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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행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산행 구간
용추사~기백산~금원산~월봉산~거망산~황석산~유동마을
산행 일자
2017년 05월 27일~28일 [토.일]
산행 형식
개인차량 / 비박산행 / 1박2일
산행 인원
6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29km [첫째날:20km/둘째날:9km]
산행 시간
05시 30분 ~ 20시 00분 [14시간 30분]
07시 30분 ~ 14시 30분 [07시간 00분]
구간 기록
첫째날 [약 20km - 14시간 30분]
05시 30분 : 용추사일주문 출발 (~2.9km)
07시 00분 : 1030봉 안부 도착 (~1.3km)
08시 20분 : 기백산 도착 (~0.1km)
08시 50분 : 누룩덤 도착 (~0.7km)
09시 30분 : 데크 전망대 도착 (~0.6km)
09시 50분 : 시흥골 갈림길 도착 (~0.9km)
10시 10분 : 임도 정자 도착 (~1.0km)
11시 00분 : 유안청 갈림길 도착 [식사]
11시 50분 : 유안청 갈림길 출발 (~0.2km)
12시 00분 : 금원산 동봉 도착 (~0.3km)
12시 10분 : 금원산 도착 (~2.2km)
13시 10분 : 수망령 도착 [휴식]
13시 40분 : 수망령 출발 (~1.3km)
14시 30분 : 월봉산 3거리 도착 (~0.3km)
14시 40분 : 큰목재 도착 (~1.4km)
15시 20분 : 월봉산 도착 (~1.7km)
16시 50분 : 월봉산 3거리 도착 (~1.6km)
17시 30분 : 은신치 도착 (~1.1km)
18시 10분 : 헬기장 도착 (~0.9km)
18시 40분 : 헬기장 도착 (~0.5km)
19시 00분 : 태장골 갈림길 도착 (~0.6km)
19시 50분 : 거망산 도착 (~0.1km)
20시 00분 : 거망산 안부(샘터) 도착 [식사...취침]
둘째날 [약 9km - 7시간 00분]
07시 30분 : 거망산 안부 출발 (~1.6km)
08시 30분 : 장자벌 갈림길 도착 (~1.9km)
09시 40분 : 황석산 북봉 사면 도착 (~0.4km)
10시 40분 : 황석산 도착 (~0.4km)
11시 10분 : 황석산 동문 도착 [휴식]
11시 40분 : 황석산 동문 출발 (~0.7km)
12시 10분 : 암릉 전망대 도착 (~2.3km)
14시 00분 : 임도 합류지점 도착 (~0.7km)
14시 20분 : 마을 입구 도착 (~0.7km)
14시 30분 : 유동마을 버스정류장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산행중 휴식시간 많음
월봉산 왕복 거리 약 3.5km
수망령 샘터... 거망산 샘터 수량 많음
황석산 북봉은 우회함
황석산 정상 슬랩구간으로 진행
산행거리는 트랭글 기록임
◈ 기금거황 등산지도 ◈
◈ 산행 사진 ◈
오랜 백두대간 종주 산행을 마치고 떠난 휴가 여행?? 그런데 휴가가 30km...ㅎㅎ 원래 이 날짜에 계획했던 곳은 태백 '삼수령'에 출발해 '함백산'과 '태백산'을 지나 '소백산'... 그리고 종착지인 '죽령'까지... 이른바 '삼백 종주(약 100km)' 비박을 하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1년을 기다렸던 그 종주 계획은 또 물 건너갔네요. 산악회에서 진행했던 백두대간 종주를 끝내고 홀로 떠나 마음을 수련하고자ㅎㅎ 철쭉 시기에 맞춰 2박 3일의 일정으로... 백두대간 마루금이기도 한 종주 길이라 북진은 모두 했으니 남진으로... 한방에 4구간을ㅎㅎ 아... 안타깝네요...ㅋㅋ 암튼 그 계획은 다음 해로 넘기고... '소백산 국망봉'으로 비박을 가려고 했는데... 산악회에서 그 날짜에 소백산 공지가 올라오는 바람에ㅜㅜ 결국 눈을 돌려 '덕유산'의 백두대간 구간(신풍령~육십령)을 남진으로 가려고 했으나 왠지 끌리지가 않네요ㅎㅎ 그래서 결국 그 아래 자리한 비박 종주의 떠오르는 산행지... '기금거황(기백산~금원산~거망산~황석산)'을 갑니다. 개인적으로 '금원산' 산행만 한 번... '황석산' 산행만 한 번... '기금거황' 무박 종주 한 번... '거망산' 비박 한 번... '기백산' 비박 한 번... '기금거황' 종주 비박 한 번... 알게 모르게 많이 왔던 곳인데....ㅎ 이 더위에 갈만한 데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 산행 전에 산행지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하고... 공지를 했으나... 참석한 산우들이 모두 '기금거황'이 처음이라 변경 없이 갔네요. 한여름 날씨에 더위 먹을지도 모르는데... 게다가 이번에는 그동안 간다 간다 하고 못 갔던 '월봉산'까지 간다고 했는데... 겁도 없이 다들ㅎㅎ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텐트 빼고 비비쌕으로 난장 비박 준비... 암튼 그렇게 떠난 '기금거황' 백패킹 종주 산행... 당초 '남부 터미널'에서 심야 버스를 타고 '안의 터미널'에 내려서 편의점에서 아침을 대충 때우고 산행지로 가려고 했으나 또다시 귀차니즘... 그냥 무박 운전으로...ㅎㅎ 서울을 출발해 '덕유산 휴게소'에 들러 새벽 식사를 하고... 들머리 '용추사 일주문' 주차장 도착... 해가 뜨길 기다렸다가 산행을 시작합니다
용추사 일주문 주차장에서 처음 만나는 풍경... 사찰도 없는데... 뜬금없이ㅎ 일주문에서 종주를 시작하는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일주문을 통과합니다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德裕山長水寺曺溪門)
용추사(龍湫寺) 일주문(一柱門) : 기금거황의 주요 산(山)을 검색해보면 그 코스에 항상 등장하는 곳이 '용추사 일주문'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가보면 '용추산 일주문'에는 다른 현판이 걸려있습니다. '덕유산 장수사 조계문(德裕山長水寺曺溪門)'... 원래의 본(本) 사찰은 신라시대에 '각연(覺然)'이 '장수사(長水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고... 이후 규모가 커져 10여 개에 달하는 부속암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한때 합천 '해인사'와 견줄 만큼 상당히 큰 규모의 사찰이었으나... 한국전쟁 이후 완전히 소실되어 폐사(閉寺)되고... 그 터와 일주문만 남았다네요. 한국전쟁 시기에 모두 불타서 없어졌다고 하는데... 마지막 빨치산으로 알려진 '정순덕'이 활동했던 장소가 '거망산'이라고 하니... 시기상으로 보면 '빨치산'과 연관된 일이 아닐까 하네요. '덕유산'이라고 한 건... 