요. 취미가 같고 공유하는 게 많다 보면 여행이 한결 더 여유롭고 즐기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무지하던 야생화에 대해서 조금은 공부를 하고 왔습니다. 다녀와서 이 글을 올리기 전에 확인?? 검사?? 가르침??도 받았구요ㅎㅎ


계요등
















능선 너머로 빛이 들어오네요. 이 등로는 험한 산세의 골이라 해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맑은 오전 날씨 때문에 아침부터 해를 만나게 되네요. 덕분에 오름길이 더웠습니다ㅎ









마지막 화대종주로 왔던 게 2년 전인데... 그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길이네요









산행 초반이라 더 그렇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시간도 체력도 여유가 있으니까요ㅎ









촉촉한 길의 분위기가 감성을 자극시키기도 하구요










숲 속의 빛 내림이 우리의 발걸음을 잡아두기도 합니다









화대종주가 아니면 자주 찾는 등로는 아니라서 아직 원시림 같은 분위기의 숲도 보입니다












매미꽃







이 곳에 이르러서야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의 등로가 보인 것이 이해가 가네요. 이 부근이 산죽으로 뒤덮인 등로라서 산죽 사이로 헤집고 걸었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이번에 새롭게 등로를 정비한 흔적이 보입니다. 치밭목 대피소 이용자를 위해서 등로를 정비해야 하니 새롭게 공사를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몇 개 없던 데크 계단도 새롭게 더 만들어진 것 같네요










서울에서 버스를 타자마자 잠이 들어서 2시간 정도 잠을 잔 것 같은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졸리던지...ㅎ 걷다가 계단 데크에서 돗자리를 펴고 잠시 잠을 잤네요. 그러다 보니 오늘 첫 봉우리인 '장당봉'에 한참이 지나서야 도착하게 됩니다ㅎ 이 곳을 지나면서 처음으로 인식한 봉우리입니다. 그 전에는 이 곳이 봉우리 인지도 몰랐네요ㅎ 등로는 사면으로 되어있고 봉우리 정상은 위로 올라가야 합니다. 다녀와서 지도를 찾아보니 '치밭목 능선'이라 되어있는 곳이네요. 등로가 좋은 곳은 아닌가 봅니다


장당봉 정상 표지판







장당봉을 지나면 잠시 능선을 걷게 됩니다. 숨 고르기가 시작되는 거죠ㅎ


병조희풀








산에서 만나는 야생화를 유심히 보거나 옆에서 알려주지 않으면 기억하기 쉽지가 않은데... 한번... 두번 보니 이제 익숙한 꽃들로 기억에 남게 되네요


바위채송화









푸른여로







혼자 산을 다닐 때보다 나보다 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경험이 많은... 혹은 내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 산우가 함께 간다면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이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병조희풀









삿갓나물










참나물꽃







시간이 많아 구경하며 여유 있게 걷다 보니 이제서야 '새재 3거리'에 도착합니다ㅎ 대원사로 내려갈 때는 2시간이 안 걸리는 곳인데ㅎ '새재'는 지리산 '동부 능선'에 위치한 고개입니다. 현재는 비탐방로라서 올라가지는 못합니다. 이정표에 있는 새재는 동부능선 아래 자리 잡고 있는 마을입니다. 동부능선의 남쪽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혹시 화대종주를 하다가 더 이상 힘들어서 못 가게 될 경우 유평마을보다 거리가 짧은 새재로 하산을 해서 콜택시를 부르면 됩니다ㅎ 새재로 하산을 하고 시내로 나가려면 조금 전 제가 들머리로 잡은 유평마을을 지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새재3거리 이정표







새재 3거리에서 과일도 먹고 잠시 쉬어갑니다. 그러는 동안 예전에 함께 산을 다니던 선배를 우연히 만나 인사도 나누고ㅎ 다시 몸을 일으켜 올라서니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무제치기교'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면 우측에 '소로(小路)'가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면 곧 '무제치기 폭포'가 나옵니다. 등로에서는 볼 수 없고 등로에서 우측 계곡으로 진입하면 바로 보입니다. 저도 이름만 들어봤지 처음 만나봅니다. 화대종주 아니면 이 곳을 들려본 적이 없으니ㅎ 3단 암릉? 에서 이곳저곳으로 떨어지는 계곡물들이 특이한 형태로 되어있네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는데 장마기간이라 그런지 잦은 비로 오늘은 그 모습이 제대로 보입니다. 비가 많이 내린 후에는 더 멋진 풍경이 보일 것 같네요 


