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덕유평전
산행 구간
무주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지봉~송계사
산행 일자
2016년 08월 13일~14일 [토.일]
산행 형식
개인차량 / 비박산행 / 1박2일
산행 인원
4명 / 산악회
산행 거리
약 12km [첫째날:7km/둘째날:5km]
산행 시간
09시 20분 ~ 18시 00분 [10시간 00분]
09시 00분 ~ 13시 30분 [04시간 30분]
구간 기록
첫째날 [약 7km - 10시간 00분]
09시 20분 : 무주리조트 출발 [곤도라]
09시 25분 : 설천봉 도착 [휴식]
10시 00분 : 설천봉 출발 (~0.6km)
10시 20분 : 향적봉 도착 (~0.1km)
10시 40분 : 향적봉 대피소 도착 (~1.1km)
11시 30분 : 중봉 도착 [점심식사]
13시 00분 : 중봉 출발 (~1.0km)
13시 30분 : 백암봉 도착 (~2.3km)
16시 00분 : 귀봉 도착 [휴식]
16시 40분 : 귀봉 출발 (~0.9km)
17시 00분 : 횡경재 도착 (~1.3km)
18시 00분 : 헬기장 도착 [식사...취침]
둘째날 [약 5km - 04시간 30분]
09시 00분 : 헬기장 출발 (~1.3km)
10시 00분 : 횡경재 도착 (~1.9km)
12시 00분 : 계곡(다리) 도착 [휴식]
13시 00분 : 계곡(다리) 출발 (~1.0km)
13시 20분 : 송계사 갈림길 도착 (~0.4km)
13시 30분 : 탐방안내소 도착 [산행종료]
기타 사항
하절기 주말 무주 곤도라 탑승 09시
횡경재~송계사 구간... 초반 급경사 내리막
헬기장~지봉(못봉) 구간 약 100m
송계사~무주리조트 콜택시 35.000원
쉬는 시간이 많아 산행시간은 의미 없음
◈ 덕유산 등산지도 ◈
◈ 산행 사진 ◈
한 여름의 '덕유산(德裕山)'... 솔직히 생각도 안 해봤던 산행입니다ㅎ 늦은 봄과 초 가을에는 가 본 적이 있어도 그 더운 날 그늘이 거의 없는 능선을 걸어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지라...ㅎ 그런데 어쩌다가 한 여름에 이 곳을 왔을까요... 그것도 무거운 비박 배낭을 짊어지고ㅎ 이번 산행은 이른 새벽... 다른 지역의 산을 가려고 무주 근처에 다다를 때쯤 주변에 쌓인 운해를 보고 반해서ㅎ 계획에 없던 덕유산으로 향하게 됩니다. '운해(雲海)'를 보기 위해선 높은 곳으로 가야 하고... 사방으로 조망이 보이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처음엔 '장수 덕유산'이라 불리는 '서봉'을 갈까 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려면 '육십령'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함께한 산우들의 등력으로는 난이도가 쉽지는 않아서 다른 곳을 생각하던 중 백두대간 산행 시 눈여겨봤던 '지봉(못봉)' 헬기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香積峰)'을 등산으로 오르는 길은 보통 '무주구천동' '삼공 탐방안내소'에서 시작을 합니다. 이 곳에서 시작해 '인월담'을 지나 등로가 나눠지고 '구천동계곡' 옆으로 나있는 포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백련사'에 이르게 됩니다. 이 거리가 약 6km 정도 되는데... 참 지루하고 힘든 길입니다. '육구종주(육십령~구천동)' 종주를 해 보신 분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마의 구간'이죠ㅎ 이 구간이 경사가 심해서가 아니라 지루함의 연속과 발바닥에 불나는 시멘트 포장길이라 그렇습니다ㅎ 저도 육구종주 시에 백련사에서 내려오기만 두 번 해봐서 올라 가본 적은 없습니다만... 한 겨울 눈이 내린 뒤 설경이 보일 때나 신록이 피는 봄이라면 생각해 볼 등로겠지만... 한 여름에 굳이 경험해 보고 싶지 않아서...ㅎ 그리고 백련사에서 향적봉 대피소까지 급경사를 올라야 하는 그 힘든 경험을 해보고 싶지 않아서... 이런저런 핑계로 쉽게 덕유산 향적봉에 오르기 위해 곤도라를 이용합니다ㅎㅎ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 '무주리조트' 안에 있는 '설천하우스(설천탐방지원센타)'에 도착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곤도라 매표소 바로 앞에 주차를 하고... 하절기 주말에는 곤도라 운행시간이 09시부터라서 잠시 잠을 청합니다. 운행 시간이 다다르자 등산객들과 관광객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편도로 1인당 11.000원의 거금을 들여ㅎ 매표를 하고 곤도라 탑승장으로 이동합니다