아마도 옛 시대에는 이곳까지 모두 덕유산 자락에 포함해서 불렀던 걸로 생각됩니다. 그 이후 '용추사'만 다시 중수했고... 그러면서 처음 이름이었던 '용추암(龍湫庵)'을 이용해 '용추사(龍湫寺)'라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계문(曺溪門)'은 일주문과 같은 의미이나... 불교의 종파(宗派)인 '선종(禪宗 혹은 선불교)'을 따르는 사찰이라는 얘기입니다. 선종의 종파에서 규모가 가장 큰 종파가 '조계종'입니다. '부산 범어사(梵魚寺)'와 '순천 송광사(松廣寺)'도 '조계문'으로 적혀 있습니다. 현재의 '용추사'는 일주문을 지나 더 들어가면 좌측 계곡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가야 하는 코스와는 달라서 볼 수가 없었네요. 일주문 앞에서 흐르는 이 계곡은 '지우천(知雨川)'으로 '심진동(尋眞洞) 계곡'이었으나... 지금은 사찰의 이름을 본떠 '용추계곡'으로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수량도 많고 계곡도 길어서 여름 피서철로 각광받는 곳입니다. 보통 한국의 3대 '용추계곡'으로 불리는 곳이 '연인산 용추계곡'과 '대야산 용추계곡' 그리고 '기백산 용추계곡'입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임도(시멘트 포장길) 우측에 자리한 넓은 공터... 일주문 위치로 봐서는 옛 '장수사(長水寺)'가 있었던 자리가 아닐까 하네요
임도를 따라 걷다가... 넓은 터가 끝나는 지점 우측에 오늘 첫 봉우리인 '기백산'으로 올라서는 등로가 나옵니다. 임도 따라 더 들어가면 '용추사(龍湫寺)'가 나오고... 매점과 식당이 있는 '사평마을'이 나오고... '용추 자연 휴양림'이 나오고... '수망령(水望嶺)'이 나오고...ㅎ 수망령을 넘어가면 '거창군'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재밌는 것은... 차가 지나간다는 것...ㅎㅎ
기백산 들머리
이른 새벽의 숲 속... 공기 좋고...ㅎ 평범한 산길이 이어지고... 계곡을 몇 차례 횡단을 합니다. 등로는 좋은 편인데... 바닥이 대부분 돌이라서 내려올 때는 발바닥 아프겠네요ㅎ
계곡 횡단 지점 이정표
특이할 것 없는 평범한 숲... 이른 아침 산행이라 거미줄이 가끔 방해가 될 뿐 적당한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벤치가 있는 장소도 지나고 축대가 남아있는 공터도 만납니다. 지도를 보면 이 공터가 3거리로 나오는데... 기백산으로 올라가는 또 다른 길 같네요. 안 가본 곳이라 모릅니다ㅎ 암튼 아는 길로 다시 발걸음... 잠시 뒤 짧은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섭니다. 그리고 만나는 공터... 휴식ㅎ
1030봉 안부
지금 올라온 등로는 '도수골'이라는 계곡을 따라 올라선 것이고... 이제 능선을 따라 기백산까지 가게 됩니다. 공터에서 좌측에 보면 무명봉(1.030m)이 하나 있네요. 기백산은 우측으로 갑니다
1.030봉 안부(고도1013m) 이정표
이제 편안한 등로... 오늘 산행에서 두 번째로 높은 난이도의 경사 길을 올라섰네요ㅎ 그런데... 과연 두 번째였을까...ㅋ
이틀 전 강풍과 함께 비가 내렸다는데... 그 흔적들로 인해 걷기가 조심스럽네요
아... 아름답네... 이건 밟고 가도 되겠다...ㅋ
기백산이 지척에 있다는 이정표가 나오고... 잠시 뒤... 조망이 탁 트인 암릉에 올라섭니다. 그리고 바라보는 풍경... 그리고... 탄성... 날씨 쥑이네...ㅋ
이렇게 시원하게 보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청명한 하늘... 일주문을 출발해 계곡 사이로 걸어오면서 하늘을 보니 그리 맑지가 않은 것 같아 우울했었는데ㅎ 기대하지 않았던 조망에 기분이 좋아지네요. 앞의 능선을 우측부터 짚어보면... 우측 능선 아래 하얀 절벽 위가 '거망산'이고... 그 왼쪽으로 오늘 우리가 가야 할 최종 목적지인 '거망샘'이 자리한 공터(안부)입니다. 그리고 내일 걷게 될 능선이 좌측으로 이어지고... 중앙의 암봉이 내일 만나게 될 '황석산'... 그 뒤 오른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예전에 '괘관산'이라 불렸던 '대봉산(大鳳山/고도1.228m)'... 그리고 거망산 정상 좌측 뒤로 보이는 봉우리가 백두대간에 자리한 '백운산(白雲山/고도1.279m)'이겠네요. 그리고 그 뒤로 길게 이어진 능선... '지리산'...ㅎ
황석산의 암봉 뒤로 펼쳐진 지리산의 주능선... 좌측의 높은 봉우리가 '천왕봉'... 우측으로 이어진 주능선... 황석산 암봉 우측 뒤로 보이는 곳이 '반야봉'... 그리고 능선 우측 끝에 보이는 곳이 '노고단'입니다. 주능선의 봉우리 하나하나가 가늠이 될 정도로 시야가 좋네요. 혼자 보기 아까운 풍경들... 함께 바라보는 산우가 있어서 다행이네요...ㅎㅎ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우측 '천왕봉'에서 이어진 '지리 동부 능선'... 그곳에 솟은 '웅석봉(熊石峰/고도1.099m)'... 좌측으로는 기백산에서 이어진 '진양기맥(晉陽岐脈)'의 봉우리인 합천 '황매산(黃梅山/고도1.108m)'이 중앙 좌측으로 보이네요. 언제 다시 한번 가봐야 할 텐데... 계속 계획이 무산돼서 인연이 안 닿고 있습니다. 내년 봄에는 꼭...ㅎ 아래는 함양 '안의면'입니다
그리고... 북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중앙에 '월봉산'... 그 우측으로는 '서봉(西峰'고도1.492m)'과 '남덕유산(고도1.507m)'이 보이네요. 우측의 능선은 '향적봉'으로 향하는 덕유산 주능선입니다
그리고 곧 만나게 될... 기백산의 명물 '누룩덤'
그리고 곧 걷게 될 '금원산'으로 향하는 능선... 좌측 두 개의 봉우리가 금원산이고... 그 뒤로 덕유산의 주능선이 보이네요
가기 싫다... 가기 싫다... 가기 싫다... 풍경이 좋아서 가기 싫다...ㅋ 그런 기분에 암릉에서 한참 쉬다가 다시 발걸음... 곧 만나는 오늘의 첫 산(山) '기백산' 정상 도착
기백산(箕白山/고도1.331m) 정상
기백산(箕白山) : 산 봉우리에 있는 괴암들(누룩덤을 말하는 것 같음)이 '키(곡식에 섞인 잡물을 걸러내는 도구)'와 비슷하게 생겼다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고 하네요. 기백산의 또 다른 이름은 '지우산(知雨山)'입니다. 멀리서 산 정상 부근을 보면 비가 올 것인지를 예측이 가능했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인데... 정상 부근에 구름이 자주 머물러 있다는 얘기겠죠. 암튼 그 정확성은 모르겠으나 우리가 들머리로 해서 올라온 '용추계곡'의 원래 이름이 '지우천(知雨泉)'인 걸로 봐서는 옛 지명은 그렇게 부르지 않았나 합니다.