무제치기폭포















무제치기폭포 아래서 세수도 하고ㅎㅎ 구경하다가 다시 등로로 올라와 이어서 나오는 계단을 올라섭니다. 그러면 계단 끝 지점에 우측으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있고 밧줄로 막아놓은 곳이 있는데 그곳으로 들어가니 폭포 상단이 나오네요. 이 곳 전망대가 뷰는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냥 지나칠 뻔했는데 산우가 알고 있어서 보게 되었네요. 가을 단풍에 물든 모습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무제치기폭포 상단







다시 산행을 이어가니 이제 오르막이 심해지네요. 너덜길도 나오고... 등로도 별로 좋은 편은 아닙니다. 그렇게 한참을 올라가면 긴 계단이 나오고... 그 뒤로 건물의 지붕이 살짝 보입니다


동자꽃








긴 계단이 끝나면 이제 곧 사라질 '치밭목 산장'이 나옵니다. 민간이 위탁 운영하던 대피소인데 얼마 전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인수해서 새롭게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산장 뒤쪽으로 새 건물이 들어서게 되는데 지금 한참 공사 중이네요. 저야 지리산을 드나든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예전부터 지리산을 다녔던 산객은 잘 알고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 하루 묵었던 것도 추억일 텐데 그분들에게는 소중한 추억 하나가 잊히게 되겠네요. 배낭을 내리고 먼저 샘터로 가서 머리도 감고 세수도 하고... ㅎㅎ 여름이라 그런지 물만 보면 땀을 닦아내기 바쁩니다ㅎ 곧 일행들이 올라와 함께 점심을 먹는데 산장지기이신 '민 대장'님이 나오시네요. 지나가다 얼굴을 몇 번 뵌듯한데 인사는 처음 나눕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이 곳에 있던 백구가 작년에 죽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등산객이 이것저것 주는 걸 얻어먹고 상태가 안 좋아져서 그런 것 같다고 하시네요. 이번에 처음 알았지만 강아지한테 초코렛이 안 좋다고 합니다. 어떤 성분이 신경계를 자극시켜서 상태가 안 좋아진다고 하네요. 등산객이 행동식으로 많이 들고 다니는 것이 초코렛인데... 아마도 그 영향이 있었나 봅니다. 저도 첫 화대종주 시에 배고픈 와중에 내가 먹을 초코바 하나를 눈물을 머금고 준 적이 있는데... 알았더라면 그 초롱초롱한 백구의 눈망울을 외면했을 텐데... 안타깝네요. 그 시기도 아이러니한 게... 어쩌면 산장이 사라지는 걸 알고 먼저 떠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대화와 함께 식사를 마치고 배낭을 꾸리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아직은 장마기간이라 소나기 소식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산장에 있을 때 내려줍니다. 안쪽 취사장에 들어가 잠시 내리는 비를 바라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ㅋ 이번 여행은 잠과의 싸움이네요. 한참을 잔 것 같은데 눈을 떠보면 비는 계속 내리고... 그렇게 강한 비가 내리더니 곧 그치자 일행이 저를 깨웁니다. 비가 한 시간 넘게 쏟아졌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3시간 가까이 이 곳에 발길이 멈추고 말았습니다. 계속 비가 내리면 오늘 장터목은 포기하고 이 곳에서 하루 자고 가려고 했는데ㅎ  의도치 않던 긴 휴식 덕분에 몸은 개운해졌지만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 돼버렸습니다. 아직 갈 길이 먼데 언제 장터목까지 갈지ㅎ   


치밭목산장








비가 내린 뒤의 숲은 더 아름다워 보이네요










언제 내렸냐는 듯 하늘은 맑아졌는데... 숲 속의 꽃들에는 그 흔적이 남겨져 있습니다


싸리








제 기억엔 이 곳도 계단이었던 것 같은데... 새롭게 바뀐 것 같습니다









길 옆의 꽃들은 인사를 하듯 바라봐주네요


참취







이번 산행 중에 가장 많이 본 꽃이 '모싯대'인 것 같습니다. 지금이 개화기인가 봅니다


모싯대








치밭목 산장에서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올라서다 조망터가 있어 올라보니 남쪽의 풍경이 보이네요. 이 앞의 능선이 '써리봉'에서 내려서는 '황금 능선'인가 봅니다 












참바위취







다시 걷다 보면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능선에 접어들게 되고 이후에 '써리봉'이 나옵니다