'설경(雪景)'으로 유명한 덕유산은 등산이 아니더라도 관광으로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입니다. 그에 한몫을 하는 게 바로 무주 스키장에 있는 곤도라를 이용해 쉽게 오를 수 있어서겠죠. 곤도라를 이용해 '향적봉' 바로 아래 있는 '설천봉'에 도착해 잠시만 걸으면 해발 고도 1.614m에 올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겨울에는 국내의 산 중에 가장 많이 찾게 되는 대표적인 겨울산입니다. 그로 인해 겨울 주말에는 곤도라를 탑승하기 위해 추위에 떨어가며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해 보고 싶지 않은 경험ㅎ 저는 세 번째 육구종주 때 너무 힘들어서 향적봉에서 구천동으로 내려가지 않고 설천봉에서 곤도라를 타고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ㅎ 그때도 30분은 기다렸던 것 같네요. 암튼 그 이후로는 육구종주는 다시 안 하겠다고 결심했는데ㅎ
한 겨울에나 보던 눈에 쌓인 슬로프를 여름에 보니 조금 색다르네요
주위의 풍경을 보니 이 구간은 특별한 관리를 하고 있는 곳이겠지만... 곤도라(케이블카)가 운행이 된다고 그 주변에 자연이 훼손된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 볼 일이기도 하겠습니다. 요즘 설악산 케이블카 때문에 논쟁이 많습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환경단체나 등산객이고... 찬성하는 사람들은 산을 잘 다니지 않은 분들이겠죠. 물론 반대로 등산객들도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자연을 생각하는 일반 국민들도 반대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 각자 자신의 주관과 사고방식에 의해 결정이 되기에 민감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도 어느 쪽일까 생각해보니 조건부 찬성이라고 해야 할까요?ㅎ 꼭 반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긍정적인 면은 케이블카를 타고 처음 산에 올라가서 산에 대한 좋은 인식과 산에 대한 호기심?을 만들어 준다면 자연에 대한 생각이 조금 더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그로 인해 거둬들이는 관광수입으로 위험한 비법정 탐방로의 안전 시설물 설치와 등로 개척과 보존?? 관리를 함께 한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이라 보존해야 한다면 그게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요. 막아놓고 볼 수 없게 놔둔다면 후손은?? 후손도 사진으로만 그 모습을 봐야 하는 건지? 직접 찾아가서 볼 수 있어야 더 감동이 오고 자연을 바라보는 생각이 바뀌는 게 아닌지... 그러나 제가 반대하는 부분은 지금 추진하는 케이블카 사업이 현재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처럼 현재 정권의 인척이 독차지해서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이 될까 걱정이기도 합니다. 그 주최가 누가 되든 케이블카를 설치하더라도 그 관리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그 혜택이 현지 주민들과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면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오늘 곤도라를 타고 산에 올랐다고 이런 말 하는 건 아닙니다ㅋ
곤도라를 타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5분 정도 지나니 설천봉에 도착합니다
날씨가 좋아서?? 움직이기가 싫어지네요ㅎ 시간 여유가 많아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커피 한잔...ㅎ 뒤쪽 전망대로 가서 주위 풍경도 보고 쉬다 갑니다. 바람도 불어주고 시원하네요