기백산 정상은 3거리 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올라온 길이 일주문 방향이고... 가야 할 길이 금원산 방향... 그리고 '금원산 자연 휴양림'에서 출발해 4코스를 통해 올라오는 길이 '매바위 마을' 방향입니다. 그리고 '진양기맥'의 능선이 '매바위 마을' 방향으로 가다가 갈라지게 되어있습니다. 그 끝은 '바래기재'라고 하네요. 이 길은 안가봐서 잘 모릅니다...ㅎ
기백산 정상&이정표
거창에 이렇게나 많은 산들이...ㅎ
기백산 정상 안내석
기백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이제 다음 봉우리인 '금원산'을 향합니다. 내려서자마자 보이는 시원한 풍경들... 가기 싫어지네요...ㅎㅎ 앞에 보이는 암릉이 '누룩덤'... 혹은 '책바위'로 불리는 암릉입니다. '누룩'은 발효제인 누룩이고... '덤'은 '더미'를 줄인 말로... 쌓아 놓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비슷한 맥락인 '책을 쌓아놓다'라는 '책바위' 명칭도 있는 거겠죠
기백산에서 내려와 근거리에 있는 누룩덤 도착... 아래에 배낭을 두고 잠시 올라섭니다. 누룩에 올라선 남자ㅎ
누룩덤에 올라서니 기백산에 가려 보이지 않던 방향의 풍경이 보입니다. 기백산에서 '금원산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능선이 왼쪽 아래 보이고.. 우측의 능선은 거창 '위천면'으로 내려서는 능선 같네요. 그리고 합천 '가야산(伽倻山/고도1.430m)'이 저 멀리 중앙에 보이네요. 그 우측의 능선들은 '우두산' '비계산' 능선인 것 같습니다. 보이니 또 쉬어야죠...ㅎㅎ
누룩덤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내려와 배낭을 메고 출발... 바로 나타나는 암릉 지대... 예전에는 우측 밧줄을 잡고 바위 사면을 걸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계단을 설치해놨네요. 요즘 계절에는 괜찮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쌓여 있는 겨울에는 조금 위험해 보였는데 좋아졌네요ㅎ 우측 위 암릉이 누룩덤이고... 좌측은 낭떠러지입니다...ㅎ
잠시 숲을 걷다가 다시 나타나는 시원한 암릉 조망터... 정면의 암릉은 또 다른 '누룩덤'??ㅎㅎ 정면에 봉긋 솟은 두 봉우리가 '금원산' 정상과 '동봉(우측)'이고...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이 '현성산'으로 향하는 능선입니다. '현성산~금원산' 종주 코스도 좋습니다. 그리 우측의 능선 아래 보이는 암릉이 '금원산'의 전설과 함께 하는 '금원암(金猿岩)'입니다. 뒤에 보이는 능선은... 덕유산 주능선ㅎ
오늘 산행이 길어진 가장 큰 이유...ㅎ 운이좋게도 기금거황의 산을 올 때는 날씨가 그럭저럭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금원산'과 '현성산'을 방문했을 때는 날씨가 좋았지만 오후에 비가 와서 '유안청 계곡'에서 제대로 못 놀고 갔던 기억이 있고... '황석산'을 갔을 때는 날씨가 좋았지만 정말 더웠던 날씨 탓에 힘은 조금 들었고ㅎ '기금거황' 무박 종주로 왔을 때는 그럭저럭 좋았지만 시간의 압박에 제대로 못 보고 걷기만 했던 기억... 겨울에 찾았던 '거망산'은 눈이 내린 뒤 찾아서 아름다운 상고대와 파란 하늘을 봤고... 비박 종주로 다시 찾았을 때는 카메라가 없을 때라 눈으로만 보고 왔고... 다시 비박으로 찾았을 때는 낮잠 자느라 시간이 늦어져서 포기하고 그냥 내려갔던...ㅋ 그런데 오늘은 기분이 조금 다르네요. 가야 할 길도 아직 멀었는데... 서둘러 가고 싶지가 않네요. 함께 간 산우들한테 '걷다가 걷다가 해가 지면 아무데서나 잡니다'라고 미리 얘기를 해놔서 그런지...ㅋ 마음이 편해서 볼 거 다 보고 갑니다ㅎ 이럴려고 비박을 하는 거니까요
그러니 많이 보고 천천히 가세요ㅎ
암릉 조망터를 지나 다시 숲으로... 얼마 안 가서 좌측에 자리한 전망 데크를 만납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날씨가 좋아 데크에서 낮잠을 자다가 눌러앉아 버리고 다음날 중탈 했던 기억ㅋ 저는 '기금거황' 비박은 한 번 해봐서... 반대로 '황거금기'로 할 까 생각을 했었는데... 그랬으면 비박지로 생각했던 장소였습니다. 모두 난장 비박이라 충분히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찾으면 이 자리에서 보이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별 사진 한 번 담아 보려고 했었는데... 그런데 샘터가 없어서 포기했네요. 잘 때 씻고 자야 하니까ㅎ 조망과 물을 맞바꾼ㅎ 암튼 쉼터가 있으니 또 쉬고... 구경하고...ㅎ
전망 데크
다시 출발... 한동안 숲 길... 그늘진 곳이라 걷기 좋네요
기백산 이후로는 능선이 거의 완만해서 걷기가 좋습니다. 그러다 보니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빨라지네요...ㅎ 그렇게 걷다 만나는 갈림길... '사평 마을'로 내려서는 '시흥골' 3거리입니다
시흥골 3거리
무심하게 지나고...ㅎ 다시 걷다 보면 나오는 임도 정상 끝 지점... 일단 쉼터가 있으니 또 배낭 내려놓고...ㅎ
임도 쉼터
여기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금원산' 방향... 이정표에 나온 '수망령'은 금원산 사면으로 개설된 임도를 따라가는 길입니다. 이 길로 가면 금원산 정상을 못 가게 되는 거죠. 수망령 이정표만 보고 가다가 알바를 하는 산객도 있던데... 조심ㅎ 여기서부터 금원산 정상까지 고도차가 그리 많지 않아서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힘들다면 뭐... 차 불러서 중탈해야죠ㅎ
임도 쉼터&이정표
수망령에서 차가 올라오니까요...ㅎ 좌측 임도는 수망령을 가는 길... 중앙에 보이는 산길이 금원산으로 향하는 길... 그나저나 하늘 이쁘네요ㅎ
임도 쉼터를 지나 잠시 오름길... 다시 내려가다 보면 조망이 트이고... 금원산 정상(좌)과 동봉(우)가 보이네요. 하늘은 여전히 이쁘고...ㅎ
조망을 보고 내려오면 멋진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쉬고 가라는 얘기죠ㅎ 그런데 너무 자주 쉬어서... 이제 밥을 먹습니다...ㅋ 점심은 간단하게 먹을 생각으로 모두 김밥을 사 와서... 정말 간단하게 먹고ㅎ 청명한 5월의 하늘... 따뜻한 햇살...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멍 때리고...ㅎ 가야 할 길을 잊은 듯 또 쉽니다ㅎ 혼자 왔으면 아마 또 여기 자리 깔고 그냥 눌러앉았을 듯ㅎㅎ
금원산 동봉 아래 정자 3거리
여기서 유안청 계곡으로 내려가는 등로(3코스)가 있습니다. 산행을 '금원산 자연 휴양림'에서 출발하면 여러 등로가 있는데... 길게 가고자 하면 기백산을 거쳐서(4코스) 오고... 아니면 3코스를 이용해 여기로 올라와서 금원산 동봉에서 내려가는 2코스로 산행을 하기도 합니다. 아니면 금원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1코스를 이용하기도 하구요. 1코스는 '현성산'으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금원산 동봉 아래 정자 3거리&이정표