써리봉 정상 표지판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 써리봉 암릉에서는 서쪽으로 '천왕봉'(좌)과 '중봉'(중)이 보입니다. 그런데 하늘은 왜 이러지...ㅋ 










그리고 바로 앞 암릉 좌우로 '중봉'과 동부 능선의 '하봉'이 보이네요










북쪽으로는 조금 전 잠시 쉬었던 '치밭목 산장'이 보이고... 그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비둘기봉'인가 봅니다. 우리가 올라온 대원사는 산장에서 우측(사진상)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바람이 불고 있어 혹시나 구름이 걷힐까 기다려 보지만 천왕봉의 모습은 잘 보이지가 않네요









남쪽 방향을 한번 더 바라보고... 이제 중봉을 향해 다시 움직입니다










'모싯대'와 함께 이번 산행에서 자주 본 '산수국'입니다. 자주 보다 보니 확실히 기억에 남네요ㅎ 이렇게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즐겁습니다. 내년에 다시 만나면 기억할래나...ㅎ


산수국







걷다가 뒤돌아서 써리봉을 바라보며... '우리 다신 만나지 말자~ㅎ'


써리봉









일월비비추










구절초









말나리







써리봉에서 중봉 오르는 길이 이렇게 힘들었나 느낄 정도로 급경사를 올라갑니다. 내려만 가봤으니 기억에도 없네요ㅎ 그러다가도 중간에 야생화 군락이 보이면 잠시 발길을 멈추고...ㅎ












모싯대







가을이 지나면 누가 누군지 모를 잎만 남을 곳이지만... 지금은 화려한 꽃의 모습들이 길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제 각각 피어있는 꽃들이 '여긴 우리 땅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네요ㅎ









오를수록 짙어지는 구름 속 오르막을 힘겹게 올라서니 낯익은 곳이 나타납니다. '동부 능선'의 시작점인 곳입니다ㅎ 두 번 다 새벽시간에 이 줄을 넘어왔던 적이 있는데... 사실 이번 여행의 제 목적지는 동부능선이었습니다. 이번에 함께 한 산우가 추첨제로 실시한 여름 성수기 대피소 예약(장터목)이 당첨이 돼서... 혼자 한 자리를 얻어 아직 못해본 동부 능선 남진(중봉~밤머리재)을 해보고자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대화 종주를 하게 되었네요ㅎ '지리 태극종주'를 무박으로 한 번에 성공한 적은 없고... 그래도 구간구간을 나눠서라도 '북진' '남진'으로 다 해보고 싶었는데 유일하게 남진으로 못한 곳이 동부 능선입니다. 두 번 모두 북진만 해봐서ㅎㅎ 그것도 새벽에만 통과해서 보이는 것도 없이ㅎㅎ 내년 봄에 치밭목 대피소가 완공이 되면 이제 동부 능선 단속도 심해질 텐데... 언제 다시 할 기회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힘겹게 올라 지리산 제2봉인 '중봉'에 올라섭니다. 높이로만 따지면 한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데... 실제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죠ㅎ 산으로만 따지면 '한라산(백록담)' '지리산(천왕봉)' '설악산(대청봉)' 순이지만... 지리산에는 설악산 대청봉(1.708m) 보다 높은 봉우리가 더 있습니다


중봉 정상 표지판


지리산 주요 봉우리 높이

01. 천왕봉 : 1.915m

02. 중봉 : 1.874m

03. 제석봉 : 1.808m

04. 하봉 : 1.754m

05. 반야봉 : 1.732m

06. 반야중봉 : 1.731m

07. 연하봉 : 1.728m

08. 일출봉 : 1.721m

09. 촛대봉 : 1.703m

10. 영신봉 : 1.651m


그 외 봉우리

노고단 : 1.502m

삼도봉 : 1.501m

토끼봉 : 1.535m

명선봉 : 1.583m

두류봉 : 1.617m

써리봉 : 1.602m

칠선봉 : 1.558m

덕평봉 : 1.521m

왕시루봉 : 1.240m









중봉에 올라서니 구름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잠시 쉬면서 기다리는데... 저녁 6시가 넘으니 예약한 장터목대피소에서 연락이 옵니다. 대피소에 입실해야 할 시간이 지났는데 오지 않으면 예약자에게 연락이 오게 됩니다. 비가 내려 산행시간이 늦춰졌다고 얘기하고 이제 중봉을 지났으니 서둘러 가겠다고 말합니다. 그리고는... 풍경 감상ㅎ 중봉을 왔으니 이 곳에서 천왕봉은 한번 봐주고 가야죠ㅎ 그 바램이 통했는지 잠시 후 거짓말 같이 하늘이 열립니다