전망대에서 서남쪽을 바라보면 덕유산 주능선의 끝 봉우리인 '남덕유산'과 '서봉'이 보입니다
서쪽을 바라보면 '안성면' 방향이 보입니다. 주능선에 있는 '동엽령'에서 서쪽으로 내려서면 나오는 마을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구름 아래에는 '운장산'과 '구봉산'이 있겠네요
덕유산 설경의 포인트는 고사목이 된 '주목(朱木)'이죠
곤도라 탑승지(하차지)인 이 곳이 설천봉일까요... 아니면 향적봉으로 향하는 저 앞의 봉우리가 설천봉일까요ㅎ
덕유산 설경이 기사나 사진 등에 자주 소개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접근성이겠죠. 사진작가들이 전문 등산과 함께 하지는 않으니 쉽게 오를 수 있는 향적봉에 올라 촬영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형적으로 덕유산 향적봉에서 남쪽으로 남덕유산 까지는 동서를 가로지르는 능선이라 기후의 영향으로 눈이 많이 내리는 곳입니다. 대표적인 '다설다우(多雪多雨)' 지역입니다. 그래서 무주리조트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네요ㅎ 암튼 설경(雪景)은 눈이 내린 뒤 바로 올라가서 촬영을 해야 상고대를 제대로 담아낼 수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죠. 그 장소로 유명한 곳이 덕유산 향적봉이라서 더 유명세를 타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눈이 많이 내리고... 접근성이 좋은 또 다른 곳이 태백에 있는 '태백산' '함백산'과 단양에 있는 '소백산' '연화봉'입니다
덕유산 설경의 핫 포인트는 바로 '상제루'
흰진범
설천봉에서 오르막 계단을 오르면 우측으로 암릉 전망대가 나옵니다. 그곳에 서니 덕유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저 앞에는 향적봉이 보입니다. 한 여름에도 많이들 찾아오셨네요. 대부분 관광객이지만ㅎ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끼리 오신 분들도 계신데... 그중에는 어린아이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힘들이지 않고 올라왔지만 저 아이들이 커서 지금의 이 풍경을 보고자 걸어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리고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지난 젊은 시절의 추억을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겠구요. 그러고 보니 저도 훗 날 기력이 떨어졌을 때??ㅋ 걸어서 이 힘든 곳을 올라올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산은 꼭 걸어서 올라야 행복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참취
향적봉 주위에 가장 많이 피어있는 꽃입니다
산오이풀
개망초
설천봉에서 약 600m를 지나 향적봉에 오릅니다. 벌써 땀이 줄줄...ㅎ 그래도 한 여름 폭염에 시달리는 아래 지역보다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잠시 가만히 있으면 더운 줄 모르겠네요
향적봉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바로 앞 설천봉이 보이고... 그 뒤로 덕유산 국립공원 관할지역인 백대명산 '적상산'이 보입니다. 단풍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백대명산 답사 시에 가을 시기에 맞춰서 가봤는데 그 시기가 잘 맞아서 멋진 풍경을 보고 왔었습니다. 적상산 정상 부근에 있는 '안국사'를 오르는 도로의 단풍과 '서창 탐방소'에서 '향로봉'으로 향해 오르는 암릉에 핀 빨간 단풍은 산 이름이 왜 적상산인지 말해주는 그런 풍경이 보이는 곳입니다. 가을에 다시 가고 싶은 백대명산 중 한 곳입니다
'덕유산(德裕山)' '향적봉(香積峰)' 1.614m
덕유산 향적봉 정상석