유안청계곡(儒案廳溪谷) : 금원산과 현성산 사이에 자리한 '유안청 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월성 계곡'과 만나 '황강(黃江)'을 이루고 '낙동강(洛東江)'으로 흘러갑니다. '유안(儒案)'은 '유생(儒生)'의 다른 말로 '시경(詩經)'에서 나온 말입니다. 즉 유생들이 과거급제를 목표로 공부했던 장소라는 얘기겠죠. 그만큼 산 좋고... 물 좋고... 뭐 그런 장소였다고... 그래서 '유안청 계곡'이라 불렀고... 그 자리에 있던 '가섭연폭'이라는 폭포 이름도 '유안청 폭포'로 변경되어 불렀다고 합니다. '남부군'에도 나왔던 곳으로... 빨치산 500여 명이 알몸으로 목욕을 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 기억에는 '용추계곡' 만큼이나 물놀이하기 좋은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서 작년 여름에 금원산 비박과 함께 찾아가려 했으나... 가는 길에 덕유산으로 급변경을 하는 바람에 못 가봤네요ㅎ 현재는 '금원산 자연 휴양림'이 자리하고 있어서 여름철에는 피서객으로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열흘만 빨리 왔더라면 철쭉이 멋지게 피어있었을 텐데... 파란 하늘 아래 그림 같은 풍경은 이 정도로 만족ㅎ
걸어왔던 기백산을 한번 바라보고... 다시 배낭을 메고 금원산을 향합니다
목책 계단을 오르고... 철쭉과 인사를 하며 올라서는 길... 뱀도 잠깐 마주치고...ㅎ
금원산 '동봉(東峰)' 도착... 정상 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이름 없는 돌무더기 암봉... 금원산 정상 보다 조망이 더 좋은데... 정상보다 몇 미터가 낮은 관계로ㅎㅎ
금원산 동봉(東峰/고도1.350m)
기금거황 능선을 하늘에서 바라보면 말굽 형상인데... 금원산은 살짝 비켜 있어서 양쪽 끝에 자리한 '기백산(좌)'과 '황석산(우)'이 나란히 보이네요
우리가 이번 산행에서 걸어야 할 능선이 눈에 모두 들어오는 장소가 금원산 동봉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또 바라봐야죠... 지겹도록...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ㅎ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이번에는 '월봉산'도 꼭 가야겠네요... 힘들어도... 근데 여기서 봤을 때는 월봉산 가는 길이 완만해 보이는데...ㅋㅋ
동봉에서 멍 때리기... 이제 눈 앞의 헬기장을 지나 지척의 금원산 정상으로 발걸음을 합니다
금원산 헬기장은 '황거금기'로 종주를 할 때 최적의 비박 장소이기도 합니다. 대신 수망령에서 물을 받아서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ㅎ 샘터만 있으면 더 좋은 비박지인데...ㅎ 작년 여름에는 '금원산 자연 휴양림'에서 기백산으로 올라 이 곳에서 비박을 하고 '유안청 계곡'으로 내려가 물놀이하려고 했는데... 백대명산도 아니라서 다시 올 일이 있을까 모르겠네요ㅎ
금원산 헬기장
헬기장을 지나 만난 '금원산(金猿山)' 이번 종주 산행의 최고 상봉(上峰)이자 두 번째 만나는 산(山)이네요. 그런데 주위 조망은 나무에 가려 시원하게 보이지가 않습니다ㅎ
금원산(金猿山/고도1.353m) 정상
금원산(金猿山) : 한문에서 알 수 있듯이 금원산은 '쇠 금(金)과 원숭이 원(猿)'자를 사용합니다. 옛이야기를 적어보자면... 이 부근 일대에서 황금빛을 띠는 원숭이가 날뛰자(마을 사람들을 괴롭혔다던가... 못 살게 했다던가 그랬나 봄ㅎ) 한 도사가 '원암(猿岩)'이라는 바위에 가뒀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원숭이가 얼마나 날뛰었길래 가두기까지... 동물학대네요ㅎ 도사의 이름도 모르겠고... 암튼 그 바위는 원숭이 얼굴의 모양을 하고 있어서 '금원암(金猿岩)' 혹은 '낯바위'라고 부르는데... 기백산 정상에서 금원산 방향을 바라보면 책바위 우측으로 하얀 바위가 보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우스개 소리 같은 이야기를... 실제로 이 근처 거창 '상천 마을'에서는 이 전설을 따라 원숭이 벽화를 조성해서 '황금 원숭이 마을'로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숭이가 뛰어놀고 학이 깃드는 곳'이라는 뜻으로 '원학동(猿鶴洞)'이라는 마을 지명도 있습니다. 유래는 그렇고... 이 이야기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납득이 갈 만한 다른 유래를 찾았을 테고...ㅎ 그 결과 산의 모습이 검게 보인다 해서 '거멍산'이 변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거멍'은 전라도 사투리로 '검다'라는 뜻인데... 한자(漢字) 차음{借音)을 다르게 표기한 것이 '금원(金猿)이라는 얘기입니다... 라고 어느 블로그에서 봤네요ㅎㅎ 그런데 경상도에 자리한 산을 왜 전라도 사투리로 했을까...ㅎ 암튼 그 얘기나 이 얘기나... 그런가 봅니다ㅎㅎ
조망이 없고 쉴 자리도 없는 금원산 정상에서 지체 없이 하산ㅎ 내려오는 길에 잠시 조망이 트인 곳이 있네요. 이제 걸어야 할 길은... 앞의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서 다시 내려가는데... 좌측의 벌목지 아래까지 내려갑니다. 그곳이 '수망령'입니다. 그리고 벌목지 좌측으로 다시 올라서고... 능선을 따라가다가...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중앙 좌측에 보이는 '월봉산'을 만나고 다시 돌아와서 '거망산'으로 갑니다. 그런데 저 임도와 벌목지는 어떤 연유로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으나 참 보기 흉하네요. 반대쪽 금원산 휴양림 쪽의 임도는 휴양림 안에 있는 수목원 관리를 위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저 벌목지는 어떤 이유인지... 최근 경남에서 이 일대에 자작나무 숲을 조성할 거라고 하는데... 새로 숲을 조성하기 위해서 벌목한 건지... 암튼 더 지켜봐야겠네요
조망터를 지나면 한동안... 아니 지겹게 내리막...ㅎ
완만하게 내려서기도 하고... 익룡이 보이기도 하고... 무너진 나무 지지목을 피해 내려가기도 하고ㅎ 카페트??가 깔린 편안한 길을 내려가기도 하고...ㅎ
조망도 없고 볼 것도 없으니 빠른 걸음으로 수망령까지 쭈욱...ㅎ 계단을 내려와 만난 '수망령' 팔각정에 배낭을 내려놓고... 샘터로 직행...ㅎ 머리 감고 세수하고... 다시 휴식
수망령(水望嶺/고도897m) 임도