중봉에서 바라본 '천왕봉(좌)'과 '제석봉(우)'







짧은 시간... 구름에 쌓여있는 천왕봉을 담기 위해 손이 분주해지네요










이제 해는 서쪽하늘 아래로 떨어지겠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아직 이곳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서요










구름이 완전히 걷힌 천왕봉을 바라 보고... 이제 직접 만나러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미 남쪽은 산 능선 사이로 구름들이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내일 아침이면 멋진 운해가 펼쳐지겠네요










천왕봉에 오르니 다시 구름 속에 갇혀 주위 풍경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요.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예감이 맞을지... 천왕봉에 올라 바람을 피해 잠시 앉아서 기다려봅니다









잠시 후... 기다린 보람이...ㅎ 다시 하늘이 열리고...


천왕봉 정상석








아무도 없는 이 곳에서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조금 전 우리가 서 있던 중봉은 구름 속으로









이제 우리는 조금 더 높은 곳에서 그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불어대는 세찬 바람이 떠다니던 구름들을 지리산 주능선을 넘어가게 도와주네요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다시...










북쪽의 저 구름들은 언제 남쪽으로 다 넘어갈지...







긴 시간을 천왕봉에서 보낸 후 이제 장터목으로 향합니다. 이미 날은 어두워져서 랜턴에 의지하고 있어 주위의 풍경은 볼 수 없지만... 천왕봉에서의 저녁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맑은 하늘의 저녁에 별을 바라보니 내일 날씨는 맑지 않을까... 힘든 여행의 일정이지만 천왕봉 일출은 아무 때나 볼 수 없으니 둘째 날 새벽 일찍 다시 천왕봉을 가보기로 합니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어 일어나 다시 랜턴에 의지한 채 천왕봉에 올라섭니다. 이미 천왕봉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는 산객들을 보니 우리의 바램은 다 같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며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겠죠









혼잡한 천왕봉을 피해 앞에 있는 암릉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는 산객들도 보입니다









짙은 구름으로 인해 아직은 여명만 보이고...









바람과 구름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지루한 기다림을 달래주고 있네요









산 능선에서 바로 떠오르는 선명한 일출은 아니지만 이 풍경이라도 볼 수 있음에 산객들의 입에선 탄성이 나옵니다









모두들 자신의 카메라에 담기 바쁘네요



















이제 우리들의 시간...ㅎ




























잠시 뒤를 돌아 오늘 걸어야 할 능선들을 바라보고...









지금 이 시간의 추억을 담기 위해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는 산객들도 바라봅니다









저 먼 곳에도 아직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는 산객이 있습니다










그 추억을 더 간직하려는 듯 떠나지 못하고 있네요









이제 모두가 떠난 자리... 다시 홀로 이 자리를 지키는 천왕봉 정상석이 외롭게 보이네요... 가을에 다시 만나자...









긴 시간을 천왕봉에서 보낸 후 다시 장터목으로 내려섭니다. 어제 못 봤던 풍경을 감상하면서요...ㅎ


말나리









모싯대










참바위취










미역줄나무



















참취










참취








제석봉에 도착하니 다시 하늘이 어두워지네요. 바람이 불던 날이라 그런지 구름의 이동이 심한가 봅니다










머리 위 하늘은 이렇게 맑은데ㅎ










천왕봉은 다시 구름에 감춰져 있습니다










참... 욕심나는 자리입니다ㅎㅎ


제석봉 전망데크







구름이 흘러간 자리는 이렇게 흔적을 남겨주기도 하네요


미역나물










산오이풀










개구릿대













장터목에 도착해서 오늘 합류하는 일행 한 명과 조우... 아침식사를 하고... 대피소로 들어가 잠시 취침ㅎ 오전 11시가 넘어 둘째 날 산행을 시작합니다. 3일간의 산행 중에 거리가 가장 짧고 난이도도 비교적 쉬운 곳이라 여유를 부려봅니다. 갑자기 안 좋아진 컨디션이 늦게 출발하는데 한몫하기도 했구요ㅎ





아직은 장마철이라 그런지 고도가 높은 지리산의 날씨는 변화가 심하네요. 하늘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합니다











딱총나무









일출봉 정상 표지판







장터목을 떠나니 바로 일출봉이 나오고... 다시 내려서니 연하봉이 보이고 '연하선경'이 펼쳐집니다. 지난달에 왔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네요. 오늘은 구름이 그 풍경에 맛을 더해줍니다 