'태백산맥'에서 서쪽으로 뻗은 '소백산맥'은 '소백산'과 '속리산'을 거치는데 그 산맥의 중심에 국내에서 네 번째로 높은 '덕유산(德裕山)'이 있습니다. 덕유산 주능선은 북쪽의 '북덕유산(향적봉)'과 남쪽에 있는 '남덕유산'의 '거봉(峰峰)'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백두대간 덕유산권의 최고봉인 '남덕유산(해발:1.507m)'은 예전에 '봉황산(鳳凰山)'으로 불리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봉(東峰)'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남쪽 끝 지점에 두 봉우리가 있는데 하나는 '장수군'에 속해 있어서 '장수 덕유산' 혹은 '서봉(西峰)'이라 불리고 남덕유산은 그 동쪽에 있어서 그렇게 부릅니다
덕유산 정상 풍경
덕유산은 '덕이 있는 넉넉한 산'이라는 말... 임진왜란 때 왜병이 이곳을 지날 때마다 구름에 덮인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쳐 부근에 살던 사람들이 무사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향적봉 바로 아래 있는 '향적봉 대피소'에 도착합니다. 국립공원에 임대를 받아 민간이 운영하는 대피소입니다. 여기는 인터넷 예약이 안되고 전화로 예약해야 합니다. 덕유산에는 두 곳의 대피소가 있는데 다른 하나는 주능선의 중심부에 있는 '삿갓재 대피소'입니다. 덕유산 종주 시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대피소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약이 치열합니다ㅎ 오늘 이른 새벽에 대전에서 식사를 하고 와서 이 곳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려고 취사장에 들어갔더니... 단체 등산팀이 온 건지... 관광객이 온 건지... 안 그래도 작은 취사장인데 음식을 한가득 싸와서 먹을 준비를 하고 있네요. 술에... 아이스박스에... 들통에... 산에 야유회 오신 건가... 저거 먹고 배낭에도 안 들어가는 저 소품들 들고 산행하는 건가? 저 무거운 것들은 곤도라에 실어서 왔겠죠. 먹고 다시 곤도라 타고 내려갈 건가? 이런 모습이 케이블카의 부작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계곡이 시원하고 좋을 텐데... 굳이 산에는 왜 오신 건지...ㅎ 암튼 취사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밖에 식탁에서 먹으려니 해가 너무 뜨거워서ㅎㅎ 그냥 중봉으로 다시 산행을 합니다
향적봉 대피소
덕유산 향적봉 바로 옆에 있는 '중봉'을 향하는 길은 대부분 하늘이 열려있습니다. 그래서 겨울 설경이 아름답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 여름이라 덥네요ㅋ
참취
까치수염
고산지대에 많이 보이는 '주목(朱木)'은 덕유산 향적봉 근처에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고사목이 돼버렸고... 일부는 아직 보호수로 지정되어 관리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형태의 '구상나무'도 이곳저곳 많이 식목이 되어 있습니다. 살아있는 대부분의 나무는 구상나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주목(朱木)'은 '향림(香林)'이라는 뜻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香積峰)'의 어원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얼마나 많은 주목이 있었는지 짐작을 해 볼 수가 있겠네요
고들빼기
미역취
미나리아재비
중봉을 오르는 길은... 덥네요ㅎ 그나마 경사도가 적어서 다행입니다ㅎ
구절초
중봉 정상 데크
중봉 정상 도착... 남쪽으로 보이는 풍경은 덕유산 제 1경(景)이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을 '덕유평전'입니다. 한국의 3대 '고원(高原)'이죠. 이 풍경을 보고 싶어 많은 분들이 찾기도 합니다. 이른 봄에는 '철쭉'과 여러 종류의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여름에는 '원추리' 세상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덕유평전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겨울 설경이죠. 이 곳에 서서 하얀 눈에 덮인 능선을 바라보면 곧 겨울 산행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오늘 같이 시야가 좋은 날은 저 멀리 남덕유산과 서봉의 하얀 설경이 햇살에 비쳐 더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기도 합니다