수망령(水望嶺) : 수망령은 북쪽의 '거창군 북상면'와 남쪽의 '함양군 안의면'을 연결하는 고개로서 두 군(郡)의 경계지역입니다. 수망령은 '물바라기재'라는 뜻으로 '물을 기다리는 고개'라는 얘기라고 하네요. 백두대간 '남덕유산'에서 분기해 '진주 진양호(晉陽湖)'까지 이어진 '新백두대간'의 '진양기맥(晉陽岐脈)'을 지나는 고개로서 남쪽의 '지우천'은 '남강'을 지나 '낙동강'으로... 북쪽의 '월성천'은 '황강'을 지나 '낙동강'으로... 결국 낙동강에서 다시 만나는 운명이네요ㅎ 백패킹을 하는 산객에게는 아주 중요한 자리인 것이... 내려와서 우측(북쪽)으로 50m 정도만 내려가면 샘터가 있다는 것... 언제나 넉넉한 수량을 자랑하는 곳입니다ㅎ 그리고 왼쪽(남쪽)으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용추 자연휴양림'이 나오고... 오늘 산행의 들머리였던 '용추사 일주문'이 나옵니다. 즉... 차가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다는 것...ㅎ 그러나 양쪽 방향 모두 오르막이 심해서 마의 구간이기도 합니다ㅎ
용추사 일주문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수망령까지 대략 10km 정도 걸어왔네요. 차로 오면 10분이면 올 텐데...ㅋ
수망령 이정표 (금원산 방향)
수망령에서 쉬다가 다시 출발... 이제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들지도 모를 오르막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첫 번째로 손꼽았던 난이도ㅎ 박배낭을 메고 지금까지 걸어온 거리도 있지만... 잠도 올 시간이고... 정오를 넘기면서 더워진 날씨... 그리고 가장 높은 경사도의 오르막...ㅎㅎ 바짝 긴장하라고 준비시키고 출발... 초반은 완전 깔딱ㅎ 이후로도 완만한 오름길이 한동안 이어집니다
수망령 이정표 (거망산 방향)
간만에 폐 깊숙이 산소가 전달되는 느낌... 한 번도 안 쉬고 가려고 했으나... 도저히ㅎ 적당한 곳에서 잠시 휴식...ㅎ 수망령에서 '월봉산 갈림길'까지 거리가 약 1.3km인데... 1km 정도가 거의 오르막이네요. 그래도 두 번을 올랐던 경험이 있어서 나름 대비를 했더니 수월하게 올라온 듯합니다. 쉬었다가 조금 더 가니 갈림길 도착. 여기서 나무에 가려진 '월봉산'을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높네요ㅎㅎ 게다가 지도 등고선을 보니 내리막이 급경사... 잠깐 고민을 하다가 이번엔 꼭 가고 말겠다...ㅎ 산우들도 갈만 한지 가자고 합니다. 다시 와야 하니 배낭을 놓고 월봉산으로 향합니다
월봉산 3거리(고도1.152m) 이정표
산죽이 뒤덮인 등로... '진양기맥' 종주가 아니면 사람이 다닐 것 같지 않은 길...ㅎ 삼거리에서 한참을 내려가더니 '큰목재' 도착... 다시 올라갑니다...ㅎ
큰목재(고도1.050m) 공터
큰목재에서는 서쪽 '서상면' '노상 마을'로 내려가는 등로가 있네요.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있을려나ㅎ
큰목재 이정표
큰목재에서 다시 완만한 오름길... 심한 경사는 없으나 계속 올라야 하니 쉽지는 않네요. 사실 오늘 가장 경계했던 오르막은 수망령에서 월봉산 갈림길까지 가는 길이었고... 두 번째는 처음에 기백산을 오르는 길이었는데... 월봉산을 오르는 길이 첫 번째가 돼버렸네요ㅎ 시간에 쫓겨 급한 마음에 빠르게 걸었더니 따라오던 산우들이 힘들어합니다. 어쩔 수 있나... 오늘 거망샘까지 가서 씻고 잘려면 서둘러야지...ㅎ 암튼 그렇게 올라서니 넓은 헬기장이 나오고... 서상면 '대로 마을'로 내려서는 희미한 등로가 있네요.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있을려나ㅎ
월봉산 헬기장&이정표
헬기장 이후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고... '월봉산(月峰山)' 정상 도착...ㅎ
월봉산(月峰山/고도1.282m) 정상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시원한 조망...ㅎ 그동안 기금거황을 다니면서 이정표와 지도에서만 봤지 가 볼 기회가 없었다가 오늘에서야 찾아 나선 월봉산... 등로는 별로지만 생각 이상으로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네요. 사실 기금거황 종주만 해도 약 25km 거리이고... 월봉산을 다녀오려면 약 3km 정도가 더 늘어나서 다녀오기가 쉽지 않았는데... 오늘 찾아 나서길 잘했네요. 정상석 앞쪽(서남쪽)으로 펼쳐진 풍경을 먼저 보면... 왼쪽 봉우리가 '백운산(白雲山/고도1.279m)'이고... 중앙 좌측의 봉우리가 지난 시간에 혼자 걸었던 '호남정맥(湖南正脈)'의 '장안산(長安山/고도1.237m)'이네요. 그 우측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곳이 다음 구간으로 남겨 놨던 '팔공산(八公山/고도1.151m)'과 호남정맥의 능선입니다. 그나저나 저기 언제 가지...ㅎ
서상면 방향 풍경
더 좌측을 바라보면... 곧 걸어야 할 '거망산'으로 향하는 능선이 왼쪽으로 보이고... 중앙에는 '대봉산(大鳳山/고도1.228m)'이... 그 뒤로는 지리산 '천왕봉'과 주능선이 보이네요
서상면 방향 풍경
장안산... 그리고 지난밤 홀로 하루 묵었던 '논개 활공장'... 이어진 호남정맥... 지금 고민이 많아서 다음 발걸음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네요
대봉산... 그 뒤로 보이는 지리산의 주능선과 '바래봉'까지... 이렇게 바라보면 가고 싶어 지는데... 오늘 봤으니 곧 다시 찾아가야겠죠ㅎ
눈을 반대로 돌려 정상석 뒤쪽(북쪽)을 봅니다. 눈 앞의 '무룡산(舞龍山/고도1.492m)이 좌측에... 그 우측 뒤로 보이는 덕유산 '중봉(中峰/고도1.000m)과 '향적봉(香積峰/고도1.614m)
다시 북쪽... 좌측의 '서봉(西峰'고도1.492m)'과 '남덕유산(고도1.507m)'이 나란히 있고... 우측으로 이어진 덕유산 주능선은 '삿갓봉(고도1.419m)'을 지나 무룡산으로 이어지고 있네요. 그리고 남덕유산에서 이쪽으로 향한 능선이 '진양기맥(晉陽岐脈)'이고... '월봉산'을 거쳐 오늘 걸어온 '금원산' '기백산'을 지나 '바래기재'까지 갑니다. 진양기맥 종주는 할 일이 없으니 여기까지ㅎ
동쪽 방향은... 오늘 걸어왔던 금원산(좌)과 기백산(우)... 그리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가만 보면 파란 하늘 보고 싶어서 산에 가는 것 같기도 하네...ㅎ
남(南)으로는 지리산을 보고... 북(北)으로는 덕유산을 보고... 서(西)로는 장안산을 보고... '백두대간'과 '호남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보이는 곳... 제가 주로 걷는 길이네요ㅎ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맥주 한 모금 했어야 했는데... 배낭을 내려 놓고와서... 마실 것 하나 없었던... 안타깝네요...ㅎㅎ
시원한 조망을 즐기고... 이제 걸어야 할 길을 바라봅니다. 다시 갈림길로 돌아가 저 먼 곳 중앙에 우뚝 솟은 거망산까지 걸어야 하네요... 언제 가냐ㅎ
'남령'까지 3km... 등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다시 찾는다면 남령을 통해서 올라야겠네요. 이곳에서 비박하고 싶은 생각이...ㅎ
월봉산 정상 이정표
월봉산을 떠나 다시 갈림길로... 가는 길에 조망터에서 가야 할 능선을 한번 더 보고 갑니다. 아니... 파란 하늘이 보고 싶어서...ㅎㅎ