연하봉


















연하봉 암릉









연하봉 최고봉(바위)








연하봉 정상 표지판




































지난달에는 보이지 않던 여름 야생화들이 연하선경에 그림을 더 해줍니다




















연하선경에 빠져 거닐다 일명 '꽁초봉'에 오르니 진정한 연하선경의 풍경이 보입니다. 저 길에 산객이 한 명 서 있었으면 좋겠는데... 기다려도 오지를 않네요. 이 풍경을 더 감상하며 오래 있고 싶었는데... 구름이 모두 가려버립니다. 그리고 갑자기 비가...ㅎ 소나기 소식이 있었는데 지금 이 시간인가 봅니다











촛대봉 정상 표지판








꽁초봉(화장봉)이후 내리던 비는 바로 그칩니다. 더운 여름날에 단비같이 내려서 그런지 몸이 더 상쾌해지네요


촛대봉에서 바라본 연하봉







비가 쏟아졌으니 하늘이 맑아지길 기대해보지만... 다 쏟아낸 게 아닌지 아직 옅은 수증기들이 하늘에 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촛대봉에서의 조망은 실패입니다 


촛대봉에서 바라본 백무동








촛대봉에서 잠시 조망을 즐기다가 점심을 먹을 세석 대피소로 내려섭니다. 장터목에서 출발을 조금 더 서둘렀으면 대피소에서 식사 중에 비가 내렸을 텐데ㅎㅎ 오늘은 타이밍이 맞지 않았네요. 서둘러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산행시간이 넉넉해서 초반에 여유를 부렸는데 이제 다시 촉박해졌습니다ㅎ 


세석평전과 세석대피소... 그 뒤로 영신봉









원추리







세석 대피소를 출발해 영신봉에 올라서니 조금이나마 하늘이 열려 걸어온 길을 바라봅니다


영신봉 오르는 길에 바라본 세석평전과 촛대봉









영신봉 정상 표지판










미역취








영신봉 암릉에서 가야 할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는데... 저쪽 하늘도 한바탕 쏟아질 기세네요ㅎ









반면 지나온 천왕봉은 쏟아져 내린 비로 인해 하늘이 열렸습니다










영신봉 이후 한참을 조망이 없는 숲을 걷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지루한 길이지만 오늘은 조금 전 내린 비로 인해 촉촉히 젖어있는 숲이 아름답게 보이네요


바위채송화










산수국




















참취










곰취







아름답던 숲을 걷다가 '칠선봉'을 지나 '칠선봉 전망대'에 오릅니다. 걸어온 길을 보니 다시 닫힌 천왕봉 위의 하늘이 보입니다. 정말 알 수 없는 게 산에서의 날씨라더니...ㅎ 









영신봉에서 시작되는 남부 능선 위의 하늘도 예사롭지가 않네요ㅎ










'화개면'이 있는 남쪽의 하늘과 저 멀리 '왕시루봉' 위의 하늘은 더 무섭네요ㅎ










전망대 이후로 다시 숲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된 터라 혹시나 '벽소령 대피소'에서 강제하산 당할까 조금 더 서둘러 보지만... 주위의 풍경들은 쉽게 보내주질 않네요ㅎ


둥근이질풀









흰여로









어수리







칠선봉 전망대 이후 다시 부슬비가 내리고... '선비샘'을 지나 '덕평봉'의 사면을 걷고... 벽소령 작전도로에 이르니 비가 그칩니다









갈 길 바쁜 우리지만 비로 인해 보이는 풍경에 발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오늘 우리는 지리산을 걷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보기 위해 온 것입니다









가끔 그 의미를 잊고 걷다 보면


동자꽃








내려간 뒤에 다시 생각이 납니다









다시 보고 싶다고...









그러나 이 순간... 이 풍경들이 다시 반겨 줄지는 아무도 모르죠










그래서 천천히 걷습니다










늦장 부리다가 강제 하산 당하면? ... 샛길로 몰래 다시 올라가야죠ㅎㅎ









입산 통과시간이 이미 한 시간이 지났는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벽소령대피소 통과...ㅎ


벽소령 대피소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자마자 연하천 대피소에서 전화가ㅎ 조금 전 벽소령을 통과했다고... 곧 가겠다고 말하고....ㅎ 이제 즐기면서 여유 있게 산행을 이어갑니다


나무에 가려진 '형제봉'과 그 뒤로 '명선봉'