덕유평전과 덕유산 주능선
이제 여름인데... 빨리 겨울을 만나고 싶네요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 중봉에서 여기저기 바라봅니다. 지나온 향적봉도 다시 한번 바라보고
동쪽 방향으로는 오늘 우리가 가야 할 '지봉(우)'과 그 뒤로 백두대간 능선의 '대봉' '갈미봉'이 연달아 보이고... 맨 뒤쪽으로는 '신풍령(빼재)'을 지나 올라서야 하는 '삼봉산(좌)'이 보이네요
그리고 북동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뒤편에 '대덕산(좌)'과 나란히 있는 '초점산(중)'이 보입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인 대덕산은 정상에 큰 헬기장이 있어서 비박하기 좋은 곳입니다ㅎ
동쪽으로 보이는 능선은 조금 더 가서 만나게 될 우측의 '백암봉'에서 시작되는 백두대간 마루금입니다. 백두대간 마루금이 대부분 큰 규모의 산을 지나게 되면 최고봉을 항상 지나게 됩니다. 그런데 '덕유산권'은 육십령에서 남덕유산을 거쳐 이어진 능선이 중봉 아래 백암봉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게 됩니다. 즉 백두대간 마루금은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을 지나지 않게 되는 거죠ㅎ 그로 인해 백두대간 덕유산권 산행 시에는 향적봉을 오르지 못해 참 아쉽게 됩니다ㅎ 백두대간을 지나는 국립공원 중에 '오대산'의 최고봉인 '비로봉'도 그렇습니다. 5대 봉우리 중 하나인 '동대산'과 '두로봉'만 지나가게 되어있죠. 그리고 정면의 등로로 내려서면 '오수자굴'을 지나 '구천동계곡'으로 하산하게 됩니다. 그러면 다시 '백련사'를 만나게 되는 등로입니다. 구천동에서 시작하는 향적봉 산행 시에 원점회귀로 이용할 수 있는 등로입니다. 덕유산 주능선은 아래 길에서 우측으로 내려서게 됩니다. 이후 백암봉을 지나 '동엽령'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서 우측(서쪽)으로 내려서면 '안성 탐방소'가 나옵니다. 향적봉 산행 시에 주로 이용되는 산행 코스입니다
중봉 3거리
다시 한번 동북쪽을 바라보니 백두대간 마루금이 한눈에 보이네요... 이번엔 왼쪽 맨 뒤쪽으로 희미하게 겨울 백패킹 장소로 유명한 '민주지산' 옆의 '삼도봉'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 보면 백두대간 마루금이 비박하기에 좋은 장소들이 많습니다ㅎ 그래서 백두대간 비박 산행을 하고 싶은데... 이틀간 20km 넘게 함께 걸을 만한 산우 찾는 게 쉽지는 않네요ㅎ 백두대간에 대한 열정도 있어야 하고... 완주 목표도 있어야 하고... 등력도 있어야 하고... 어느 정도는 성격도 맞아야 하고... 나이도 비슷해야 하고...ㅋ 참 까다롭죠ㅎ
중봉 이정표
이제 중봉 아래서 식사를 합니다. 햇살이 뜨거워 덥기도 했지만 바람이 자주 불어줘서 크게 느끼지는 못했네요. 대피소보다 오히려 이런 풍경을 보며 식사를 하는 게 더 즐겁습니다
중봉에서 '오수자굴'을 지나 백련사... 무주 구천동으로 내려가는 등로입니다. 오수자굴은 말 그대로 동굴 같은 곳인데... 한 겨울에는 역고드름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입니다
중봉 정상도 홀로 비박하기에는 좋은데... 향적봉에서 워낙 가까워 단속에 걸릴 확률이 높죠ㅎ 그러고 보면 백두대간 비탐방 구간을 다니고... 설악산이나 지리산 비탐방 구간을 다니고... 국립공원에서 비박을 하고... 산에서 온갖 범법??을 저지르는 저는 자연보호를 생각하는 등산인은 아닌 것 같네요ㅎㅎ;;
중봉 정상
간단히 준비해온 도시락을 먹고 휴식... 풍경도 풍경이지만 오늘 산행거리가 짧아 여유를 많이 부리네요ㅎ
식사 후 한참을 쉬다가 배낭을 꾸려 다시 산행을 이어갑니다. 이제 덕유평전의 작은 꽃들을 만나러 갈 시간입니다
덕유평전의 설경을 본 것이 3년 전이었으니 다시 와야 할 텐데... 김밥만 아니었으면 몇 해 전 겨울에 왔을 텐데... 덕유산 설경만 생각하면 왜 김밥이 자꾸 생각나는지ㅋ
겨울이면 하얀 설경이 보일 풍경을 생각하니 벌써 심쿵ㅎ
덕유산 향적봉 설경 (지난 사진)
중봉에서 내려서서 한번 뒤돌아 보고...