큰목재로 내려가던 중... 만난 갈림길... 어라... 올라올 때는 못 봤는데... 지도에도 없던 길이 나와서 당황했는데... 대충 보니 '노상 마을'로 내려가는 지름길 같네요. 올라올 때는 좌측 측면에서 합류해서 못 봤던 것 같습니다. 암튼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가고... 다시 큰목재를 만납니다. 월봉산 갈림길까지 약 200m 오르막... 눈 한번 질끈 감고 올라가면 됩니다ㅎ
큰목재 공터
눈 몇 번 감았는지 기억 안 나고...ㅎ 다시 월봉산 3거리 도착... 쉬면서 간식도 먹고... 월봉산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ㅎㅎ 배낭을 꾸려 다시 출발... 이제 여기서부터는 '함양군' 관할...ㅎ
월봉산 3거리&이정표
지금 시간은 17시경... 이제 남은 거리는 약 5km... 요즘 해가 지는 시간이 대략 19시 30분이니... 거망산 까지는 충분히 갈 거 같은데... 문제는 슬슬 떨어지기 시작하는 체력ㅎ 비교적 완만한 등로인데도 속도가 잘 나지 않네요. 능선을 걷고 있지만 숲이 우거진 길이라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조망터도 그리 없어서 산우들에게는 지루한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나는 마냥 좋고...ㅎ
이제 주위 풍경은 그럭저럭...ㅎ 가야 할 길만 보이네요ㅎ
편안한 등로를 걷다가 잠시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만난 '은신치(隱身峙)'... 해가 질 무렵이라 그런지 음침하네요ㅎ 첫 비박에 나선 산우가 많이 힘들어해서 그냥 여기서 자리를 잡을까 했는데... 저녁에 멧돼지 나올 것 같은 분위기... 그리고 바닥이 온통 풀밭이라ㅎㅎ 다른 건 몰라도 별은 보면서 자야지...ㅎㅎ 컨디션을 다시 체크하고 갈 때까지 가보자...ㅎㅎ
은신치(隱身峙/고도1.049m)
은신치(隱身峙) : 은신치에 대해 알려면 먼저 여기서 좌측(동북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은신골' 중턱에 자리한 '은신암(隱身庵)'에 대해 먼저 알아야겠네요. 고려가 조선 태조 '이성계'에 의해 멸망하고... 이후 이성계가 '개경(開京/개성)'에서 수도를 옮기고자 여기저기 알아보게 됩니다. 그때 함께 했던 사람이 조선의 개국공신이자 조선의 왕사(王師)였던 '무학대사(無學大師)'였는데... '한양천도(漢陽遷都)' 과정에서 '정도전(鄭道傳)'과 그 일로 마찰이 생기고... 이후 세력 다툼... 결국 정도전에 밀려 숨어 지낸 곳이 바로 '거망산'아래 '은신암'이었다고 하네요. 이 깊은 산골짜기에 들어와서 움막을 짓고 잠시 살았다고 합니다. 아마 '장수사(長水寺)'에서 수행한 기록이 있는 걸로 봐서는 그때 봐 뒀던 자리가 아닐까 하네요. 은신암은 한국전쟁 때 불타 없어지고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습니다. 현재는 그 터에 자리한 건물 두 채가 있다는데... 암자인지 사람이 거주하는지는 모르겠네요ㅎ 그러니 은신암 위에 있는 고개라는 얘기겠죠.
은신치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 해가 지거나 말거나... 아무데서나 자면 되니까...ㅎ
은신치 이정표
해가 질 무렵에나 보이는 분위기 좋은 숲 속도 지나고... 잠시 서서 보고...ㅎ
이어진 걸음에서 비상 비박지로 생각했던 헬기장을 만나고... 그런데 비상으로 사용 못 하겠네요ㅎ
헬기장
우측에 솟은 암봉 뒤쪽에 자리한 거망산... 암봉은 좌측으로 우회를 하니... 이제 눈 앞에 보이는 오르막만 올라서면 어려운 구간은 없겠네요
다음엔 가을?? 억새 보러?? 저는 다시 온다면 겨울에 와 보고 싶네요. 등로가 안 좋아서 눈 쌓인 겨울에는 고생을 할 것 같지만...ㅎ
비상 비박지로 생각했던 또 다른 헬기장... 눈에 덮인 겨울이면 모를까... 역시 사용 못 하겠네요ㅎ 예전에는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아서 다행입니다ㅎ
헬기장
헬기장을 지나 바로 앞에 있는 봉우리를 살짝 넘고... 다시 내리막... 곧 '태장골 갈림길'을 만납니다. 태장골은 '사평 마을'로 내려가는 등로입니다. 거망산 산행 시 주로 이용하는 등로입니다
태장골 갈림길&이정표
갈림길에서 잠시 오르막... 조망이 트인 봉우리가 나오고... 눈 앞에 '거망산'이 보입니다. 보기에는 중앙의 봉우리(1,245m)가 '거망산' 같지만... 거망산은 우측의 낮은 봉우리입니다ㅎ 거망산을 넘어 살짝 내려간 곳이 오늘 우리의 숙영지인 '거망샘'이 있는 안부네요. 그리고 마지막 암릉 구간... 눈 앞의 암릉 구간을 넘어가야 하는데... 박배낭을 처음 메보고... 암릉 산행 경험도 없던 산우가 있어서... 여기서 가다 보면 밧줄을 잡고 내려가야 하는데 살짝 걱정...ㅎ 예전에 겨울에 거망산 비박을 왔다가 '지장골'로 올라와서 거망산을 지나 금원산으로 가려고 이쪽으로 넘어오는데... 눈이 쌓인 이 암릉길을 통과 못해서 다시 돌아갔던...ㅎㅎ 결과적으로 거망샘에서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멋진 상고대를 보면서 하루를 보냈기에 아쉬운 맘은 없었지만... 암튼 눈 쌓인 겨울에는 주의해야 할 구간입니다. 암릉 양쪽이 다 낭떠러지라서...ㅎ 먼저 암릉을 건너고 밧줄 상태를 확인... 암릉에 서서 산우를 기다립니다. 일몰이 시작되고 있고... 멋진 풍경이 펼쳐지던 순간이었는데... 먼저 내려가서 기다리느라 사진을 못 담았네요. 다녀와서 후회가...ㅜㅜ 걱정했던 산우가 생각보다 바위를 잘 타고 내려와서 다행...ㅎ 모두 내려오고... 이제 거망산으로 갑니다
한참 뒤에 있던 산우가 제 바로 뒤에 있던 산우의 뒷모습을 찍었네요. 일몰과 함께 보이던 능선이 참 아름다웠던 순간... 이 장면을 카메라로 못 찍어서 후회ㅎㅎ
거망산은 내일 만나기로 하고... 일단 통과... 아래에 있는 오늘의 목적지 '거망샘' 공터이자... '지장골 갈림길' 도착
거망샘 공터&이정표
짧은 시간 동안 숙영지 구축... 짧은 시간 동안 식사...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 대화... 길었던 하루의 여정은 눈부시게 빛나던 별을 바라보며 추억하고... 긴 수면...ㅎ
피곤하긴 했는지 숙면을 취하고...ㅎ 5시경 기상... 모닝 커피 마시며 일출을 기다립니다. 예보상으로는 오늘 날씨도 좋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좋지는 않았네요
일출을 보고... 아침 식사... 대충 짐을 정리하고... 어제는 어두워서 그냥 지나쳤던 거망산으로 다시 오릅니다
거망산(擧網山/고도1.184m) 정상
거망산(擧網山) : 거망산은 '무학대사'가 은신암에서 성불(成佛... 모든 번뇌를 끊고 해탈했다... 즉 부처가 되었다는 뜻)한 뒤 '중생제도(중생을 구제한다는 뜻)'의 그물을 펼친데서 유래되었다고... 그리고 산의 형상이 그물을 던지는 형상이라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이게 뭔 말인지...ㅋ 가보면 알겠지만 거망산 정상보다는 앞 뒤에 있는 봉우리들이 고도가 더 높습니다. 그런데 그 봉우리들은 무명봉으로 남아 있고... 이 봉우리만 '거망산'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네요. 그렇다면 분명 어떠한 사유가 있을 것 같은데... 그에 대한 자료는 찾을 수가 없네요. 아니면 옛 지도부터 기록을 잘 못해서 다른 봉우리와 착각하고 정상으로 만들어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그런 일이 자주 있는 대한민국의 산(山)이라서...ㅎ