어수리









형제봉 정상 표지판








이제 어둑해진 숲 길을 지나 약간의 오르막을 올라서 형제봉에 도착합니다. 오늘은 아래서 잠시 쉬었다가 갑니다










그리고 다시 오르막을 올라 형제봉 전망대에 서서 걸어온 길을 바라봅니다. 오늘의 마지막 조망터가 되겠네요










서쪽은 멋진 구름과 함께 명선봉 옆으로 떨어지는 일몰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오늘 일정에서 형제봉 전망대에서 일몰을 볼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ㅎ









형제봉을 지나 '삼각고지봉'을 향하는 길에 잠시 뒤돌아보니 천왕봉 위에 펼쳐진 구름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삼각고지봉을 힘겹게 올라 잠시 쉬면서 랜턴을 준비하고 이제 연하천 대피소를 향해 조심스럽게 걷습니다. 이후로는 대부분 숲길이라 조망은 없는 곳이니 크게 아쉬워할 장면은 없습니다. 대피소 도착 후 저녁식사... 지리산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은 기나긴 대화와 함께 마무리합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고 배낭을 꾸려 3일째 일정을 시작합니다. 어제저녁 밤하늘의 별이 일출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막상 명선봉에 오르니 그 장면은 볼 수가 없었네요 


명선봉에 올라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동쪽이나 서쪽이나 하늘이 흐리긴 마찬가지네요









살살 부는 바람으로 능선을 넘나드는 구름들을 보는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구름들이 오늘도 비를 뿌려줄지...ㅎ












명선봉 정상 표지판








명선봉을 지나 이른 새벽의 숲을 걸으니 맑은 새소리들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지리산의 새들은 소리도 참 맑고 곱네요ㅎ 그러나 곧 햇살이 내리쬐니 오늘 산행도 쉽지만은 않아 보이네요. 벌써 땀이 흘러내립니다. 습한 날씨도 한몫 하구요. 그래도 가야 할 길이 많으니 힘내서 토끼봉을 향해 올라섭니다. 그리고 헬기장으로 더 이동해서 잠시 휴식... 둘째 날 합류한 산우가 준비해온 과일로 그 열기를 식혀줍니다. 날씨가 맑아야 조망이 좋아서 산행하는 게 즐거울 텐데... 그에 반해 이 무더위는 피해가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바람이라도 불어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죠. 다시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고... 토끼봉에서 보이는 반야봉을 한번 바라봅니다. 오늘도 반야봉은 패쓰 합니다ㅎ


토끼봉 아래 헬기장에서 바라본 반야봉









토끼봉 헬기장 표지판







토끼봉에서 긴 내리막을 걸어 화개재에 도착... 시원한 바람이 기다릴 줄 알았는데... 뜨거운 햇살만이 기다려 주네요ㅎ









화개재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산행을 이어가고... 오늘 산행 중 가장 힘들다는 삼도봉 계단을 올라섭니다. 이 길을 처음 걸어보는 산우에게 겁을 너무 줬더니 긴장을 하고 대비를 한 탓인지 별로 힘들지 않게 올라옵니다ㅎ 저만 힘들었나 봅니다ㅎㅎ 계단을 올라서고 이어지는 오르막을 또 올라서 삼도봉에 도착... 









하늘은 야속하게도 시원한 조망을 보여주질 않네요


삼도봉에서 바라본 '명선봉(좌)'과 '토끼봉(우)'










삼도봉 정상








삼도봉 정상 표지판








삼도봉 아래 조망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남은 일정을 계산해보고... 하산 후의 일정을 계획합니다. 이제 힘든 구간은 모두 지나고 평지와 내리막이 전부이니 다 했다는 생각이드나 봅니다. 그러나 거리는 아직도 10km가 넘게 남았고ㅎㅎ 습한 무더위는 종일 우리를 따라다닐 모양인데... 노고단에서 중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지가 걱정이네요ㅎ


마타리









노루목 갈림길 표지판








지난 산행 때 반야봉을 들리지 못해 이번에는 가고 싶었는데... 함께 한 산우들이 극구 반대!! ㅋㅋ 시간도 그렇지만 이 힘든 날 굳이 갈 이유가 없다 생각해 그냥 지나칩니다. 노루목을 지나 임걸령 샘터에 도착해 몸도 적시고... 씻으면서 휴식... 오늘도 등목을 하고 싶었는데 사람이 많아서ㅎ


피아골삼거리 갈림길 표지판








임걸령 샘터를 출발해 피아골 갈림길을 지나 '돼지평전'에 도착... 보이는 것 없는 흐린 하늘에 한탄을 해보지만 매번 날씨가 좋을 수는 없으니... 