또다시 이어지는 뙤약볕 능선을 보니 덥기도 하고...ㅋ
그래도 파란 하늘이 고맙기도 하고...
큰 나무 하나 보기 힘든 민둥산이지만 그게 덕유산의 매력이니...
그 산의 매력을 찾아 즐기는 것도 산행의 방법이겠죠
그 매력이 한 여름의 '원추리'인데... 이미 시기는 지났고ㅎ
원추리
참취
동자꽃
모싯대
꽃 들을 바라보며 걷다 보니 곧 '백암봉' 도착
백암봉(송계 3거리) 이정표
오늘 마지막으로 보일 풍경들.... 향적봉(좌)과 중봉(중)을 한번 더 바라보고...
덕유산 주능선이자 백두대간 능선인 '동엽령'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도 바라보고...
이제 우리가 걷게 될 백두대간 능선을 바라봅니다 (왼쪽 봉우리가 '귀봉')
알며느리밥풀
덕유산 주능선에서 여러 팀이 불법 비박을 할 만한 장소는 '동엽령' 데크와 '서봉' 헬기장 '무룡산' 헬기장 '남덕유산' 안부 정도입니다. 그리고 주능선에서 살짝 비켜 들어가 할 만한 곳은 두 곳 정도 있겠네요. 물론 조망이 없는 숲은 몇 군데 더 있겠죠. 그런데 자주 이용하는 이 장소들이 모두 단속 지역이라ㅎ 주말에는 많이들 단속에 걸립니다. 저도 서봉과 무룡산 동엽령 세 곳에서 비박을 해 본 적이 있는데... 세 번 모두 대피소 예약이 안돼서 부득이? 하게...ㅋ 오늘도 동엽령에서 비박을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단속 우려로 인해 지봉 헬기장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곳까지 단속이 이뤄지진 않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혹 내일 하산하게 될 '송계사' 탐방소에서 '횡경재'로 올라와 지키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퇴근을 기다리며 천천히 걸어갑니다ㅎ
횡경재로 향하는 길에 우측으로 조망이 트여 덕유산 주능선을 바라보니 보이지 않던 '동엽령'이 눈에 들어오네요. 지난가을 홀로 백두대간 종주 시에 하루를 쉬었던 장소입니다
정상석이 없는 '귀봉' 이정표에 누군가가 표시를 해놨습니다. 트랭글이 아니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입니다
귀봉 이정표
백암봉 이후로 등로가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ㅎ 여느 백두대간 능선처럼 그런 숲을 걷습니다. 그래도 횡경재로 내려서기 전에 이런 인상적인 숲이 보이기도 합니다
국공 직원의 퇴근 시간에 맞춰 횡경재 도착ㅎ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신풍령(빼재)'로 이어지는 등로와 '송계사'로 내려서는 등로가 나눠지는 고개입니다. 우리는 내일 다시 이곳으로 옵니다
횡경재 3거리 공터
한 뿌리에서 자란 형제인데... 참 어지간히 싫은가 보네ㅎ
횡경재에서 완만한 등로를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정면에 오늘의 종착지 '헬기장(좌)'과 '지봉(우)'이 보이는 작은 습지 같은 곳이 나옵니다. 이 곳도 고개인 것 같은데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네요. 가을에는 억새가 펴있던 장소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길이 안 보일 정도로 풀들이 자라나 있습니다. 지도를 찾아보니 이 곳에서 북쪽으로는 '구천동계곡'으로 내려서는 등로가 있는 것 같고... 남쪽으로는 '송계사 계곡'으로 바로 내려서는 등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둘째 날 송계사로 내려가려는 이유가 계곡에서 좀 씻고 쉬다 가려고 한 것이라 내일 하산을 차량과 가까운 구천동으로 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안 가본 길이라 등로를 가늠할 수가 없어 포기합니다ㅎ 혼자라면 내려가 보겠는데... 함께 한 산우들이 들개 산행 경험이 없는터라ㅎ