단체사진 찍고... 오늘 가야 할 길을 바라 보며 다시 공터로 내려갑니다
거망샘이 자리한 이 공터는 가을 주말에는 자리 잡기도 힘들 만큼 비박 장소로 많이 알려진 곳입니다. 짧은 경로로 올라올 때는 어제 지나왔던 '태장골'이나 여기서 내려가면 나오는 '지장골' 코스로 올라올 수 있고... 아니면 '황석산'을 경유해서 올 수도 있습니다. '태장골' 등로는 안 가봐서 모르나... '지장골'은 지난겨울에 이용했는데... 계곡을 몇 번 횡단해야 하는 지점이 있어서 비가 올 때는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눈이 내린 뒤에 올라와서 러셀 하면서 등로도 막 헤집고 올라와서 정확한 등로 상태는 위험한 구간이 없다는 것 말고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네요ㅎ 배낭을 꾸리고... 넉넉하게 샘솟던 거망샘에서 식수도 보충하고... 이제 둘째 날 일정을 향해 출발합니다. 다들 술을 안 마시니 컨디션은 좋아 보이고...ㅎ
거망샘 공터&이정표
거망샘 공터를 떠나 완만한 오름길... 눈 앞에 보이던 봉우리는 우회...ㅎ '장자벌 갈림길'을 만나고... 휴식... 다시 출발
장자벌 갈림길&이정표
다시 이어진 숲... 그리고 가끔 보이는 조망터... 그런데 예상보다 안 좋은 날씨... 어제 산행하면서 '오늘 실컷 봤으니 내일은 날씨 흐려도 괜찮아'라고 얘기했더니... 진짜... 입이 방정...ㅎ
이른 아침의 새소리를 들으며 숲을 걷고...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황석산'을 조망하는 자리에 올라섭니다. 앞에 보이는 것이 '북봉(北峰)'... 뒤에 보이는 것이 '황석산'입니다
황석산을 조망하던 곳에서 다시 내리막... 거망산에서 황석산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등로라서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다만 등로 상태가 좋지 못 한 곳이 가끔 나오는데... 황석산 '북봉'을 오르는 갈림길에 서면 더 심해집니다ㅎ 갈림길에서 좌측은 북봉의 암릉을 타고 넘어가는 것이고... 우측은 북봉의 사면으로 이어진 등로로 가는 길입니다. 그동안 기금거황을 다니면서 이상하게도 북봉을 올라타는 등로는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오늘 욕심을 내볼 까 했지만... 암릉 길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박배낭이 부담되어서... 산우들 데리고 모르는 길을 데리고 갈 수는 없으니까... 결국 또다시 우회길을 선택합니다. 다음에 올 일이 한동안 없을 것 같은데... 이제 생각해보니 가 볼걸... 후회가...ㅎ 북봉하고의 인연은 아닌가 보네요ㅎ
황석산 북봉(北峰) 갈림길
우회길로 간다고 길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너덜길과 바위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그 끝은 밧줄 구간ㅎ 우리는 올라왔지만 슬랩 구간이라 내려갈 때는 조심해야겠네요
우리는 북봉 사면으로 된 우회길을 걷고... 암릉길로 넘어오는 길과 다시 합류... 곧 만나는 친근한 바위... 유명한 '두꺼비 바위' 혹은 '거북이 바위'ㅎㅎ
두꺼비 바위에 올라 앞에 있는 황석산 정상과 그 뒤에 있는 '남봉(南峰)' 한 번 바라보고... 사진 찍고...ㅎ
'두꺼비 바위'를 건너와서 뒤 돌아보면... 바로 '거북이 바위'로 변합니다ㅎ
날씬하게 잘 나왔네ㅎ
거북이 타고 날아 갈듯...ㅋ
한국의 '마테호른'이라 불리는 '황석산'의 암봉... 마테호른을 사진으로만 봐서 어떤지는 모르겠고...ㅎ 이제 잠시 고민에 빠집니다. 정상으로 가는 슬랩 구간을 직접 오르느냐... 아니면 우회길로 가느냐... 이전에 왔을 때는 다 올라갔었는데... 그때는 가벼운 배낭이라... 문제는 바위에 겁이 많은 산우가 있어서 박배낭 메고 가기는 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우회길로 가자니 뭔가 아쉽고...ㅎ 고민 끝에... '박배낭을 내려놓고 올라갔다가 내려와서 다시 배낭을 가지고 가자' 암튼 잔뜩 쫄아있는 산우를 데리고 슬랩 구간을 오릅니다ㅎ "등산화만 믿어!!"ㅎㅎ 여기서 암릉 길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숲으로 들어갔다가... 슬랩 구간을 만나면 경사도를 봐서 갈 수 있을 것 같은 곳으로 올라가면 됩니다ㅎ 그리고 슬랩 구간을 다 올라서면 작은 공터가 나오고... 그곳에서 우측으로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밧줄이 달려 있는 슬랩 구간을 오르고... 커다란 암릉이 막고 있는 곳을 만나면 밧줄에 의지해서 올라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가 갈 때는 밧줄이 끊어져 있어서ㅜㅜ 암튼 바위틈으로 재주껏?? 올라가면 정상 뒤쪽이 나옵니다. 그럼 정상에서 우측 계단으로 다시 내려가면 됩니다ㅎ 슬랩 구간만 조심히 올라가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슬랩 구간을 오르고... 밧줄 구간에서 잠시 내려다봅니다... 여기를 오르는 곳이 밧줄이 끊어져 있어서 난감했는데... 그럭저럭 올라왔네요. 두꺼운 밧줄이었는데... 보니까 잡아 당겨서 끊어진 듯한데... 사고가 없었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끊어지면 그대로 아래 절벽까지...ㅜㅜ 이런 구간에 달린 밧줄을 보면 선등이 먼저 꼭 확인하시길... 암튼 모두 무사히 올라오고... 이제 놀아야죠ㅎ
어제만큼 좋은 날씨는 아니라서 기분이 좀 우울하지만...ㅎ
자리가 자리인 만큼 그냥 갈 수는 없죠
정상 뒤쪽에서 즐기다가... 이번 산행의 마지막 산(山)... '황석산' 정상에 올라섭니다. 거대한 암봉답게 정상도 제대로 서 있기 불편하네요ㅎ
황석산(黃石山/고도1.192m) 정상
황석산(黃石山) : 이번 산행 구간 중에서 유일하게 산림청 선정 '백대 명산'에 선정된 '황석산'은 한자 그대로 '누렇게 보이는 암봉'이라는 뜻입니다. 정상이 암봉(岩峰)으로 이뤄진 곳인데... 그 산세를 이용해 만든 성(城)이 '황석산성'입니다. '정유재란' 당시 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이 함락당하고... 함께 싸우던 부녀자들이 스스로 바위 아래로 몸을 던져 바위가 온통 빨갛게 물들었다고 해서 '피바위'라는 장소가 된 곳이 있습니다. 실제로 알려진 피바위의 위치는 오늘 우리가 하산하는 '유동마을'의 반대쪽인 '우전마을' 쪽으로 내려가면 바위와 함께 자세한 안내 설명이 있는데... 그 외에도 피바위의 명칭을 갖고 있는 바위(슬랩구간)가 두 곳이 더 있다고 하네요. 그 하나는 북봉에 자리한 슬랩 구간이 아닐까 합니다. 황석산 정상에서 성벽 남쪽으로 이어진 봉우리는 방위상 남쪽에 있어서 '남봉(南峰)'... 성벽 북쪽으로 이어진 건 '북봉(北峰)'입니다. 이렇게 성곽으로 봉우리를 연결시킨 것이 '황석 산성'입니다.