돼지평전










돼지령 정상 표지판






 


돼지령








돼지령을 지나 조망터에 오르니 오늘 마지막 봉우리 노고단이 눈 앞에 보이네요. 다행인 것은 봉우리로 오르지 않고 우측 고개로만 오른다는 것...ㅎ










삼도봉 이후 지루한 등로를 걷다가... 지리산 주능선 종주를 '노고단 고개'에서 마무리합니다. 지금 노고단 정상은 여름 성수기 기간이라 탐방 예약제로 운영이 되어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사람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저희도 예약은 해놨는데... 날씨가 흐려서 조망이 없을 것 같아 그냥 가기로 합니다. 그래서 이제 하산하는 길만 남았네요. 그런데 하산 거리도 8km입니다...ㅎ 


노고단고개에서 바라본 노고단정상










노고단고개 돌탑








노고단 대피소로 내려가 지리산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합니다. 남은 것을 다 털어내고 나니 이제 배낭도 가벼워졌네요ㅎ 


노고단 대피소 갈림길 (좌측은 숲길... 우측은 임도로 성삼재로 내려가게 됩니다)








대피소에서 식사 후 이제 마지막 하산길로 접어듭니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내려와 숲길로 들어섰다가 다시 임도와 합류... 여기서부터 임도만 따라가면 '무넹기'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악명 높은 지리산 화대종주의 '코재'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반대로 내려가는 길이라서 쉽지만요ㅎㅎ 이번 산행에서 저를 가장 설레게 했던 코스가 '무넹기~화엄사'구간입니다. 화대종주를 네 번이나 했지만 그 시작은 항상 새벽시간이어서 랜턴으로 비친 제 앞길만 보고 걸어왔기에 주위 풍경은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한 여름에 대화 종주를 해보고 싶다는 산우들과 함께 이 긴 여행을 시작한 이유도 어쩌면 이 길을 보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네요


무넹기 갈림길 표지판







무넹기를 내려서면 바로 '코재'라 불리는 곳이 나옵니다. 이 단어는 한글(코)과 한문(고개嶺)의 합성어겠죠?ㅎㅎ 코재가 괜히 코재인가요... 내리막길도 쉽지만은 않네요. 올라올 때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경사가 심하다는 코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니 '눈썹바위'가 있고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 곳에 잠시 앉아 쉬다가 다시 내려갑니다. 경사가 심한 길을 어느 정도 내려가니 돌탑을 쌓아놓고 계곡의 방향을 틀어놓은 곳이 보입니다. 아마도 비가 많이 올 때나 흐르는 마른 계곡 같습니다


눈썹바위















무넹기에서 내려오는 거의 전 구간의 등로가 돌계단이라 그런지 벌써부터 발바닥에 불이 나기 시작하네요









경사가 심한 내리막을 걷다 보니 '집선대(集仙臺)'라는 곳이 나옵니다. 다녀와서 알아보니 지리산 '명승지(名勝地)' 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산행 때는 주위에 뭔가 있나 둘러봤지만 아무것도 없고... 아래 계곡에 특이한 폭포 같은 것이 있어 혹시나 싶어 카메라에 담아왔는데... 그 폭포가 집선대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시간 날 때 찾아봐야겠습니다ㅎ



집선대 표지판


지리산 33대(臺) 중 수행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진 이름난 10대(臺)가 있는데... 문수대(文殊臺). 종석대(鐘石臺). 묘향대(妙香臺). 서산대(西山臺). 무착대(無着臺). 향운대(香雲臺). 문창대(文昌臺). 영신대(靈神臺). 향적대(香積臺). 금강대(金剛臺)를 말합니다.







집선대 폭포







내려가다 보니 등로 옆으로 사태로 무너진 너덜길도 보이네요. 환 할 때 보니 무섭기도 합니다ㅎ









올라갈 때는 고요하고 적막했던 화엄사 계곡이었는데... 내려갈 때 보이는 다른 풍경들은 새롭기만 합니다 










그동안은 못 보던 돌탑이 보이네요. 어두운 새벽시간에 화엄사에서 출발하면 가끔 길이 나눠지는 경우가 있어서 알바를 하게 되는데... 아마도 길이 아님을 표시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곳부터 길 폭이 넓어지고 평탄한 돌계단이 나오게 되는데... 다녀와서 알아보니 예전에 이 길을 '산판(山坂)'을 하기 위해 차가 드나들도록 만들어논 길이라고 합니다 