이정표 뒤로 구천동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등로가 보이기는 합니다ㅎ
고개 이정표
군데군데 억새가 펴 있기도 하고... 풀들이 많아서 걷기는 좀 꺼림칙... 뱀 나올 것 같네요ㅎ
직진이 횡경재... 우측이 구천동... 좌측이 송계사 방면
작은 습지 고개에서 오늘 최고의 난이도 깔딱을 만납니다ㅎ 여기서부터 헬기장까지 약 400m 거리 정도인데... 마지막이라 그런지 땀을 좀 흘렸네요. 그렇게 헬기장에 도착해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싸이트를 구축할 무렵... 갑자기 나타난 짙은 구름에 가려진 덕유산 주능선을 바라봅니다. 어디서 갑자기 저런 구름들이 나타난 건지ㅎ
덕유산 주능선을 덮어버린 구름들로 인해 오늘 일몰은 보기 힘들겠네요
지난 방태산 비박 때 봤던 밤하늘이 오늘도 펼쳐질까 내심 기대를 하고 이번에는 삼각대를 챙겨 왔는데... 별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이제 눈이 높아진 탓인지 귀찮아서 그냥 수면~ㅎ
어제저녁에 보인 짙은 구름이 영향을 준 것일까요... 이른 아침에 눈을 뜨고 밖을 바라보니 예상치 못했던 풍경이 펼쳐져 있네요
덕유산 주능선과 백두대간 능선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구천동계곡의 수증기들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는 바람에 의해 백두대간 능선을 감싸듯이 넘어가는 구름들이 신비롭습니다
원래 이번에 가려했던 산행지는 '기백산' '금원산'이었습니다. 여름이고 하니 짧게 '금원산 휴양림'에서 기백산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금원산 헬기장에서 비박을 하고 '유안청폭포'로 하산을 하려고 했었는데... 이렇게 앞에서 바라만 봅니다ㅎ 결과적으로 더 잘 된 일이기도 하네요. 어제 만큼이나 맑은 하늘 덕에 앞의 기백산과 금원산 능선 사이로 저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네요. 그 우측으로 이어진 지리산 주능선은 '제석봉'만이 보이고... 나머지는 구름에 희미하게 가려져 있는데 그 끝에 있는 '반야봉'은 조망이 됩니다
지봉 아래 있는 헬기장은 조망이 남동쪽만 되는 곳이라 약 100m 거리에 있는 지봉에 올라가 봅니다. 그런데 지봉 정상은 여름이라 수풀로 인해 조망이 더 없네요ㅎ
지봉(못봉) 이정표
지봉에 올라서니 새로운 정상석이 세워졌네요. 이전에는 '못봉'이라 새겨진 작은 대리석이 있었는데... 지금은 나란히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지봉(池峰)'의 '지(池)'는 한자로 연못 '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못봉'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예전에 이 곳에 연못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딘지는 모르겠네요ㅎ 어제 봤던 아래의 그 습지 같은 고개인지ㅎ
지봉(못봉) 정상석
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와 아침 식사를 합니다. 아침부터 햇살이 따갑기는 하지만 백두대간 능선 위로 넘어가는 구름들을 보니 즐겁기만 하네요
따가운 햇살에 갈수록 공기가 덥혀지니 주능선도 삼켜버릴 만한 구름들이 올라오네요
이제 우리도 구름에 잠길 듯합니다
오늘 같은 날씨에는 주능선을 걸어야 좋은데... 우리는 아쉽게도 하산을 하네요ㅎ
오늘 일정도 여유가 있어 싸이트를 정리하고 한참을 쉬다 보니 이제 구름들은 하늘로 흩어져 사라졌네요
오늘 우리가 하루 신세 진 지봉 헬기장은 작년 겨울에 부산의 한 산악회에서 겨울 설경을 보러 단체 산행을 왔다가 폭설로 인해 길을 잃고 헤매다가 큰 사고가 났던 곳입니다. 모든 겨울 장비를 준비하고 산행을 해도 험한 곳을 랜턴이나 아이젠도 없이 왔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마타리