날씨만 더 좋았더라면...ㅎ
조망이 그리 시원하지는 않아서 찍은 사진이 별로 없네요ㅎ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모두 봤던 구간이니 패쓰하고... 서쪽 '우전 마을'로 내려가는 등로만 확인합니다. 원래는 하산 방향을 등로가 좋고 '피바위'가 있는 '우전 마을'로 하려고 했으나... 차량을 회수해야 하는 관계로... 우전은 반대 방향이라 버스도 불편하고 택시비도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기 싫은 '유동 마을'로 잡았네요ㅎ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우전 마을 하산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산객이 없어서 우리만의 시간을 즐기며 한참을 놀다가...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짧은 계단을 내려가면 3거리... 거망산 방향으로 가서 다시 배낭을 가져오고... '유동 마을'로 내려가기 위해 정상과 남봉 사이에 있는 '황석 산성' '동문(東門)' 방향으로 갑니다
황석산 정상 아래 이정표
함께 간 선배와 몇 명은 남봉을 보고 오라고 보내고... 저는 날씨가 별로라서... 지난번에 다녀왔으니ㅎ 남봉은 패쓰하고 동문 아래서 기다리며 쉽니다
황석산 동문(東門)
남봉에 올라 정상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여기서만 보고...ㅎ 일행들이 와서 이제 동문을 지나 하산을 합니다
동문 통과... 정상에서 늘어진 능선을 따라 걷다가 조망이 트인 암릉에 올라 뒤를 보니 정상의 모습이 보이네요. 우측의 봉우리는 북봉입니다. 왜놈들은 여기를 어떻게 올랐을까... 독한놈들
북봉의 슬랩 구간... 저곳이 또 다른 '피바위'가 아닌가 하네요
조망터를 지나 숲으로... 이내 나오는 갈림길은 '황암사'로 가는 길... 등로가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기금거황' 종주를 하면서 코스를 선답자가 다닌 길로 가야 하는 건 아니죠... 목표는 네 개의 산을 타는 것이니 들머리와 날머리를 같은 곳으로 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걸어야 하는 길이 어떤 곳인지 알고 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차 회수 때문에 '하산길(유동)' 방향으로ㅎ
황암사 갈림길 이정표
황암사(黃巖祠) : 정유재란 때 황석산성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순국한 '곽준(郭䞭)' '조종도(趙宗道)'등 3.500여 명의 순국선열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사당(祠堂)이라고 합니다. 정유재란이 끝나고 1974년 '숙종'때 이곳에 사당을 짓고 위령제를 지내왔으나... 일제 강점기 때 철거되었다고 하네요. 이후 1900년대에 지역 유림들과 함양군에서 투자해 다시 복원했다고 합니다. 이정표를 보고 지날 때는 사찰인지 알았는데...ㅎ 황암사는 도로변에 있는 곳이니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 번 방문해봐야겠네요.
황암사 갈림길을 지나면 넓은 바위지대가 나오고...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네요. 여기가 '망월대'라고 적혀있는 지도가 있습니다. 없는 지도도 많아서 정확한지는 모르겠네요. 그런데 분위기는 '망월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좋긴 하네요ㅎ 기금거황 무박 종주를 할 때 지나간 기억은 있는데... 이상하게 그때와는 다른 느낌... 무박산행과 비박산행의 차이인가 봅니다ㅎ
걷고 싶으면 걷고... 보고 싶으면 보고... 쉬고 싶으면 쉬고... 자고 싶으면 자고... 시간의 여유... 비박산행의 매력이겠죠
물론... 잘꺼리... 먹을꺼리... 쉴꺼리... 모두 담아가야 하니... 배낭 무게에 대한 압박은 있습니다. 하지만 요령이 생기면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줄이게 되고... 시간에 쫓기듯 걷지 않고... 천천히 즐기면서 걷다 보면 그리 힘들지도 않습니다. 이번 산행은 워낙 장거리라 힘들었겠지만 다음에는 더 편하게 갈 수 있기를... 그러니 선배를 잘 만나야지...ㅋㅋ 첫 비박 즐거운 추억이 되었길~ㅎ
우전마을 방향은 초반 급경사 내리막... 복원된 '황성산성'을 만나고... '피바위'를 만나는 등로... 피바위 말고는 조망이 있는 곳이 없는데... '유동마을' 방향은 그나마 망월대가 조망터네요. 그러나 이후의 길은 비추입니다ㅎ 생각해보건데... 황석산에서 망월대까지 내려와 조망을 보고 다시 올라가서 우전 마을로 하산하는 것도 괜찮을 듯...ㅎ 마지막으로 남봉과 정상을 보고 갑니다
전망대에서 놀다가 다시 출발하면 처음에는 급경사 내리막길... 밧줄이 달려 있을 정도로 경사도 심하고... 바닥도 미끄럽네요. 그런 길을 따라 내려가고... 다시 편한 등로가 나옵니다. 이후 두어 번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에 '유동 마을'이라고 적힌 방향으로만 내려가면 됩니다. 옛 이정표에는 '하산길'이라고 적혀있구요ㅎ 좋았던 등로가 갑자기 음침해지기 시작하네요ㅎ
매마른 계곡의 음침한 분위기 숲이 보이면 한동안 내리막길... 산사태로 훼손된 등로도 나오고... 벤치가 있는 쉼터도 나오고... 원시림 같은 분위기의 등로... 예전에 왔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의 풍경을 보면서 지루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숲을 빠져나오는 마지막 지점에서 만난 이정표... 다신 이쪽으로 오지 말아야지... 다짐을 하고...ㅋ '우전 마을' 방향이 등로는 더 좋은 것 같네요ㅎ
황석산 방향 들머리&이정표
숲을 빠져나오면 이쁜 목소리의 안내양이 수고했다고... 다음에 또 만나자고... 방송도 해주고...ㅎㅎ
삶의 터전과 함께 하고 있는 산속의 유동마을을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사진 좌측 골목에서 나와서 사진을 촬영한 장소로 우회전... 도로를 따라가니 큰 도로가 나오고... 좌측 용추사 방향으로 가면 버스 정류장(유동)이 나옵니다. 정류소는 안의 터미널로 나가는 방향으로만 있고 용추사 방향에는 없습니다. 양쪽 방향을 같이 이용하는 것 같네요. 때마침 들어오던 용추사행 버스를 혼자 타고... 용추사 일주문 도착... 다시 차를 끌고 나와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산우들을 데리고 유동 마을을 떠납니다. 뒤풀이는 항상 하던 '안의 갈비찜'ㅎ 식당에서 대충 씻고... 서울로 향합니다
좌측이 황석산 방향
산우들과 함께 한 1박 2일 동안의 길었던 여행... 날씨가 좋아서...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가봐서... 보고 싶었던 풍경을 다 봐서... 그리고 모두가 무사히 하산을 해서... 보람 있고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겨질 것 같네요. 당분간 산을 혼자 다니려는 이유가... 좋은 날 골라서... 보고 싶은 것 다 보고... 쉬고 싶으면 쉬고... 내가 계획했던 방식으로 산행을 하고 싶어서가 가장 큰 이유일 텐데... 바라던 계획대로 움직였던 이번 산행처럼 매번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다음은 언제일지 기약도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떠날 생각입니다
용추사 일주문&유동마을 버스 시간표
유동마을 버스 정류장(유동)에서 기다리니 안의 터미널에서 14시 30분에 출발한 버스가 14시 40분경에 도착하네요. 터미널에서 출발 후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주차장과 함께 사용하는 용추사 일주문으로 들어가(약 5분 소요) 차를 가지고 다시 나왔습니다. 버스는 용추사 일주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안의 터미널에서는 함양 터미널을 출발해 안의을 경유해서 가는 서울행 버스가 인터넷 예매가 안된다고 합니다. 현장 발권만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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