집선대와 마찬가지로 이번 산행에서 처음 눈여겨본 곳이 '국수등'입니다. 다녀와서 알아보니 이 곳이 예전에 지리산 '남악제' [지리산 종주 PART-1 산행기록 참고] 를 지내던 곳이었다고 하네요. 노고단에서 지내던 남악제를 조선시대에 들어 이 곳으로 옮겨 지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근거를 찾기 위해 작년에 한참 발굴조사가 이뤄졌는데 그 제사를 지내던 터와 유물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더 정확한 정보는 시간을 내서 더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ㅎ



국수등 이정표










한참 돌계단을 내려서다 보면 가끔씩 이렇게 편안한 등로가 나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왜 항상 새벽에만 지나쳤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참샘터 표지판







이 길에 샘터도 있었군요ㅎ









편안한 내리막 등로로 내려서면 화엄사 위에 있는 화엄사의 말사 '연기암' 진입로와 교차를 하게 됩니다. 연기암 앞에 커피숍이 있어서 잠시 유혹에 넘어갈 뻔했지만... 참아내고ㅎ 시멘트 길을 횡단해 다시 숲으로 들어섭니다. 이번 산행의 최종 여행지는 '화엄사' 경내 관광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가보질 못했습니다. 내년 봄에 벚꽃 필 때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연기암 진입로 이정표








연기암 입구







다시 숲으로









다시 숲으로 들어서니 연기암을 올라가는 등로가 우측으로 나오네요. 화엄사에서 걸어올 때 이용하는 등로인 것 같습니다. 차로 올라오려면 조금 전 만났던 시멘트 포장길로 올라오게 되겠죠










좌측은 연기암으로 가는 길... 정면은 무넹기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풍경은 3일간의 긴 여행에 종지부를 찍는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대화 종주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름다웠던 길은 대나무 숲이었습니다. 연기암에서 화엄사까지 펼쳐진 대나무 숲길이 어찌나 아름답게 보였는지...ㅎ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왜 어두운 새벽에만 지나쳤는지... 그동안 산을 다니면서 인상적이었던 대나무 숲은 '조계산' '송광사'에 있던 짧은 길이었는데... 그 기억이 잊혀질만큼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긴 산행을 모두가 무사히 마치고 편안해진 마음으로 즐겨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이 풍경은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대나무 숲이 펼쳐진 길을 따라 내려오니 오늘의 종착지인 화엄사 입구가 나오네요. 언제 도착할지 걱정이었는데...ㅎ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내려와서 화엄사 경내에 들어가 볼까 생각을 했지만 내려오는 내내 몸을 달궈놨던 찜통더위에 포기하고 맙니다ㅎ 계곡길로 하산하면 좀 시원할지 알았는데 내려올수록 더 더워지는 게 다시 산으로 올라가고 싶단 생각이 들 정도네요ㅎ 어찌 되었건 무모한 시도였는지도 모를 한 여름 2박 3일의 대화 종주는 무사히 마치게 됩니다. 다행이었던 건 3일 내내 해가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가 아니어서 산행이 조금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힘들었던 산행이었을 텐데 잘 참고 견뎌냈던 산우들의 인내심도 한몫했겠죠. 시간과 연관해서 다녔던 지리산 화대 종주가 이번 2박 3일의 대화 종주로 인해 다시 한번 종주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    


화엄사~대원사 종주 시작점



다행히도 입구에 있던 찻집에서 시원한 아메 한잔 마시고 함께한 산우가 미리 알아뒀던 택시를 불러 구례 터미널 근처로 이동합니다. 목욕탕으로 이동후 3일 내내 몸을 감싸고 있던 산행의 흔적을 지우고ㅎㅎ 산우가 알아놨던 근처에 있는 맛집 '소머리국밥'과 시원한 맥주 한잔~ㅎ 구례역으로 이동~ 기차를 타고 지난 3일간의 여정을 함께 나누며 서울로 올라옵니다



남부터미널에서 중산리행 버스를 타고 경유지인 덕산에서 하차... 지난주 웅석봉을 갔다가 알게된 기사님께 미리 연락(예약)해 대원사로 이동했습니다


화엄사에서 하산 후 함께간 산우가 가끔 이용했던 구례 콜 택시 네이버 블로그 '윤서아빠"라고 하는 분께 연락해 구례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택시비는 약 9.000원 정도 나왔습니다


▣ END ▣



태라현

이 여행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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