지난 방태산에서 보고 싶어 했던 풍경을 보고 나니 아침부터 마음이 즐거워지네요ㅎ 이제 다시 횡경재로 돌아가 송계사로 하산을 합니다. 저도 이 길은 처음입니다. 횡경재부터 송계사 입구까지 약 3km 정도인데... 초반은 급경사 구간이네요. 올라오려면 고생 좀 할 경사입니다. 지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라 폭도 좁고 겨울에는 더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제 횡경재에 국공 직원이 있을지 모를 혹시나 하는 생각은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ㅎ 여기까지 절대 안 올라올 것 같네요ㅎㅎ 지겹도록 한참을 내려서니 귀봉 능선에서 내려오는 듯한 작은 계곡을 만나고 작은 다리가 나오면 지봉에서 내려오는 듯한 계곡과 합류가 되면서 물이 많아지네요. 우리도 이 곳에서 잠시 쉬고... 씻고ㅎ 갑니다
계곡의 폭도 넓어지고 등로도 넓어집니다. 우측에 보이는 송계사 계곡의 수량이 갈수록 많아지는데... 피서철에 자주 찾을 만한 장소 같네요. 그래서 그런지 하류쬭으로 내려 갈수록 피서객이 많아지기도 합니다. 더 내려가면 송계사 탐방 안내소가 있어서 단속 때문에 계곡에는 못 들어갈 텐데... 그런 눈치는 안 보는 것 같네요ㅎ 계곡을 따라 거의 다 내려서면 흙길은 끝나고 송계사로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길이 나옵니다. 여기서 택시를 불러 기다릴까 하다가 조금 더 내려가면 탐방 안내소가 있다길래 혹시나 커피숖이 있을까바 더 내려갑니다만... 아무것도 없네요ㅎ 탐방소 바로 아래 거창에서 들어오는 버스 정류장과 주차장만 있습니다. 내려왔을 때는 국공 직원이 없더니 잠시 후 나타납니다. 점심 식사하러 나갔다 왔나 보네요. 그리고는 곧 단말기를 들고 산으로 올라가네요... 계곡 단속하러 가나 봅니다ㅎㅎ 한 여름 날씨에 시원한 계곡에 몸 좀 담그려고 쉬러 온 사람들이 뭔 죄가 있는 건지... 몸 좀 담근다고 물이 얼마나 더러워진다고... 국립공원 계곡에 다 못 들어가게 하면 더러운 동네 하천에서나 놀라는 건지... 다른 계절에는 그렇다 쳐도 여름에는 개방해주면 좋을 텐데... 그렇게 보호하고 싶으면 국립공원을 다 막아놓던가... 참 아쉽습니다
남덕유 탐방 안내소
예전 이 지역의 백두대간 산행 시에 이용했던 택시 기사님을 부르고 차량이 있는 무주리조트로 갑니다. 신풍령을 넘어가는 길에 구천동계곡에서 흘러나와 흐르는 '원당천'을 지나니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네요. 물을 보니 깨끗해 보이지는 않는데...ㅎ 깨끗하고 시원한 산 자락의 계곡을 놔두고 사람들이 왜 저렇게 놀아야 하는지... 안타깝네요. 무주 구천동 탐방소가 있는 안쪽으로 들어가면 한 구역만 관광특구로 지정해놓고 펜션이나 민박촌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 앞에 흐르는 물이 구천동계곡인데... 그곳은 들어가게 해주는지 모르겠네요. 그나마 그쪽이 더 깨끗할 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차량이 있는 설천하우스에 도착합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 하고ㅎ 일찍 내려왔으니 근처 관광지를 들려봅니다
무주리조트 곤도라 탑승지 설천하우스
무주 IC 만남의 광장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나와보니 '적상산' '향로봉' 능선이 눈 앞에 보이네요. 시간이 남아 차를 끌고 적상산 아래 '안국사'에 들려봅니다. 전망대도 들려보지만 다시 흐려진 날씨에 보이는 건 없고ㅎ 내려가는 길에 유명한 '머루와인동굴'에 가려했는데... 영업이 끝났네요ㅎ 안국사로 오르는 길에 가려니 차가 너무 많아 내려오면서 들리자 했던 것이... 영업시간을 확인 못했습니다. 작년 가을에 다시 가려했다가 못 갔던 적상산인데... 언제 다시 들리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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